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아름다운 공장을 다녀온 기자들
[취재후기] 아름다운 공장을 다녀온 기자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1.09 00:24
  • 수정 2020.01.09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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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사랑의 옛말. 자꾸 떠오르고 생각나는 사랑 같은 글을 쓰겠습니다.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참여와혁신> 1월호에서는 아름다운 공장을 다녀온 기자들이 '중소기업 일터혁신' 특집을 기획했다. 

기획 배경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터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일터혁신이 쉽지 않다는 현실에서 출발했다. 

어려운 현실뿐 아니라 일터혁신에 대한 오해도 여전하다. 일터혁신은 말 그대로 일하는 곳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일터혁신을 기술혁신과 동일한 것으로 보고 기계화 내지 자동화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동시에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이 일터혁신의 정의라면 일터혁신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기자들이 아름다운 공장 인페쏘를 찾아가고 인천시 산업시설 환경개선 사업을 살펴본 이유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인천시 산업시설 환경개선 사업을 이끈 이남주 인천시 산업진흥과장과 오유선 인천테크노파크 환경디자인센터장을 만났다. 이어서 2016년 인천시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에서 수상한 강소기업 인페쏘를 탐방하고 유봉열 대표이사에게 경영철학도 함께 들었다. 

아울러 일터혁신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을 들어보기 위해 황선자 한국노총중앙연구원 부원장에게 이야기 들었다. 연구자 및 전문가 의견은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 김동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에게 도움받았다. 

중소기업 일터혁신 특집을 취재하며 아름다운 공장을 함께 다녀온 이동희 기자(이하 )와 정다솜 기자(이하 )의 취재후기를 나눠봤다.


우리가 아름다운 공장에 주목한 이유

일터혁신 관련해 2년 전에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고 아나? 당시 아디다스 코리아 사례를 비롯해 일터혁신 특집을 취재할 때였다. 그날 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공간이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고 이야기했던 점이 인상 깊었다. 이어서 소개된 인천시 아름다운 공장 사례도 이남주 산업진흥과장의 발표로 알게 됐다. 

그날 영상을 보면 동희기자도 찾아볼 수 있겠다. 

(웃음) 사실 주요 출입처 중 하나가 제조업이다 보니 공장에 가게 될 일이 꽤 있다. 가보면 공장이 다 똑같다. 아무리 대기업 공장이라도 안에 들어가 보면 칙칙한 모습이다. 그런 전형적인 공장만 봐와서 강연에서 소개된 아름다운 공장에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2년 전 기억을 토대로 이번 커버스토리에서 아름다운 공장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칙칙한 산업시설도 아름답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다. 

그런 멋진 스토리가 내겐 없다. 고백 아닌 고백을 하자면 데스크 지시로 이번 특집에 참여했다. 

그래도 이번에 인천에서 산업단지부터 인페쏘, 사일로, 부평테크시티 디자인환경개선사업까지 같이 취재했다. 실제로 보니 어땠나? 

평소에 겉모습이 내면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나아가 "표면이야말로 우리의 본질"이라는 말도 믿는다. 그래서 일터의 겉모습을 아름답게 바꾸면 분명 노동자의 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상했다. 인천시 취재 과정은 그 예상을 눈으로 확인한 과정이었다.  

길게 말하지 않고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공장을 보고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일터혁신에 성공한 것 아닌가 싶다. 다솜기자가 취재 준비하면서 인페쏘 홈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저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것처럼.

 하하하! 제 '농담'을 기억하시네요. 

일터혁신에 대한 오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야겠다. 인천시의 산업환경 개선이나 아름다운 공장 인페쏘도 모두 일하고 싶은 일터를 만드는 '일터혁신' 사례였다. 그런데 일터혁신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노동자, 노동조합도 꽤 있다고 들었다.   

 일터혁신 이야기를 꺼내면 경직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거 기계화, 자동화해서 노동자 공장 밖으로 내모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노동자에게 일터혁신이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은 데다가 그동안 노동자가 빠지고 경영자 중심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위한 일터혁신을 진행해온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커버스토리를 통해 일터혁신 개념을 환기해보자는 취지도 있었다. 

 맞다. 처음에 우리는 일터혁신 어렵지 않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청소를 비롯해 주변환경을 조금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일터혁신이 될 수 있다는 의도로 접근했다.

 그런데 청소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사실 저부터도 당장 주변에 질서 없이 쌓인 자료들을 정리하자고 하면 귀찮은 마음이 먼저 들긴 한다. 그래서 일터혁신에서는 이런 노동자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 중요하고 사람 마음을 바꿔야 하는 일이라 오래 걸리기도 한다. 이번 취재에 많은 도움을 준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일터혁신은 CEO의 의지뿐 아니라 노동자와 합이 맞아야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야기하다 보니 떠오른 건데 지난해 마트노조에서 박스에 손잡이 구멍을 내달라고 한 것처럼 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찾아내고 바꿔나가는 것, 조금 사소해 보일지라도 일터혁신이 될 수 있는 거다. 

더 많은 '일터혁신 중소기업 탐방기'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지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취재하면서 앞으로도 일터혁신 중소기업 사례를 발굴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직접 방문하거나 취재하지 못한 사업장이 꽤 있다. '일터혁신 중소기업 탐방기'라는 이름으로 중소기업 사례 계속 발굴하고 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공감한다. 취재 과정에서 계속 나눴던 이야기다.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1월호에서 인페쏘로 첫발을 뗐으니 다양한 일터혁신 중소기업 사례를 취재해보자. 2월호도 기대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