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드디어 '노동조합' … “일방적인 소통문화 가장 바꾸고 싶어”
삼성전자에 드디어 '노동조합' … “일방적인 소통문화 가장 바꾸고 싶어”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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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앞서 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 진행
무노조 삼성전자 기틀에 변화 조짐 … SK-LG-삼성 ‘전기전자연대’도 기대
11월 16일 오전 11시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 현장. 진윤석 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무노조 경영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에 드디어 노동조합의 깃발이 꽂혔다. 첫 공식 행보로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맞아 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을 가졌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 진윤석, 이하 삼성전자노조)은 11월 16일 오전 11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노동조합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비롯해 김해광 LG전자 수석부위원장, 이장호 SK하이닉스이천 위원장 등 전기전자업종분과위원회 소속 위원장도 참석했다.

살 떨렸던 노동조합 설립과정

삼성전자노조는 지난 11일 수원시에 설립신고를 하고 13일 경기도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삼성전자노조는 지난 14일 오픈채팅방을 통해 배포한 “삼성전자 동료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불통과 단절의 회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노동조합"이라며 "망설이지 말고 최단기간 1만 조합원 달성을 위한 압도적 가입을 부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노조는 지난 2013년부터 노조설립을 준비했다. 지난해 조합원 수가 100명을 넘겨 노조결성을 시도했으나 같은 시기 3개의 노조가 설립돼 시기를 늦춰야 했다. 이번 출범을 앞두고 삼성전자노조는 "모집활동을 본격화하지 않고 지인 위주로 조심스럽게 활동했음에도 조합원 400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일방적인 소통문화가 가장 큰 개혁 사안

이날 출범식에서 진윤석 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최대 개혁사안으로 ‘소통문화’를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소통문화”라며, “일방적인 회사의 강요문화가 아니라 민주적인 토론과 협상을 통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선택한 이유로는 ‘투표에 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내부에 같이 하는 조합원 분들과 같이 이야기 나눴다. 사전에 민주노총에 속해있는 IT기업 집행부와 금속노련 사업장의 집행부를 만나봤고 감히 비교한 끝에 투표를 통해 삼성전자에는 한국노총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있던 삼성전자 3개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함께 하지는 않지만 목적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3노조와 의견 교환을 했었다. 상급단체를 당장은 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기에 같이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좌)과 진윤석 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중간),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우).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한국노총-금속노련 연대 의지 밝혀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50년 무노조 사슬을 끊고 노조할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자리를 빌려 천명한다”며 “금속노련은 삼성전자의 조합원 확대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경영비리 척결과 민주적 경영을 위한 감시를 넘어 노동자의 경영참여 확대 등 노동조합의 역할을 다하도록 지도할 것이다. 나아가 삼성전자 계열사 및 협력사 노동조합 투쟁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했다.

이장호 SK하이닉스이천 위원장은 “삼성전자 직원 여러분! 노동조합에 가입하십시오. 우리의 권리를 위해 회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는 가장 절대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금속노련 전기전자노협 일동은 삼성전자노동조합이 탄탄하게 서는 그날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총 위원장에 취임하면서 공격적으로 조직화 사업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10대 기업 중 노조가 없던 포스코와 삼성전자 노조설립을 추진했다. 3년여 시간이 흘러 2개 회사에 한국노총 깃발이 휘날리는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며, “한국사회에 더 이상 무노조 반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야 말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문화의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노조는 이날 출범식에서 ▲특권없는 노조 ▲항상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 노조는 앞으로의 활동 목표로 ▲일방적인 소통 문화 개선 ▲급여 및 PS 산정 근거와 기준 투명화 ▲고과와 승진를 빌미로 인사권 남용 방지 ▲퇴사 권고 등을 말했다.

한편, 지난해 2월 삼성전자의 1노조는 삼성전자 한국총괄 소속 영업직 직원 2명이 안양지청에 노조설립을 신고하며 설립됐다. 2노조는 8월 10일 삼성전자 구미지부 네크워크 사업부 소속 직원 3명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3노조는 전국단위로 조직됐으며 퇴직 압력을 받던 사무직과 생산직 직원 8명이 주축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