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김성련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김성련
  • 임동우 기자
  • 승인 2019.12.14 06:05
  • 수정 2019.12.14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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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민들레분회 #정년2주전 #비정규직정규직화

2019년이 3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다들 연말 준비로 바쁘신가요? 그래도 언박싱은 계속됩니다. 12월 둘째 주 언박싱, 이번 주 <참여와혁신>이 여러분에게 소개할 이 주의 인물은 누구인지 함께 만나 보시죠.

지난 9월 3일 서울대병원 노사는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위탁병원인 보라매병원의 비정규직 인원까지 포함해 840여 명을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하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보라매병원은 특성상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고, 진행 과정에서 보라매병원 노사 간 갈등이 촉발됐습니다.

11월 1일 서울대병원 본원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 중 콜센터와 장례식장 업무 노동자가 포함된 반면, 위탁병원인 보라매병원은 콜센터 업무 담당 27명과 장례식장 업무 담당 8명이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김성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보라매병원 민들레분회 분회장을 만나봤습니다.

ⓒ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보라매병원 민들레분회
ⓒ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보라매병원 민들레분회

민들레분회? 분회 이름이 예쁘네요. 소개 한번 부탁드립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비정규직 분회에는 ‘민들레’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서울지부에서 함께 회의할 때, 질기면서 꽃도 오래피고 밟아도 지지 않는 ‘민들레’처럼 꿋꿋이 살아남자는 취지에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보라매병원 민들레분회에는 청소 노동자, 환자이송 노동자, 장례식장 업무 노동자, 콜센터 업무 노동자가 가입하여 분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정규직화 문제로 농성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지난 9월 3일에 서울대병원 정규직 직접고용을 합의했습니다. 11월 1일 서울대병원 본원 노동자들은 적용된 사항이고요. 그런데 장례식장 업무 노동자와 콜센터 업무 노동자를 제외하고 전환하자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병원 측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건 또 다른 차별을 낳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직군을 제외하면 내년 3월 1일 직접고용 하겠다고 구두로 얘기했는데, 저희는 ‘다 같이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장 업무, 콜센터 업무 인원이 35명입니다. 정규직화 하면서 도급비 한도 내에서 하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병원에서 별도로 큰돈을 들여야 하는 게 아닙니다. 예산 때문에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한다는 건 이해가 안 됩니다.

병원 측이 이 문제에 대해 서울시와 얘기하라고 하길래 면담 요청해서 가보니, 막상 서울시 측에서는 ‘노사합의’로 해결하라고 답했어요.

현재 1층 로비에 농성장을 만들었습니다.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오늘로 5일째네요. 현재 김병관 보라매병원 원장이 여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16일에 귀국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돌아오면 면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54년생이라 올해가 정년이에요. 이번 12월 31일이면 끝납니다. 그래도 일단 제가 맡았으니까, 맡은 책임을 다하고 싶습니다. 저는 떠나더라도 남은 사람들을 위해 병원 측에 약속을, 확답을 받아야죠. 얘기가 잘 안 된다면, 투쟁 규모를 넓히고 결의해서 지금보다 강하게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퇴직하더라도 정규직 될 때까지는 있어야죠. 될 때까지 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동안 노동조합에 임하면서 어떤 점이 마음에 남나요?

제가 2003년 KT에서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라매병원에 들어오게 됐는데, 이전보다 일은 많고 월급은 적다고 느꼈어요. 제가 원래 노동조합을 잘 알아서 자발적으로 분회장된 건 아닙니다. 어쩌다가 맡아서 해보니까 ‘살아왔던 세상과 동떨어진 세상’이라고 느꼈습니다. 정규직 업무와 비정규직 업무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예전에 몰랐던 걸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알게 된 게 많아요. (노동조합 활동으로) 주위를 개선할 수도 있었고, 저의 마음도 천천히 변화하는 걸 느꼈습니다. 조금 더 일찍 노동조합 활동을 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합니다. 막상 정년퇴직한다고 생각하니까 아쉬움이 남네요.

제가 우선 바라는 게 있다면, 노동자가 하나로 뭉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병원에는 3개의 노동조합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나눠져 있으니 하나가 되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겠죠? 가는 길은 달라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문제의 경우에는 합심하고 포용한다면 좋겠어요.

지난 12월 10일, 故 김용균 1주기였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창 젊은 나이였는데,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사회 구조가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합니다. 사고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노동자들이 놓여있습니다. 정규직화 직접고용이 중요합니다.

현 정부가 노동정책에 있어서 초심 그대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마무리 되었어야 할 것들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말하고 3년이 다 되어갑니다. 노동자들이 느끼기엔 너무 더딥니다. 하루 빨리 해결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