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주의 인물 : 박정훈
[언박싱] 이주의 인물 : 박정훈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1.23 10:33
  • 수정 2019.11.2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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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배달산업 #합법노조인정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라이더유니온

언박싱의 날, 토요일이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11월 3주 <참여와혁신>이 주목한 인물은 누구일까요? 이주의 인물 ‘10호’ 언박싱입니다. 함께 열어볼까요?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11월 18일과 20일 두 개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하나는 배달플랫폼 노동자의 첫 합법노조를 알리는 성명서였습니다. 지난 10월 28일 서울북부지방노동청에서 처음으로 배달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이 인정된 이후 또 하나의 의미있는 변화였습니다. 이제 배달플랫폼 노동자도 ‘노동3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른 성명서에는 혹독한 비판의 칼이 있었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이 비판한 대상은 바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이었는데요. 지난 19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11일 서비스연맹이 발표한 성명서에 성명서로 화답했습니다. 또한 서비스연맹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응답했고요. 주요 골자는 음성화된 배달산업을 양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배달산업 양성도 좋지만 그전에 불법도급 문제나 배달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겁니다. 한 주간 바쁜 날을 지낸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에게 뒷이야기를 더 들어봤습니다.

2018년 9월 14일 라이더유니온 출범 전 준비모임에서 개최한 첫 오프라인 모임 '라이더들의 썰전' 현장에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이현석 175studio@gmail.com

안녕하세요? 지난 5월 1일 라이더유니온이 출범하고 벌써 6개월이 흘렀습니다. 지금까지 조합원들이 많이 가입했나요?

연내 100명을 목표했는데 현재 150명 정도에요.

지난 11월 18일에 라이더유니온이 처음 합법노조로 인정받았습니다.

노조법 상 노조설립 신청을 지자체에 낼 수도 있고 고용노동부에 낼 수도 있어요. 고용노동부는 전국노조를 다루고 혹은 지부도 관할 고용노동부에 낼 수 있는데 지자체에 내버린 거예요. 조합원 3명으로요.

설립신고를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조합원들이 합법노조인지 법내노조인지 자주 물어봤어요. 사실 그것도 웃긴 이야기인데 이미 라이더유니온은 헌법상 노조잖아요. 그런데도 조합원들이 정식으로 된 노조냐 자주 물어봐서 조합원들의 욕구를 충족 시켜야겠다는 것 하나가 있었죠. 또 하나는 단체교섭 시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 받을 수 있는 점이 있어요. 헌법상의 노조도 노동3권이 있는데 사용자가 교섭 자리에 안 나온다고 해서 부당노동행위를 걸 수는 없잖아요. 그런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 신고를 했죠.

그렇다면 누구를 사용자로 보고 계신가요?

뭐 다 되죠.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모든 플랫폼도 가능하고요. 배달대행사업주도 될 수 있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생각은 있으신가요?

일단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는 게 중요해요. 사실 설립증 자체는 중요하지 않아요. 얼마나 힘이 센지가 중요하죠. 설립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어요. 위헌적이죠. 헌법상에 단결권을 보장하도록 돼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합법노조 혹은 불법노조라고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 해요. 그런데 뭐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거죠. 조합원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니까요. 위원장인 제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조합원들의 보장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무시할 수는 없었죠. 조합원들이 정말 많이 물어봐요. 라이더유니온이 합법 노조냐 정식으로 인가받은 노조냐. 개인사업자도 배달 대행하는 사람도 합법으로 노조를 할 수 있냐고요.

두 번째 문제입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서비스연맹을 비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타이밍이 문제였어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소속 플랫폼들의 불법적인 상황이 라이더유니온에 의해서 발견됐어요. 요기요는 근로자성 문제, 배달의 민족은 벌금제요. 그래서 문제제기를 하고 싸우려고 하는데 그런 타이밍에 표준계약서 쓰고 음성화된 배달대행시장을 양성화하자고 했단 말이에요. 

표준계약서 작성은 사실 근로자성과 동 떨어지는 얘기예요. 사실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계약서를 안 쓴 게 아니에요. 위장된 도급 플랫폼들이 위탁계약서는 다 썼거든요. 형식상으로는 개인사업자인데 실제로는 근로자라서 문제인 건데 계약서를 쓰자고 하니까 찬물을 끼얹은 셈이죠. 또 그거를 서비스연맹 혼자 성명서를 낸 게 아니고, 민주노총 성명 내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환영 성명내고. 거의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출구를 만들어주는 형태로 주고받았잖아요.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배달산업 양성화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라이더유니온은 음성화된 배달대행업체라고 말했잖아요? 라이더유니온에서 싸우고 있는데 그거를 도와줘야할 민주노총이 사용자단체랑 야합을 하는 거라고 봐요. 왜 그러냐는 거죠.

코리아 스타트업포럼과 민주노총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일단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자기 잘못을 아무 것도 인정 안하고 있어요. 사과와 함께 노동자들과의 대화를 회원사들한테 독려해야 해요. 지금 라이더유니온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거든요. 자기들과 대화가 통하는 서비스연맹이랑 얘기한다는 건데, 전형적인 노조파괴죠.

서비스연맹한테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놀아나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혁신이고 배달산업 양성하자고 하잖아요. 그런데 배달산업을 지금 마음대로 돌리는 게 플랫폼이요. 그 단체와 성명서 주고받는 게 말이 되나요? 싸워줘도 모자랄 판인데요.

추후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다음 주에 기자간담회를 두 차례 계획하고 있어요. 26일 오전 10시랑 28일 오전 11시에요. 26일은 진주 사망사건, 배달의민족 커넥트 등 산업재해 문제고요. 또 지금 노조설립신고, 요기요 근로자성 판결 등 이슈가 많아요. 그래서 기자 간담회를 길게 하려고 합니다. 28일은 공정거래위 건이에요. 공정거래위에서 특고지침이 발표됐는데, 일방적인 근로조건 변경을 공정위에 고발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걸 넣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