‘비정규직 없다'던 성남시의료원, 용역업체 입찰 공고 게시
‘비정규직 없다'던 성남시의료원, 용역업체 입찰 공고 게시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0.11 17:36
  • 수정 2019.10.1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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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료원, 식당, 매점 업무에 용역업체 입찰 공고 ... 시민단체와 노조 반발
대책위, ‘청와대 해결’ 요청 … 성남시의료원지부, “비정규직 채용할 이유 전혀 없어”
10월 11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 비정규직없는 노동존중 성남시의료원 정상개원 시민대책위의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성남시의료원에 비정규 노동자가 채용될 예정이다. 성남지역 시민단체와 노조의 반발이 크다.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로 설립되는 성남시의료원은 ‘비정규직 없는 병원’이라는 모토를 내세웠고, 문재인 정부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어 성남시의료원의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성남시의료원은 10일 오전 9시경 나라장터 국가종합조달 홈페이지에 ‘성남시의료원 환자 직원 급식 및 장례식장 식당 매점 운영 용역’을 공고했다. 입찰공고문에 따르면, 오는 18일 사업 설명회를 거쳐 11월 1일 평가위원회에서 용역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계약기간은 2022년 12월 31일까지로 약 3년 2개월이다.

이러한 성남시의료원의 움직임에 반발해 성남시의료원 정상 개원 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역행하는 은수미 성남시장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지난 9월 30일 영양식당(환자식, 직원식, 장례 식당), 콜센터, 보안, 청소미화, 약무보조, 진료보조, 환자이송 등 9개 분야 약 238명의 비정규직 채용을 성남시의료원이 계획하고 있다며 출범식과 함께 규탄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성남시의료원은 공공의료 모델 병원으로서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시민과 약속했다”며, “그런데 성남시의료원은 의사, 간호사 등 전문직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 비정규직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책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성남시의료원의 문제는 은수미 시장이 결단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국정과제 1호를 거스르는 행정을 보인다면 문재인 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10월 10일 오전 9시경 나라장태 국가종합조달 홈페이지에 게시된 성남시의료원의 용역업체 입찰 공고.
10월 10일 오전 9시경 나라장태 국가종합조달 홈페이지에 게시된 성남시의료원의 용역업체 입찰 공고.

지승준 성남시의료원 언론 담당자는 “병원 개원이 시급하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필수적인 최소한의 인원은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나중에는 모두 단계적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성남시나 성남시의료원이 비정규직 확대를 추진하는 게 아니다. 믿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시의료원과 교섭 과정에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성남시의료원지부(지부장 유미라)의 의견은 다르다. 김형식 보건의료노조 조직2국장은 “정규직 채용을 위해 개원 준비 초기부터 진행해왔다. 느닷없이 비정규직을 채용계획을 밝혀 혼선을 주고 오히려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방해했다”며 “이번에 외주화 공고를 낸 직무도 정규직으로 경력자를 채용하면 된다. 굳이 비정규직을 채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