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작업 환경 개선 위해 전기식 소형 청소 차량 도입 예정”
서울특별시, “작업 환경 개선 위해 전기식 소형 청소 차량 도입 예정”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1.07 14:06
  • 수정 2020.01.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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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8명의 환경미화원으로 공백 없는 청소체계
서울특별시청노조와도 적극 소통 중

‘환경미화원’이 아닌 ‘공무관’이라고 불러주세요 ➌ 청결한 도시를 위한 서울특별시의 노력

‘환경미화원’이 아닌 ‘공무관’이라고 불러주세요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해가 뜨지도 않은, 깜깜한 어둠을 뚫고 쓰레기가 쌓인 서울시 거리를 깔끔하게 청소해주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환경미화원’이다. 주변 환경을 가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그들의 노고를 고마워하기보다는, 쓰레기를 치운다는 생각에 꺼리는 이들도 많다.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새로운 호칭이 만들어졌다. 서울특별시청노동조합(위원장 안재홍)은 2016년 임단협을 통해 환경미화원이라는 호칭을 ‘공무관’으로 변경하고 2017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1,000만 인구의 도시, 서울특별시(2018년 기준, 서울특별시 인구는 976만 5,623명이다). 면적 605.02㎢의 거대한 이 도시는 약 6,000명의 환경미화원(각 자치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2,531명은 ‘공무관’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만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3,388명은 ‘공무관’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직접 운영과 민간위탁 운영을 동시에 다루는 때는 ‘환경미화원’이라는 기존의 호칭을 사용한다)으로 인해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도시의 전반적인 환경을 담당하는 기후환경본부는 환경계획, 대기 질 개선, 기후변화 대응, 경유차 저공해화, 신재생 에너지 등의 에너지 행정, 폐기물 처리, 재활용 등에 대한 사무를 맡고 있다.

서울시에서 가로 환경을 담당하는 공무관의 노동조합인 서울특별시청노동조합(위원장 안재홍, 이하 서울특별시청노조)의 관리를 비롯해 서울특별시의 환경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구아미 서울특별시청 기후환경본부 대기기획관을 만났다. 서울특별시는 청결한 도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청결한 도시를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이들을 위해 서울특별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송파구에서 일하는 공무관이 불법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
송파구에서 일하는 공무관이 불법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

서울의 환경을 책임지는 대기기획관

서울특별시청 서소문청사 11층에는 서울특별시의 환경을 담당하는 기후환경본부가 있다. 기후환경본부에는 ▲환경정책과 ▲대기정책과 ▲기후대기과 ▲차량공해저감과 ▲녹색에너지과 ▲자원순환과 ▲생활환경과 ▲에너지시민협력과 등이 있다. 기후환경본부장 아래, 각 과들을 아우르는 사람이 바로 대기기획관이다. 현재 이 자리는 구아미 대기기획관이 맡고 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기후환경본부는 물분야 빼고 환경에 대해서는 다 한다고 보면 된다”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폐기물 관리, 친환경에너지 보급 등 에너지 관리, 친환경 차량 보급 등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함이 ‘대기기획관’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에 대기 질 문제가 워낙 심각해지고 있어서 거기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 대기기획관이라는 직함을 붙였다”면서도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하고 있고 특히 서울특별시청노조 관련 업무를 위임받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특별시가 운용하고 있는 환경미화원은 총 5,988명이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연중 365일 24시간 공백 없는 청소체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특별시는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로 환경 업무를 하고 있다. 또 밤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는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는 기동대 등을 통해 순찰 및 민원 해결을 주로 한다.

각 자치구에서 가로 환경 등을 담당하는 직영 환경미화원, 그러니까 공무관은 2,531명인데, 이 중 1,974명이 가로 환경을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557명은 대형폐기물이나 재활용품 수거, 무단투기 단속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환경 미화 업무는 가로 환경, 재활용 수집, 대형·생활폐기물 수거, 음식물 수거 등 4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가로 환경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민간위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민간위탁의 방식으로 고용된 환경미화원이 3,388명이다. 이들 중 3,037명은 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351명은 가로 환경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2014년부터는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 홍대, 광화문 등을 중심으로 ‘서울 365 청결기동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청소 공백 시간인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활동하며 기간제로 고용돼 2월~11월, 3월~12월 이렇게 2개 조로 운영된다. 현재 서울 365 청결기동대는 69명으로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영등포구, 송파구 등 7개 자치구에서 31개 지역을 담당한다.

공무관 처우개선은 어디쯤 왔나?

2019년 기준, 초임 공무관의 급여는 163만 4,960원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급여가 올라가기는 하지만 근속에 따른 급여차이가 큰 편은 아니다. 30년 이상 일한 공무관은 245만 7,480원의 급여를 받는다. 초임 공무관과 30년 이상의 베테랑 공무관의 임금 차이는 1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청노조는 매년 임금협약을 체결한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지난 1963년부터 25개 구청장의 위임을 받아 노사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시청에서 직접 체결해왔다”며 “단체협약은 격년으로, 임금협약은 매년 체결하는데, 이때 시에서는 구청장 위임을 받은 시장과 선임된 구청장 등 10명 이내의 인원이, 서울특별시청노조 역시 시와 동수의 인원이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또 “실질적으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에서 공무관의 처우개선 정책이 담아지고 있다”며 “지난 56년 동안 공무관의 사기진작을 위한 많은 정책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9년 공무관 임금 지급기준. ⓒ 서울특별시청
2019년 공무관 임금 지급기준. ⓒ 서울특별시청

실제로 구아미 대기기획관에 ‘공무관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에 대해 질의하자 11개의 정책을 설명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이 설명한 11개의 정책은 ▲미세먼지 방지용 보건 마스크 지급 ▲안전과 재해방지를 위한 작업 기준 마련 ▲공무관 휴양소 이용 지원 ▲모범 공무관 부부동반 문화유적지 시찰 지원 ▲방한복 구매 등 특별조정교부금 20억 원 자치구 교부 ▲공무관 휴게실 환경개선사업 ▲선진 청소행정 도입을 위한 국외 연수 ▲장기근속 휴가 ▲종합건강검진 ▲공상자 위로금 지급 ▲안전교육 및 노동법 교육 등 교육사업 등이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이 중에서도 ‘선진 청소행정 도입을 위한 국외 연수’ 정책을 가장 강조했다. 지난 1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요청에 따라 유럽 선진 청소행정 우수 사례 도입을 위해 시, 자치구, 서울특별시청노동조합, 민간위탁 업체 등에서 27명이 ‘신사유람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 5월 14일부터 9박 11일 동안 프랑스와 스위스, 독일 등의 6개 도시에서 연수를 실시했다.

국외 연수를 통해 서울특별시는 ▲도시청결도 시민평가제 도입 ▲다목적 소형 청소장비 도입 ▲시민 대상 쓰레기 감량 교육 ▲청소 공백 최소화를 위한 3교대 근무제 ▲사용자 중심의 공무관 휴게시설 운영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에 시 경찰 참여 ▲쓰레기통 설치 및 청결 관리 등 7개의 우수 사례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도입된 정책은 도시청결도 시민평가제다. 도시청결도 시민평가제는 지난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과 연계해 3번의 평가를 시행했다. 매 평가별로 최우수 자치구로 뽑힌 곳에는 청소 장비 개선 등에 활용하도록 각각 1억 원을 지원했고 2020년에는 도시청결도 시민평가제 활성화를 위해 시민평가단 100명을 선발해 운영비로 1억 원의 예산을 반영하기도 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공무관 작업환경 및 청소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는 전기식 소형 청소 차량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며 “2020년 예산에 5억 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형 청소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도로변 청소 시행으로 공무관 안전사고 예방과 미세먼지, 폭염, 추위로부터 공무관을 보호하는 등 작업 여건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아직 부족하지만”이라는 말로 공무관 휴게실 환경개선사업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특별시 관내에 공무관 휴게실은 477개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2억 원씩 자치구에 지원하고 있다. 시가 지원하는 예산과 각 자치구의 예산을 합해 화장실 및 샤워실 보수, 에어컨 및 냉장고 설치 등 환경개선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2019년까지 22억 원의 예산으로 420개의 휴게실을 보수했다”며 “아직 보수하지 못한 57개의 휴게실 역시 최대한 빨리 지원해 보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 행정안전부 특별조정교부금으로 4억 2,500만 원이 교부됐고, 지난 11월에도 3억 4,000만 원이 교부돼 공무관 휴게실 환경개선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2019년 11월 있었던 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청노동조합 합동 워크숍. ⓒ 서울특별시청
2019년 11월 있었던 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청노동조합 합동 워크숍. ⓒ 서울특별시청

노동존중특별시 서울,
서울특별시청노조와의 소통은?

지난 2015년, 박원순 시장은 최초로 노동 행정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노동존중특별시’를 선언했다. 이어 2016년 2월에는 전국 최초로 국 단위 노동 직무체인 ‘일자리노동국’을 신설한 바 있다. 노동존중을 표방하고 있는 서울특별시는 어떻게 서울특별시청노조와 소통하고 있는지 물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서울특별시는 노사단체교섭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등 기타 필요한 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노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할 때 수시로 개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노사 대표자는 각 10명 이내에서 동수로 구성하고 있다”며 “안건의 개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수시로 안건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매월 1회 이상 노사 실무협의를 수시로 진행한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노조와 소통을 전담하는 직원을 지정했다”며 “수시로 노조의 불편함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박원순 시장과 서울특별시청노조 사이에 핫라인이 있어 노사 대표자가 수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박원순 시장이 노조 행사에 참석하는 등 노조와의 스킨십이 많고 부서에 직접 공무관 처우개선을 위한 의견을 전달하기도 한다”며 박원순 시장의 노력을 언급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이 마지막으로 꼽은 소통방식은 바로 합동 워크숍이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매년 2회, 정기적으로 시와 자치구, 노조가 함께하는 합동 워크숍을 시행하고 있다”며 “워크숍을 통해 사례 발표나 친교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21일과 22일에는 ‘당. 나. 귀 – 당신과 나의 귀한 시간을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서울특별시청노조와 노사 합동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러한 공동 워크숍으로 서로 원만하고 합리적인 교섭이 가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구아미 대기기획관은 “아무래도 시에서는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노사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가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노조와의 소통에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임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