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테이블
[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테이블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11.09 13:23
  • 수정 2019.11.11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힌트 : #대화 #화장품산별노조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갈등 #한국히타치화성노조 #교섭 #감정원노조

요즘 언박싱(unboxing) 영상이 유행입니다. 언박싱은 구매한 상품의 상자를 여는 과정을 의미하는데요. 시청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어떤 상품이 나올지 기대하고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재미를 얻습니다.

한 주간 <참여와혁신>에서 나온 기사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부터 키워드 언박싱을 시작해볼까요?

이 주의 키워드 : 테이블

이번 주 언박싱 키워드는 ‘테이블’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테이블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앉아서 교섭하고 서로의 입장과 주장을 논의하는 테이블을 의미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 11월 3일부터 11월 8일까지 <참여와혁신>에 게재된 다양한 기사를 ‘테이블’이라는 키워드로 묶어봤습니다.

지난 한주 동안 테이블에 앉은 이해당사자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갈등을 겪었을까요? 새롭게 만들어지는 테이블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나아가 테이블에 앉지 못한 사람들과 테이블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짚어보려고 합니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연맹노동조합(위원장 강규혁) 6개 화장품 노동조합(△로레알코리아 △록시땅코리아 △부루벨코리아 △샤넬  △클라란스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이 9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중구 신당동 공감센터에서 출범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연맹노동조합(위원장 강규혁) 6개 화장품 노동조합(△로레알코리아 △록시땅코리아 △부루벨코리아 △샤넬 △클라란스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이 9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중구 신당동 공감센터에서 출범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11월 3일] 화장품 판매 노동자, 산별노조 꾸린다

기사 제목 그대로입니다. 6개 화장품 노동조합이 산별노조로 뭉쳐 하나의 테이블에서 교섭을 이어갑니다.

△로레알코리아 △한국시세이도 △샤넬 △록시땅코리아 △부루벨코리아 △클라란스코리아 6개 화장품 노동조합은 조직형태 변경 투표를 통해 11월 9일 산별노조 전환을 완료합니다. 약 3,000명 규모의 산별노조의 명칭은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산별노조 테이블에서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이 앞으로 풀어나갈 과제는 ‘쉴 권리 보장’과 ‘노동환경 개선’입니다.

현재 주52시간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백화점·면세점의 영업시간은 줄지 않아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은 연장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산별노조는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휴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에게 휴식권을 보장하고자 합니다. 또한 ‘고객을 우선시하는’ 일터 문화 및 환경으로 인해 존중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을 위해 고객뿐 아니라 노동자도 존중받는 일터를 함께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11월 3일] 경사노위 2기 출범에도 파행 불씨 여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사 경사노위)는 중앙의 사회적 대화기구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노사정 대화테이블입니다.

앞서 경사노위는 지난달 11일 제5차 본위원회를 개최하고 앞서 장기간 본위원회 파행으로 미뤄 놓았던 13개 안건을 모두 의결했습니다. 경사노위 2기의 본격적인 첫 가동이었지요.

그럼에도 경사노위 파행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한 합의안(이하 탄근제 합의안)’이 의결돼 국회로 넘어갔지만 경사노위에서 합의한 내용이 근로기준법 개정에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죠. 만약 이번 탄력근로제와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경사노위에서 합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개정되지 않을 경우 경사노위가 또다시 파행으로 얼룩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경사노위 1기를 되돌아봤을 때 현재 경사노위 2기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낮아진 상태인데요. 경사노위 2기 테이블에서는 지난 사회적 대화 무용론을 씻어낼 수 있는 청사진을 그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1월 4일]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이달 중 출범하나

경사노위의 업종별 위원회 중 하나인 공공기관위원회가 조만간 출범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일 한국노총 공공연맹은 제2차 중앙위원회에서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발족을 위한 노정협의 과정을 중앙위원들에게 보고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질 공공기관위원회에서는 공공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참여형 공공기관 운영방안 마련 △지속 가능한 공공기관 임금제도 마련 두 가지 의제를 주요하게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연맹은 “11월 중순 경에는 구속력 있는 노정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공기관위원회에서 논의될 의제에 대해 노정 양측 간 협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11월 5일] 전면파업 77일째 한국히타치화성노조, “회사는 노조 인정하라”

80일 넘게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지역지회 한국히타치화성분회 노동자들이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에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올해 3월 31일 노조를 설립하고 회사에 △조합비 일괄공제(조합비를 월급에서 공제해 노조통장에 입금해 주는 것) △노동조합 사무실 및 활동시간 보장 △회사 내 교섭 등을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가 노조의 요구안은 그 어느 것도 들어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 테이블에 앉아 성실히 교섭에 임한다면 전면파업을 철회할 의지가 충분히 있다”며 회사에 노조 인정과 성실 교섭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 사측 관계자는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고 신의성실 원칙을 지키면서 법 위반 내용 없이 노조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11월 6일] 천막농성 돌입한 감정원노조, “사명변경 시도 중단하라”

금융노조 한국감정원지부가 지난 4일부터 ‘사명개악 총력 저지’를 내걸며 천막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한국감정원 사명 변경 관련 개정안이 논의 되자 한국감정원지부가 이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겁니다.

이는 지난 7월 감정평가사협회가 ‘감정원이 감정평가도 하지 않으면서 사명에 감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감정평가시장의 혼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정부 부처와 국회 등에 보내 사명변경을 요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노조는 사명변경 과정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양홍석 한국감정원지부 위원장은 “사명변경 과정에서 조합원들과 노동조합이 배제되어 있었다. 언론을 통해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이 국토부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표명한 것을 보며 모두가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사명변경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논의할 수 있는 노사 테이블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죠.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 공감대에 의해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졌다면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테이블’이라는 키워드로 묶어본 지난 한주의 이슈를 어떻게 보셨나요? 테이블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얽혀 수많은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갈등을 풀어나가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결과가 돌아갈 수 있도록 테이블이라는 ‘대화의 장’이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이해당자사들의 성숙한 태도와 역할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