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정규직 연대 가능할까?
비정규직-정규직 연대 가능할까?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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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어떻게 연대 가능했을까?
역지사지 끝없는 토론으로 공정에 대한 인식 함께해

최근 우리 사회에는 ‘공정’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민을 던지게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전환되는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들의 반발은 그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채용 절차를 밟지 않았다든가, 정규직 임금을 잠식한다든가, 하는 업무가 다르다든가 등의 대립적인 말들이 오간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실현되고 있는 공공분야에서 이러한 갈등 양상이 보인다. 공직사회 안의 공무원과 공무직, 학교사회 안의 교사와 교육공무직, 여타 공공기관도 여러 사례들이 있다. 그런데,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갈등 사례만 있을까?

‘아니다’라고 말하는 토론회가 26일 오후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열렸다.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직접고용 정규직화의 의미와 교훈’이라는 토론회였다.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투쟁해 최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이룬 사업장이다. 토론회는 두 사례를 분석하고 갈등의 반대인 연대 모델을 확산할 수 있는 의미를 찾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두 사례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는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끝없는 토론이 가능해야 연대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는 답 같지만 과정이 힘들다. 공론장을 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사측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을 조장하는 편견을 퍼뜨리기 때문이다. 이정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장은 “비정규직이 정규직되면 전환배치로 청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단순해 보이는 답인 ‘끝없는 토론’을 위해서 노동조합 비정규직 대의원과 정규직 대의원 토론이 제도화하기도 했다. 또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은 역지사지 토론을 강조했다. 현정희 본부장은 “병원의 경우 업무를 가지고 차별 정당화를 이야기한다”며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와 청소나 시설관리 업무의 어떤 차이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게 하는 것인지 생각하는 토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토론을 진행하고 또 물으면 또 토론해 반복의 과정을 축적시켰다는 게 현정희 본부장이 말하는 끝없는 토론의 방안이었다. 월례 간담회나 분기별 간담회를 정례화 하는 것도 방안이었다.

토론에 참여한 김경근 사회공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서울대병원 사례를 분석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의 방법을 구조화했다. 관점, 방법론, 주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원리에 대한 대안 관점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공유하고 ▲편견 해소와 방안을 찾기 위한 민주적 공론장, 현장 활동, 파업이라는 방법론을 활용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가 주체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근 객원연구위원도 관점 공유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이 존재하는 현실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토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토론회 참가자들은 두 사례가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