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노조, ‘포괄임금제 폐지’ 천막 투쟁 선포
코스콤노조, ‘포괄임금제 폐지’ 천막 투쟁 선포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12.09 19:46
  • 수정 2019.12.09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측, "노조와 협의 진행 중"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코스콤노동자들이 ‘포괄임금제’에 발목이 묶여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코스콤(한국증권전산)지부(위원장 박효일, 이하 코스콤지부)는 9일 저녁 여의도 코스콤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투쟁 선포식을 진행했다.

코스콤지부는 “올해 회사 수익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났음에도 경영진은 회사사정이나 거래소와 금융위원회 눈치를 봐야 한다는 이유로 포괄임금제를 수정하라는 노조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다”며 “코스콤의 기술직군의 경우 포괄임금제 형태의 연장근로 수당을 받고 있는데, 최저 월 10만 원의 고정급과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8천 원”이라고 주장했다.

코스콤지부에서 설명하는 기술직군은 주로 OP(operation) 업무를 맡고 있다. 24시간 시스템이 돌아가야 하는 코스콤 업무 특성상 기술직군들은 야간 근무를 하며 시스템의 이상상황 유무를 체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어느 정도 조치까지 맡는다.

하지만, 코스콤지부는 “이들의 한 달 동안 시간 외 근무가 72시간 정도인데, 그에 따른 시간 외 근무 수당은 80만 원 정도”라며 “지난 6일 노조가 쟁의 조정을 신청한 이후, 기술직군만 따로 불러 근로기준법에 맞춰 줄 테니 기본급은 깎고, 법적근로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코스콤지부는 사측의 이러한 행동을 ‘지배개입’이라고 간주하고, 오는 12월 10일 지방노동위원회에 지배개입으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투쟁 선포식에서 박효일 코스콤지부 위원장은 “정치와 자본시장의 중심이라고 하는 여의도에서 아직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포괄임금제는 시간 외 근로시간을 측정하기 힘든 사업장에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제도이지만, 코스콤은 시간 외 근무를 시스템으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포괄임금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콤지부는 올해 금융노조 산하로 들어갔음에도 금융산별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기획재정부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면서 임금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며 “코스콤이 바람직한 일터가 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코스콤 노동자들은 사측의 잘못된 제도 하에서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며 “하루 1시간, 한 달이면 20시간 이상을 시간 외 근무를 하면서도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코스콤 사측은 코스콤지부가 금융노조 산하로 들어간 지 4개월이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협의회에 가입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노조와 상생할 의지가 있다면 하루 빨리 사용자협의회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콤지부는 결의문을 통해 ▲근로기준법 준수 ▲포괄임금제 폐지 ▲금융노조 산별 협약 이행 ▲사측의 성실 교섭 등을 촉구했다.

한편, 코스콤 관계자는 “현재 제도는 노사합의에 의해서 그동안 운영이 돼 왔고, 최근 노조의 새로운 주장에 대해서 노사가 현재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현 코스콤 사장은 내부 출신 사장으로 취임하고 지난 2년간 한 번도 분쟁이 없었고, 내부 출신이기 때문에 노사 간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졌다고 본다”며 “약간의 의견 다툼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이번 갈등도 노사가 타협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