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의 아메리카노] 최선을 다 했음에도 슬픈 현실과 마주할 때
[강은영의 아메리카노] 최선을 다 했음에도 슬픈 현실과 마주할 때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10.24 15:17
  • 수정 2019.10.24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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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만 씁쓸한 아메리카노 한 잔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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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 마음과 같지 않은 상황을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찾아옵니다. 학생들에게는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만족스러운 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꼭 가고 싶었던 회사에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무언가를 도전했을 때 마음가짐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의로 불타올랐을 것입니다. 열심히 두드리고 노력한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을 테지요.

고된 노력의 결과 원했던 결과를 얻게 되면 세상을 얻은 듯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행복감은 돌아가지 않죠. 성공의 기쁨을 누리는 한편, 패배의 씁쓸함을 맛보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찾아오는 무력감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슬픈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시간을 복기하면서 진한 아쉬움이 느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슬픔에만 잠겨 있기보다는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한번 도전의 마음을 다져 언젠가 자신만의 성공을 거머쥐기도 합니다.

채권 추심 업무를 담당하던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채권 매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메이슨에프앤아이대부지부’ 노동자들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안정된 고용을 요구하던 이들로부터 씁쓸한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노동자들은 계약 해지를 받아들이고 일자리를 잃은 상황 속에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위로금을 받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고 합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없겠지만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짧든 길든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게 된 노동자들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테지요.

투쟁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승리를 얻어낼 수는 없을 겁니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어낼 수도 있고 회사와 타협해 적절한 해결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만족스러운 결말 없이 투쟁이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슬픈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은 한 번씩 존재합니다. 그때 우리는 한없는 절망에 빠지기보다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해야 합니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달콤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