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용균’, 우리사회 모든 노동자의 이름
[포토] ‘김용균’, 우리사회 모든 노동자의 이름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12.10 21:36
  • 수정 2019.12.10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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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문화제 마지막 날
12월 10일 밤 7시 경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의 모습.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밥은 귀하다. 얼마나 귀한 것인지 노동자는 목숨값으로 밥값을 치르기도 한다. 밥이 귀한 만큼 사람이 귀하지 않은 세태가 야속하다.

‘김용균’이라는 이름은 우리 사회 모든 노동자의 이름이다. 2018년 12월 10일 태안석탄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는 스물넷 고운 나이에 귀한 목숨을 잃었다. 그의 탓이 아니었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위험은 하염없이 아래로 내려갔지만, 책임은 흩어졌다.

안전보다 이윤을 더 앞세운 구조의 문제. 지난 8월 19일 김용균특조위가 발표한 22가지 권고안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답이었다. "돈이 사람을 죽였다." 하지만 말은 가벼웠다. 정치는 단지 말뿐인 말을 쏟아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지만 2018년 12월 10일 이후 1년 동안 또 다시 산업재해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안전이 아닌 ‘다른 이유’들은 여전히 그렇듯 힘이 셌다.

김용균이 떠나간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 '아들'의 어머니는 추모 문화제 마지막 날 이렇게 말했다.

“수많은 죽음들이 있었습니다. 그 죽음들을 우리가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도록 각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저 혼자 절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손을 잡아 줘야만 노동자들이 기를 필 수 있고, 권리를 누릴 수 있고, 어두운 현장에서 밝은 빛을 낼 수 있고, 힘없는 노동자들이 힘을 낼 수 있는 건 역시 노동자의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노동자입니다.”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고 일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상투적이라도 이 말 밖에는 없다.

시민들이 고 김용균 노동자에게 남긴 포스트잇 메시지.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12월 10일 고 김용균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의 모습.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