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코디·코닥, 노동조합 설립 한 달 만에 800명→3,000명
코웨이 코디·코닥, 노동조합 설립 한 달 만에 800명→3,000명
  • 정다솜 기자
  • 승인 2019.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사는 커갔지만 열악해지는 노동환경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인터뷰] 왕일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지부장

웅진코웨이 코디·코닥들이 빠른 속도로 노동조합 아래 뭉치고 있습니다. 

이들이 속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방문판매서비스지부(이하 방판지부)는 지난달 2일 조합원 800명이 모여 설립총회를 한 뒤 현재 3,000여 명 규모로 커졌습니다. 

코디는 코웨이 레이디(Coway Ladies), 코닥은 코웨이 닥터(Coway Doctor)의 줄임말인데요. 이들은 각 가정과 회사에 설치된 코웨이 제품을 점검·관리하고 판매도 합니다. 현재 1만 3,000명의 코디·코닥이 일하고 있으며 여성인 코디와 남성인 코닥 비율은 9:1 정도입니다. 

이들은 제품을 설치·수리하는 CS닥터(Customer Satisfaction Doctor) 1,570명과 함께 코웨이의 국내 600만 렌털 계정을 관리하는 핵심 인력입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렌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코디·코닥 조직을 만든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렌털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디·코닥에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웅진코웨이의 핵심 인력인 이들은 왜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노조 가입서를 내고 있는 걸까요? 왕일선 방판지부 지부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왕일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왕일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 지부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지난 11월 2일부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방문판매서비스지부 지부장이 된 왕일선입니다. 7년 차 코웨이 코닥이고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 야탑지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우선 방판지부 설립 과정이 궁금해요.
그동안 노동조합의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서는 사람이 없었고 용기도 없었죠. 그러다 올해 6월 코웨이 CS.닥터분들이 먼저 노조를 결성한 일이 불씨가 됐어요. 그때 입소문이 돌면서 '코디·코닥들도 노조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져나갔어요. 8월부터는 CS.닥터분들이 지국마다 방문해 설명회도 해주셨고요. 그렇게 2개월 만에 코디·코닥 800여 명이 노조 가입서를 제출하면서 지부 설립을 하게 된 거죠.

-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방판지부 조합원이 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한이 맺혀서죠. 웅진코웨이가 지금 생활가전 업계 1위입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이 2조 4,000억 원이에요. 매출 중 가장 큰 부분이 영업이익인데 4,800억 원 중 70~80%를 코디·코닥이 했어요. 그런 성과를 내기 위해서 영업압박이 심했고 노동환경은 열악해졌죠. 회사는 커갔지만 우리는 점점 힘들어졌어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였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불합리한 부분이 있었나요?
예를 들어 '되물리기' 제도가 있어요. '수당 되물림'과 '가해약 되물림'이 있는데요. 수당 되물림은 저희가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면 수당으로 영업 수수료를 받거든요. 그런데 18개월 이내에 고객이 안 쓰겠다고 반환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회사에서 저희에게 줬던 영업 수수료의 150%를 빼가는 거죠. 다음으로는 가해약 되물림은요. 렌털 고객이 렌털료를 연체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회사에서 코디·코닥의 수수료에서 일정 부분 돈을 빼가는 거예요. 고객이 서서히 갚아나가면 다시 채워주는 식인 거죠. 

- 수수료를 말씀하셔서 궁금한데요. 건당 수수료는 어느 정도 되나요? 
평균 5,500원으로 잡으면 됩니다. 비데는 4,300원부터 시작하고 청정기는 4,500~5,000원 연수기는 5,900원이에요. 정수기는 6,400~9,000원 정도죠. 영업실적에 따라 점검 수수료가 건당 몇 백원씩 올라가기도 하고요. 

- 그럼 한 달에 몇 건 정도 일하시는 거예요? 
개인마다 주어지는 계정은 다른데 한달 평균 200~220계정 정도입니다. 그러면 100~110만 원을 벌어요. 돈이 더 필요하신 분들은 400계정까지도 해요. 그러려면 하루 12시간씩 토요일까지 일해야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월 200만 원 정도 버는 거죠. 영업을 많이 해야 그나마 그 이상의 수당을 가져갈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 주유비, 통신비 등을 빼고 나면 정말 적은 금액이 남아요.

- 그렇군요. 가정방문 노동자로서 겪는 어려움도 있으실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고객의 사적 공간인 집에 혼자 들어가다 보니 성희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코디분들이 들어가면 속옷 바람으로 기다리는 고객이 있고요. 옆에 와서 추근대기도 하고요. 그리고 애완견에 물리는 경우도 많아요. 또한 일부 고객의 갑질로 인한 감정노동에도 시달립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약속 날짜가 며칠 미뤄졌다는 이유로 고객이 집기를 집어 던지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쏟아낸 적도 있어요. 그런 일을 당해도 회사에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알더라도 회사는 우리가 "자유근로소득자"라며 보호해주지 않아요.  

- 앞서 영업 압박도 심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네, 사실 영업압박이 코디·코닥들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예요. 우선 저희는 코웨이 정직원인 지국장과 팀장의 철저한 지휘감독을 받아요. 본사는 매달 지국에 매출 할당량을 보내는데요. 이 수치 달성 여부에 따라 지국장과 팀장의 인센티브가 달라지기 때문에 코디·코닥을 심하게 압박합니다. 특히 '100데이'라는 게 있는데요. 며칠 정도 기간을 준 뒤 한 지국에서 영업한 제품 100건을 모아서 그날 하루에 본사로 실적을 다 넣는 날이에요. 만약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코디·코닥들을 사무실에 잡아다 놓고 안 보내주는 지국도 있고요. 영업이 될 때까지요. 그러다 보니 본인이나 지인 명의로 제품을 떠안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거죠. 사무실에 강압적으로 잡혀 있는 상태에서 지국장이나 팀장이 욕을 섞어가며 폭언하는데 거기서 빠져나가려면 누구한테 전화하겠어요? 지인에게 하겠죠. 그렇게 억지로 제품을 산 거니까 반환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그런 상황이 코디·코닥 잘못이라며 모든 것을 우리에게 되물리기 하는 거죠.

- 사무실에 감금을 했다는 말씀이신 거죠? 
믿기 어려우실 거예요. 웅진코웨이가 업계 1위가 되기까지는 정말 코디·코닥들의 눈물이 있습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부분들은 기자님이 아마 일주일을 취재해도 다 못하실 거예요.

- 그러면 코디·코닥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그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부분에 대해 회사에선 위협적으로 느끼겠어요.
네, 제가 제보도 많이 받는데요. 최근에 어떤 지국장이 노조 가입서를 눈앞에서 찢어버리거나 분쇄시키고 모욕을 준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 '노조 가입하려면 나한테 허락을 받아'라고 말한다든가 가입서를 휴대폰 메신저로 전달하려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지국장이 휴대폰을 집어 던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노조 가입해서 정직원 되면 세금 더 많이 내니까 가입하지 말라'고 설득한 지국장도 있었고요. 노조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여러 부당노동행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4일에는 국회토론회를 통해 코디·코닥이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신다고 들었어요.
네, 우리의 근무형태, 불합리한 구조를 알리고자 합니다. 사실 고객님들도 저희 상황을 몰라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것도 모르고 정직원으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친한 고객과 수수료라든지 이런 걸 이야기하면 깜짝깜짝 놀라요. 10년 동안 수수료가 안 올랐으니까요. 코웨이는 업계 최고인데 그 정도로 대우받느냐고 묻는 분들도 많고요.

-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조직 확대와 조직 체계를 관리하는 거예요. 우선 노조가 단단해야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거니까요. 또 배워나가야 할 부분도 많아요. 노조가 왜 필요한지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떻게 꾸려나갈 것이며 어떤 전략을 세울지 차근차근 다져나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