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가치 있는 노동을 위한 발판
노동법, 가치 있는 노동을 위한 발판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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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영혼을 갈아 넣지 않는’ 노동을 위해

[책에서 만난 노동] <<영혼 있는 노동>> 저자 이철수· 이다혜

우리 삶을 구성하는 데에는 가족, 집, 친구, 학교, 돈 등 많은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노동’은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인생의 3분의 1을 일터에서 보내는 만큼 ‘노동’이 우리 삶을 차지하는 부분은 크다.

하지만, ‘노동’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떨까.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어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 등의 이유가 다수를 이룬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기술 속 언젠가 자신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나의 ‘노동’을 보호해줄 수 있는 울타리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노동법’이다. 우리가 다치지 않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노동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정말 노동법은 우리를 제대로 보호해 주고 있는 걸까? ‘한국의 노동법과 일의 미래’라는 주제로 <<영혼 있는 노동>>을 쓴 이철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다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강사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압축성장과 함께 한국의 노동법도 변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노동 없는 삶은 부패하나, 영혼 없는 노동은 삶을 질식시킨다”고 말했다. 두 저자는 책의 이름을 고민하면서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돌아온 답은 “아, 나 정말 영혼 없이 일하는데”였다.

두 저자는 “‘영혼 있는 노동’이라는 제목은 20~30대 직장인들로부터 무척 와 닿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만큼 우리나라가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것이 힘겨운 사회”라고 말했다. 한국의 2030 직장인들은 일하며 열정과 노력을 쏟아도 안정된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제발 ‘영혼을 갈아 넣는 노동’만 안 해도 좋겠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두 저자는 “영혼 없이 일한다는 것은 내가 온전한 나 자신이 되지 못 한다는 이야기”라며 “아침마다 눈뜨고 일터로 나갈 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을 집에 두고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일 속에서 나 자신이 되지 못하고, 온전한 나를 찾으려면 일을 내려놓고 여행을 가든지 퇴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왜 일하면서 자아분열을 강요받아야 할까” 이 질문에서부터 <<영혼 있는 노동>>이 시작하게 됐다고 두 저자는 말한다.

두 저자는 “많은 사람이 영혼 없이 노동하고 있다면 노동법은 ‘영혼 있는 노동’을 고민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 한다”며 “더 많이 벌기 위해 삶의 다른 모든 영역을 희생하는 것이 정당화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터에서의 노동을 통해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이며, 나아가 일과 삶 양립이 가능한 노동, 생존을 넘어 자기 삶에서의 의미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노동, 그런 노동이 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동법은 무엇을 추구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영혼 있는 노동>>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노동법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의 복합적 산물이다. 우리 노동법의 현실에는 한국 사회가 겪어 온 대내외의 문제들이 녹아 있다.

<<영혼 있는 노동>> 중에서

서구에서 300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 산업혁명, 경제발전, 정치 민주화를 한국은 사실상 약 30년 만에 달성했다. 노동법은 경제, 사회, 정치적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법인만큼 압축성장의 흔적이 노동법 안에 그대로 들어가 있다.

두 저자는 “해방 이후 경제 기반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상황 속에서 한국의 노동법이 초기에는 외국법을 계수하고 모방하면서 출발했지만, 고도성장의 과정에서 점차 독자적으로 한국적 모습을 갖추어 나간다”며 “그러나 개발독재가 시작되며 이 시기 제대로 된 노사관계가 작동하지 못했고, 전두환 정권에 이르러서는 국가의 일방적인 탄압으로 노동3권이 사실상 실종되는 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1987년 민주화 대투쟁을 통해 주춤했던 노동관계와 노동법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이전의 노동법은 성장과 효율성만을 중시했다면, 이때부터 노동에서 민주화가 반영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억눌려 왔던 국민의 요구가 현실화되며 노조 수와 조직률, 임금 수준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90년대부터 국제 경쟁력 강화, 신자유주의적 사조라는 압박이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노동유연화를 요구하면서도 이 당시 한국은 OECD, ILO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면서 세계 속 위상에 걸맞게 법을 개정해야 할 요구도 받게 된다.

두 저자는 “결정적으로 1997년 IMF 구제금융이라는 사태를 맞게 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97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통해 노동법이 대폭 개정되는 큰 변화를 거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노동법은 한국 현대사 및 민주화 과정과 맥을 같이 해왔다”며 “시대의 흐름과 다양한 요구 속에서 여러 시행착오도 겪지만, 종합적으로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괜찮은 법제”라고 총평했다.

한국의 노동법에 대해 “제도적 측면에서 괜찮게 설계된 법을 가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경제와 노사관계 모두 이중구조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편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편차가 무척 커서 하나의 규범으로 양쪽 모두를 포섭하기 매우 힘들어 어느 쪽에 맞추느냐에 따라 법의 정당성과 타당성이 달리지고 계속 논쟁이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노동법이 가진 다양한 쟁점 중에서도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직접고용을 회피하는 ‘균열일터’(fissured workplace) 현상, 비정규 노동의 증가는 세계적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비정규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이러한 취약 노동자들이 이제 하나의 계급으로까지 고착화되고 있는 프레카리아트(precariat)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정규직에 대한 법과 제도는 꾸준히 정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 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 저자는 “한때 시장주의자들이 ‘밖이 추운 것이 아니라 안이 덥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며 “이는 노동문제의 원인을 이른바 정규직 과보호로 돌리는 근거도 없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을 비롯한 새로운 노동 문제에 대해 노사가 모든 책임을 정부에만 돌리는 법률 만능주의는 바람직하지 않고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에 대해 사용자의 책임은 물론이며, 노조도 단결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철수 교수
이철수 교수

그림자로 숨은 노동자들, 위협 받는 노동자들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노동법이지만, 노동법 울타리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영혼 있는 노동>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소외된 노동자들’이라고 지칭했다. 소외된 노동자들로 ▲돌봄 노동자 ▲이주노동자를 뽑았다.

두 저자는 “한 학술 세미나에서 돌봄노동에 대해 이야기하다 ‘돌봄은 남성의 본능이 아니라서 못 한다’고 발언한 남성을 본 적이 있다”며 “한국에서 아직도 돌봄노동이 생물학적 차이에 기인한 것이고, 원래 남성보다 여성이 돌봄을 더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아이나 노인, 환자,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타인을 조금이라도 챙겨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그렇지 않은 것을 잘 알 것”이라며 “돌봄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고된 것이며, 더 잘하거나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에 대한 윤리적 의무로 감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돌봄에 대해서 “여성이나 가족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떠맡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며 법과 제도의 기본 방향”이라고 제안했다.

두 저자는 돌봄노동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일터에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이 사실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높고 여성은 비정규직의 다양한 형태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돌봄노동을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업 상태인 여성이 일하지 못하는 까닭은 육아나 가사 때문인 비율이 60%가 넘으며, 한국의 가사노동 불균형은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편”이라며 “맞벌이 부부인데도 하루 평균 여성이 남성의 7배가 넘는 시간을 가사노동에 소진하듯이 돌봄을 부담하는 여성은 경력단절은 물론이고 취업 상태에서도 남성보다 근로조건, 교육과 훈련, 승진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것은 당연하다”고 실태를 문제 삼았다.

한국 법제도에서 남녀 불평등에 대한 기본 접근은 ‘고용평등’, ‘여성의 남성화’, 즉 ‘여성을 가정에서 일터로 데리고 나온다’는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조는 “남녀의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모성 보호, 여성고용을 촉진”하는 것을 법의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두 저자는 “이러한 법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불평등이 남아 있는 이유는 법의 시야에 돌봄 노동에 대한 인정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남녀의 평등이 온전히 보장되려면 고용 평등뿐 아니라 돌봄평등이 필요하며, 법 개정을 통해 ‘부성 보호와 남성의 돌봄’이 촉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일터로 나오는 것도 중요한 권리지만, ‘남성의 여성화’, 즉 남성이 가정으로 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권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사회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밤늦게 귀가하기보다는 요리도 잘하고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을 더 멋진 남성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행복한 가정을 우선순위로 두는 젊은 남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변화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맞춰 법도 변화의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를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외국인이 들어오면서 내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의 이민정책은 외국인의 권리를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이동횟수 제한, 이주노조가 합법성을 인정받는 데 10년이 걸린 점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퇴직금을 수령하는 데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두 저자는 “입법정책은 물론이며 외국인에 대한 헌법재판소나 법원의 해석도 여전히 똑같다”고 말했다.

두 저자는 “이주노동자들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사회 전체의 돌봄노동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저임금 3D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고, 위험한 건설현장이나 공장 노동, 병원에서의 간병노동, 요식업 서비스 직종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소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이라며 “엄연히 우리 사회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외국인의 권리를 계속 제한하고 차별하는 것은 정의의 요청에 반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외국인 정책은 ‘다문화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자는 내용이 골자이며, 경제나 노동 영역에 대한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두 저자는 “외국인을 차별하는 이유의 실체는 문화가 아닌 ‘경제’라고 보인다”며 “경제적 약자라고 생각되는 외국인을 무시하고 있으며, 법적 기초가 불분명한 다문화주의보다는, 노동을 통해 우리 경제와 사회에 이미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을 시민으로 인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수형태고용은 기술혁신이나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계속 문제로 지적돼왔다. 경제 고성장기가 끝나고 1990년대부터 기존에는 노동자를 정식 채용하던 일을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 위탁 등의 도급계약으로 바꾸고 고정급이 아닌 성과에 기반해 보수를 주고 각종 비용과 사회보장을 노무제공자 스스로 부담하게 하는 방식이 계속 확산돼 왔다고 두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두 저자는 “주로 특정 업체에 노무를 제공하며 경제적 종속성은 있으나 인적 종속성이 모호한 사람들에 대해 한국은 현재까지 산재보험법 제125조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조항을 통해 업무상 재해 발생시 산재보상만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 사이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한 플랫폼 노동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법적 근로자로 인정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2018년 대법원 판결은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원이 특고에 해당해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보았지만, 아직 노동자성을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저자는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낮을 뿐 아니라 대부분 법의 보호에서 배제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플랫폼 노동 종사자에게도 산재 보상 뿐 아니라 최저임금, 휴식, 차별금지, 일터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여러 권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플랫폼 노동에 대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ABC테스트”라는 간소화된 노동자성 판단 방식을 적용해 완전한 자영인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노동자로 간주하는 법리를 도입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저자는 “기술의 변화와 더불어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계속 진화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법은 기존의 근로자상과 다른 새로운 업무 방식도 포용하는 방식으로 법리를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국면은 디지털 노동 시대에 부합하는 노동법을 만들어 가는 과도기로 보인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더라도,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노동법의 기본 원칙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영혼 있는 노동>> 중에서

이다혜 강사
이다혜 강사

노동의 미래 대비할 노동법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영혼 있는 노동>의 두 저자는 “기본소득은 노동 여부와 무관하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에게 주어지는 현금”으로 “저성장 시대에 노동소득으로 생존을 도모하는 방식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기본소득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구조가 기존의 노동집약적 가치창출에서 정보, 데이터 중심의 가치창출 구조로 바뀌며 정보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대안적 사회보장제도, 더 나은 분배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기본소득론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술혁신이 일어난다고 해서 곧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가설은 학술적으로 찬반이 많으며, ‘4차 산업혁명 = 노동의 종말’이라는 공식은 아직 학술적으로 검증된 명제가 아니”라며 “기술혁신은 고용 측면에서의 위기 또는 기회, 양쪽 모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소득을 이해하기 위해서 “기존의 노동법과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본소득의 주요 옹호자인 판 파레이스(Van Parijs)등의 학자들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사람의 노동을 더 자유롭게 하고 보완하는 것이지 인간 노동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며, 기본소득을 실시하는 대신 건강보험 등 공공재를 민영화하자는 식의 일부 주장은 사회보장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므로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노동 4.0’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에 일으킬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발맞추어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노동 4.0’ 녹서와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두 저자는 “한국에 필요한 노동 4.0은 기술혁신과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양질의 노동과 품격 있는 삶을 누리도록 노동의 미래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주요 가치로 노동의 인격을 존중하는 ‘연대’의 가치, 기술과 경제 변화에 따라 창의적 생존 방식을 찾아 나갈 수 있는 ‘활력’의 가치 모두를 담아내는 것이 한국형 노동 4.0의 모습”이라고 제안했다.

‘한국형 노동 4.0’을 위해서는 노동의 3주체인 기업, 노동조합, 정부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두 저자는 “정부가 주도하는 법 제도적 정책이 발판이 이루어지면서 기업은 이윤 추구만을 유일한 목표로 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의 조건을 확보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노동조합은 대립적 태도만을 고수하기보다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노사 모두가 스스로 사회적 책임의 주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노동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경제 활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국민 대다수가 일터에서의 안정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

<<영혼 있는 노동>> 중에서

[책에서 만난 노동] 서점에서도 ‘노동’은 그다지 인기 있는 분야가 못됩니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우리 노동에 대한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라본 우리 노동, 우리의 삶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선 어떤 고민과 변화가 필요할까요? [책에서 만난 노동]을 통해 노동 책과 저자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