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화 합의했던 서울대병원, 노사합의 깨지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합의했던 서울대병원, 노사합의 깨지나?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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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80~100% 필수유지업무 지정 요구
10월 25일 낮 12시 서울대병원 앞 기자회견 현장. ⓒ 의료연대본부
10월 25일 낮 12시 서울대병원 앞 기자회견 현장. ⓒ 의료연대본부

지난 9월 3일 서울대병원 노사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국립대병원 최초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합의파기’의 위기에 놓였다.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병원이 과도하게 노동권을 침해하는 안을 고수해 합의파기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비판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지부장 김진경, 이하 지부)는 10월 25일 낮 12시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 파기하려 하는 서울대병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1년이 넘는 교섭 끝에 지난 9월 3일 직접고용형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합의했다. 두 달여 간 교섭을 진행한 뒤 오는 11월 1일자로 정규직 전환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예정된 정규직 전환일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지금, 전환은 불투명하다. 지부는 서울대병원측이 노동조합이 받을 수 없는 안을 내놓고 사실상 합의파기를 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핵심은 필수유지업무의 범위다.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된 노동자는 노동조합의 파업기간에도 업무를 유지해야 한다.

지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청소노동자 80~100%를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변성민 의료연대본부 조직국장은 “병원이 필수유지업무로 요구하는 인원은 전체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절반에 달하며, 조합원의 경우 모두 해당 된다”며, “노사합의를 파기하고 싶은데 명분이 없으니 노동조합이 들어 줄 수 없는 안을 제시하고 파기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정규직 전환을 시행한 공공기관 어디에서도 청소노동자를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한 곳은 없다는 것이 지부의 지적이다. 변 조직국장은 “필수유지업무법이 제정될 때 수술실 등 근무가 위급한 곳을 대상으로 필수유지업무를 지정하라는 것”이었다며, “이런 식으로 무차별적으로 지정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10월 22일 경북대병원에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합의했지만, 필수업무유지 비율은 서울대병원 수준을 따라간다고 규정하여 정규직 전환을 두고 차후에도 갈등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변 조직국장은 “일단 병원에 변화된 입장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노사합의가 파기될 시 그때는 전면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