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권영은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권영은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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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노동안전 #위험의외주화금지 #뽀개기TV #반올림 #활동가

11월은 ‘빨간 날’이 없어 슬픈 달입니다. 그래도 상심하지 말고 언박싱 이 주의 인물을 보면서 재미와 휴식을 찾길 바랍니다. 이 주의 인물 ‘8호!’ 언박싱 열어볼까요?

권영은 반올림 활동가. ⓒ 반올림

권영은 반올림 활동가. ⓒ 반올림

지난 3일 노동안전계의 EBS를 꿈꾸는 ‘뽀개기TV’가 출범했습니다. 이름도 길고 긴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문재인 정권의 노동자 생명안전 제도 개악 박살! 대책위원회’(이하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에서 ‘쉽고 재미있게 노동안전 이슈 알리기’를 목표로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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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튜브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기 채널이 되기 위해서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 주의 인물은 바로 뽀개기TV의 핵심, 기획과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권영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 활동가입니다. 지난 기사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권 활동가의 이야기를 이번 언박싱을 통해서 더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결과를 말하자면, 뽀개기TV가 인기 채널로 도약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올림에서 활동한지 6년 됐구요. 그 이전에는 인권단체에서 활동을 하다가 2013년도 4월부터 현재까지 반올림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인권단체에서 반올림으로 활동단체를 옮긴 계기가 있나요?

인권단체의 이름을 밝히기가 그렇긴 한데요. 인권단체의 반인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죠(웃음). 제가 당한 인권침해 문제가 제대로 문제제기 되지도 않고, 저 스스로도 활동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공들이고 애정을 가지고 활동한 인권단체지만, 실망이 더 컸기 때문에 나왔죠. 그때 박진 활동가가 저에게 반올림을 소개해주고, 반올림에는 저를 추천해줘서 결합하게 됐어요. 반올림에 와서 보니까 자기의 권리침해에 대해서 끝까지 싸우는 모습이 되게 감동적이었죠.

인권단체 활동을 하면서 노동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네요.

침해를 당하니까요.(웃음) 침해를 당하니까 스스로 관심이 생겼죠. 인권 활동가의 노동권 문제를 사회 공론화하기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거든요. 저 스스로도 ‘나 혼자만의 문제 아니야?’, ‘내가 예민했던 거야?’라고 생각하고, 주위에서도 ‘다른 걸 원해서 문제제기 하는 거 아냐?’ 그렇게 폄훼하고 덧씌워지고 그랬죠. 반올림 오면서 제가 문제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제 과거에서 문제를 해결 못했던 게 풀리는 것 같긴 해요. 다른 이들을 위해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반올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인상 깊었던 활동은 농성이죠. 1023일 했으니까... 3년 정도 했죠.

6년 활동에서 절반이네요. 지난해에 반올림 문제가 타결되기도 했잖아요? 그때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그 때는 제가 출산휴가 중이었어요. 이게 기간이 오래되다보니까. 제가 그 때 결혼식 날짜를 잡았는데 결혼식 3일 전에 농성장이 깔리는 바람에 농성장에서 피로연을 했거든요.

정말요?

네. 결혼식에서 축사로 황상기 아버님과 이종란 노무사님을 모셨기 때문에 농성상황을 만방에 알릴 기회여서 좋았죠(웃음). 농성을 그렇게 오래하면서 중간쯤 임신을 했고, 제가 고군분투하면서 아이를 기를 즈음에 교섭 타결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협약식 때는 유모차를 끌고 갔었죠. 제가 없었을 때 끝까지 고생해서 저희가 요구했던 걸 어느 정도 이뤄서 고마움이 크죠. 함께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 그런 맘이었던 것 같아요.

노동안전 단체들이 어떤 계기로 의기투합해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를 꾸렸나요?

금속노조에서 제안을 주셨죠. 저희도 처음에 ‘왜 또 해야 하나?’ 생각은 들긴 했어요. 위험의 외주화 금지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계속 외치던 주제거든요. 그런데 워낙 곳곳에서 요구하고 있기에 함께 모여야 된다는 생각이 금속노조에서 있었죠. 그래서 저희도 첫 회의에 참석하고 동의했어요. 반올림으로서는 요즘에 많이 배워요.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저희는 서울반도체, 삼성반도체 등 회사별 문제만 보다가, 이번에는 대책위에서 저희 안건을 모여서 녹여볼 수도 있어요. 아니면 다른 단체에서 이런 걸 고민하고 있구나. 또 저희와 연결지어볼 수도 있고요. 

권 활동가님 외에도 한선미 일과건강 활동가와 강정주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안전국장이 함께 뽀개기TV를 만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뽀개기TV 기획회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 회의 전에 30분 정도 빠르게 회의를 해요. 저희 팀이 워낙 실행력과 집행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로 구성돼서요. 특히 각 단체에서 실무를 담당한 3명이기 때문에, 우리가 의견 내고 우리가 같이 하면 되는 구조죠. 우리 뭐 해야 하지 않아요? 이렇게 확인하는 게 필요 없어요.

일사천리로 진행이 따다닥 되네요.

그래서 11월 3일 날 첫 영상이 나오고 나서 저희 내부에서 재미없었다고 평가했어요. 아주 냉혹하죠(웃음). 이거 재미없다. 어렵다. 그랬더니 ‘컴퓨터 문제로 자막도 깔 수 없었다’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조율되는 중이에요. 각자 이해를 하고. 안한다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아요.

촬영이나 기획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다음 기획을 어떡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 중 한 명의 캐릭터 자체가 정말 괜찮아서 “당신을 그냥 캐릭터로 써야 겠다”고 했죠(웃음). 굉장히 당황스러워 했지만 하기로 했어요.

반발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웃음).

부끄럽다기보다는 그게 재밌겠냐는 반발이었죠. “모든 걸 다 따르겠다”, “뭐 해보죠” 이런 스타일이었어요. 뭐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의욕을 가진 아이디어에 얼마든지 함께 해주는 마음? 그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다음달에 나오는 거죠? 꼭 봐야겠네요.

지금 많이 실망중이에요(웃음).

마지막으로 일터에서 노동안전이 지켜지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하다 생각하시나요?

저도 예전에 그랬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쩔 줄 모르겠다는 느낌을 많이 느꼈어요. 나를 지키지 못하고 사고 이전에도 나를 어떻게 지켜야지하는 고민을 안하죠. 그러다가 막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많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노동안전에 관심 가지고 함께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동안전문제가 순전히 자신의 건강이 약하거나, 민감하거나 해서 발생하는 아니잖아요. 자신이 문제제기했다고 해서 혼자만 보상받거나 자신만을 위하는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죠. 그런 용기와 확신이 노동안전을 외치는 이들에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함께하면서 드리고 싶고요.

그냥 외로운 외침은 아니라는 거. “어떻게 해결해야 해요”까지가 아니더라도. 그냥 “나 여기서 아파요”라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거를 알았으면 해요. 반올림이 그렇잖아요. 반도체 공장이 위험하다는 걸 알리기까지 12년 걸린 거잖아요? 반도체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노동안전 문제가 많이 드러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