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 중대재해에 대해 증언하다
노동현장 중대재해에 대해 증언하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10.29 21:18
  • 수정 2019.10.29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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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사업장 노동자 국회 증언대회 참석한 5인의 증언
일터에서 죽음이 반복되는 이유는 돈때문이라고 말하는 박광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일터에서 죽음이 반복되는 이유는 돈때문이라고 말하는 박광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김용균 노동자 사망 이후 발전소 현장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담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 김용균특조위 22개 권고안 나왔지만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 달이 지났는데 정부는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용균특조위에서 석탄에서 발암물질 나온다는 보고 이후 특급 마스크 지급됐을 뿐이다. 배풍시설도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본부 사무장

“2017년 5월 1일 노동자의 날에 한 푼이라도 벌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워 기분 좋은 마음으로 현장에 나갔는데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로 노동자들이 사망했다. 그 때의 현장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몇 명의 희생자가 나와야 바뀔 것인가. 원청은 모르쇠로 하청에 책임을 전가한다. 언제쯤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할 수 있을까. 원가절감을 위해 다단계 하청 이뤄지고 안전이 비용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어이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됐으면 한다.”
- 박광수 금속노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지난 10월 4일 용인시 기흥구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났다. 근로감독관이 왔다간 후에 일어난 사고다. 건설현장에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해도 솜방망이 처벌이다. 노동자들은 불법다단계하도급과 공기를 단축시키려는 문화에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린다. 현장에서 노조가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현장의 안전문제를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
- 함경식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사무국장

“롤에 붙어있는 테이프 떼야 하는 작업에서 2인 1조 작업을 한 사람이 하다 사고가 났다. 작업자는 오른팔을 절단했다. 의수를 사용한다. 한 사람이 작업하다보니 버튼을 한 사람이 누르고 와서 테이프 떼고 이러다가 롤에 팔이 밀려들어갔다. 근본적 원인은 충분한 인원 보충이 안 돼서다. 고용노동부 찾아가서 대책 물어봤지만 포스코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든지 중대재해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송호승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롤앤롤분회 노안부장

“2014년 한국에 와서 일을 시작했다. 3년 만에 산재사고를 당했다. 오른쪽 팔을 다쳤다. 의사는 치료를 해야 한다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비자를 안 늘려주고 근로복지공단에서는 돈을 안 준다. 빨리빨리 일하라고만 한다. 고용노동부에서 근로감독할 때 미리 업체에 전화해서 간다. 그 때는 센서도 작동하고 깨끗하다. 불시 점검해야 한다. 사업주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인데 처벌 없이 아들, 딸 명의로 옮겨 그대로 공장 운영한다. 똑같은 사장 이름으로 하면 이주노동자 고용할 수 없어서이다. 정부가 관리 잘 해야 한다.”
- 머던 우프래티 이주노조 네팔노동자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장에서 ‘2018년 12월의 김용균 2019년의 김용균들 – 중대재해 사업장 노동자 국회 증언대회’가 열렸다. 증언에 나선 다섯 노동자들의 증언을 요약해 모아봤다.

이들은 비정규직노동자였다. 다단계하도급에 놓여 원청에 솜방망이 처벌이 가해지고 결국 중대재해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분노했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이다보니 원청의 지시에 대항하기 어려웠다. 중대재해가 일어나도 같은 곳에서 일해야 했다. 그렇게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해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