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이주희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이주희
  • 정다솜 기자
  • 승인 2019.10.26 14:50
  • 수정 2019.10.29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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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돌봄노동 #시간제노동 #그림자노동 #차별

이번 주 <참여와혁신>은 누구에게 주목했고 어떤 인물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싶었을까요? 이 주의 인물 '6호' 언박싱 함께 보겠습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간제 초등돌봄 운영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전국여성노동조합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간제 초등돌봄 운영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전국여성노동조합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는 '돌봄노동자'이자 '시간제노동자'입니다. 이들은 모든 종류의 무임금 노동을 뜻하는 '그림자노동'에 시달리고 있기도 합니다. 정해진 노동시간인 4시간 안에 돌봄, 행정 등 주어진 업무를 모두 수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돌봄교실 운영시간은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이 오후 1시부터 5시로 같은데요. 돌봄교실을 위한 준비와 아이들이 귀가한 후 정리할 시간이 따로 없는 겁니다. 4시간 안에 행정업무도 압축적으로 소화해야 합니다. 사실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려운 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해선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초과노동과 공짜노동, 그림자노동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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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시간제 초등돌봄 운영, 문제점과 대안은? 

이 같은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노동현실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24일 '시간제 초등돌봄 운영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이 주의 인물은 바로 이날 토론자인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입니다. 이주희 교수는 시간제 돌봄전담사 문제를 '차별받는 돌봄노동'과 '차별받는 시간제노동'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요. 그 내용은 토론회에 참석한 50여 명의 시간제 돌봄전담사에게 "맞아, 맞아" 깊은 공감을 얻고 때로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기사에는 충분히 담지 못한 이주희 교수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 우선 '시간제 초등돌봄 운영'에 관한 토론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토론회 주최 측에서 초대를 해주셔서 그런 건데요. (웃음) 실은 제가 비정규 노동 확산을 규제하는 방안과 관련해 관심이 있습니다. 시간제도 비정규 노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 그렇군요. 토론회에서 돌봄노동이 저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돌봄노동이 저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생산성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제조업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 나오는데 돌봄노동은 그렇게 측정할 수 없어요. 매우 아픈 돌봄대상을 간호해서 좀 덜 아프게 했더라도 그 과정을 매일, 매주 평가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초등돌봄의 경우도 아이를 잘 돌보면 긍정적 외부효과가 커요. 미래의 파트너나 고용주가 큰 혜택을 받게 되는데 그때 되어서 '제가 잘 키웠습니다. 성과급 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성과가 임금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인 거죠. 

- 돌봄노동이 저평가받는 다른 이유로 '돌봄 패널티' 문제도 지적해주셨어요. 
돌봄 패널티 문제는 초등돌봄뿐 아니라 보육교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가사도우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여성 종사 돌봄노동에 해당하는 건데요. 사회적으로 돌봄노동은 여성이 원래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맞지 않는 말이지만 '돌봄을 좋아한다'는 걸 여성의 내재적 특성이라고 여기고 임금으로 그렇게 충분히 보상해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만연한 거죠. 

- 시간제 노동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갈게요. 올해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당국 간 임금협약에서 시간제 노동자들은 교통비를 전일제의 반만 받게 됐습니다. 교통비도 노동시간에 비례해 받는 시간제 노동에 대한 차별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비례보호 원칙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학자들이 임금 외 부분은 전일제와 시간제를 똑같이 대우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제로 일한다고 복지적 욕구가 줄어드는 건 아니거든요. 대표적인 게 교통비입니다. 교통비는 전일제든 시간제든 똑같이 들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차별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같은 시간제 노동에 대한 차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세요? 
- 시간제 노동은 공공부문에 한해서라도 '시간선택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봐요. 시간제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기본은 전일제 노동자로 보호하면서 노동자의 사정에 맞게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노동자의 상황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전일제와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