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비스노동자, “18일부터 공항서비스 멈추겠다”
공항서비스노동자, “18일부터 공항서비스 멈추겠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11.13 13:41
  • 수정 2019.11.1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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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개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 11월 18일부터 파업 돌입
자회사 전환됐지만 임금 및 처우는 나아지지 않아
12일 낮 12시 김포공항 택시 승강장 앞에서 KAC공항서비스노동자들이 파업 돌입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12일 낮 12시 김포공항 택시 승강장 앞에서 KAC공항서비스노동자들이 파업 돌입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전국 14개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오는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임금 및 처우 개선 ▲인력 충원 ▲자회사 분할 반대 등을 요구하며 요구안이 수용될 때까지 18일부터 무기한 농성을 벌인다.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12일 김포공항 택시 승강장 앞에서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공항공사가 100% 출자한 자회사 KAC공항서비스주식회사 소속 노동자이다. 공항에서 미화, 카트 운전, 시설 관리, 통신 및 전기 관리 등의 일을 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KAC공항서비스지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 노조인 전국KAC공항서비스노동조합,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자회사 전환 이후 임금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회사 전환 이후 임금체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 상여금이 기본급에 포함되면서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 16.4%가 상쇄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2017년 대비 2018년 실제 임금인상률은 6~7%에 머물렀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도 임금 및 처우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직무급+역할급+직능급으로 바뀐 임금체계에서 현재 역할급(직책수장), 직능급(숙련 등을 인정하는 근속 수당)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는데, 사규나 인사 시행 세칙 등에 앞으로 역할급과 직능급을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도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경희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김포지회 부지회장은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용역근로자보호지침에서도 상여금 400%와 이윤 1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임금 및 처우 개선을 하라고 했는데, 회사는 고려하고 있다고만 하고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임금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정부지침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파업 돌입의 또 다른 이유로 노동 강도 강화를 들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지만 노동자들의 요구에 못 미치는 인력 충원 때문이다. 인력은 부족하고 공항 시설 증축과 증설로 업무량은 더욱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자회사 전환 후 인력 충원을 요청한 7개 직무 분야 중 2개 분야 증원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지 않았던 1개 분야 증원이 이뤄져 3개 직무 분야만 인력 충원이 됐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시설 고장 수리가 지연되고 연차 휴가 사용률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작년 8월 17일 한국공항공사가 노사 상생발전 선포식을 열고 발표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계획 대상자에 속해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주식회사 소속으로 전환된 1,400여 명 중 909명에 해당한다. 당시 공항운영과 시설관리, 보안방재 분야 비정규직 3,800여 명은 위탁 계약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2019년까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3,800여 명에서 1,400여 명을 제한 2,400여 명은 아직 위탁계약이 종료되지 않아 자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들 909명 중 877명이 파업찬반 투표에 참가해 92.3%가 찬성표를 던져 오는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필수유지업무제도와 지방 공항에서도 조합원들이 농성장인 김포공항으로 올라와야 하는 사정 때문에 파업 인원은 600여 명 정도로 예상된다.

한편, KAC공항서비스주식회사의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KAC공항서비스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KAC공항서비스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