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교통공사노조 21일부터 운전 거부 예고
[종합] 서울교통공사노조 21일부터 운전 거부 예고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1.09 12:25
  • 수정 2020.01.1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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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의 노동시간 연장 불법·부당한 운전업무 지시”
“노동시간 일방 연장 근기법·노조법·노사합의 위반”
“오는 20일까지 지하철승무노동자 노동시간 되돌려라”
오는 21일부터 부당한 열차업무 거부를 밝히는 서울교통공사노조 기자회견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오는 21일부터 부당한 열차업무 거부를 밝히는 서울교통공사노조 기자회견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서울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이 오는 21일부터 운전업무 거부를 예고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하철승무노동자(=기관사, 차장)들은 노동시간 연장이 서울교통공사의 일방적 개정이라며 기자회견, 노숙농성 등을 벌여왔다.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은 마지막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민주노총 공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위원장 윤병범, 이하 서울교통공사노조)는 ‘부당한 열차운전업무 지시 거부’ 기자회견을 열었다.

약 열흘 동안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승무노동자 노동시간 연장을 이전으로 되돌리지 않는다면 1월 21일 첫차부터 서울지하철이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본부의 노조 조직률은 약 91% 정도이며 2,800여 명 정도의 승무노동자들이 운전 업무를 거부함에 따라 서울시민의 지하철 이용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엉망진창이 돼버린 승무업무로 이용승객의 생명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며 “국민여러분의 불편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합법적 권리행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지하철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현재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의 열차 운행 시간이 평균적으로 12분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평균의 함정’이라는 게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주장이다. 모든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이 12분씩 운행시간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1시간 이상이, 누군가는 12분보다 짧게 연장되는 일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승무노동자 교대 장소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하철 운행을 12분만 더 한 후 해당 정차 역에서 교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교대 장소까지 운행을 더 해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결국 평균 12분 연장은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서울교통공사노조의 분석이다.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의 노동은 사회적 이슈였다. 장시간 노동으로 비롯한 컴컴한 지하철을 오래 응시해야 하는 상황, 생리현상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상황, 철로 소음에 오래 노출되는 상황 등으로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은 공황장애를 겪었다. 공황장애로 9명의 지하철승무노동자가 자살했다.

이번 지하철승무노동자들이 예고한 열차운전업무 거부는 파업이 아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회사나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는 거부할 수 있으며 부당한 업무지시에 불복, 이행을 거부한 노동자를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라며 부당한 업무지시 거부임을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의 자문을 마친 상태이기도 하다.

윤병범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공사의 일방적 승무원 노동시간 연장은 근기법 위반, 노조법 위반, 노사합의 위반”이라며 “승무원과 이용승객의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지금까지 부당업무지시 거부라는 권리행사에 나서지 않은 것은 이용승객의 불편 때문이었지만,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진전 없는 상황에 합법적 권리 행사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020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라며 “지금의 시대정신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자들이 안전해야 시민의 안전한 이동권이 보장된다”며 서울교통공사의 일방적 노동시간 연장을 규탄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12분이 늘어난 것인데, 이것을 못하겠다하고 원상회복만 이야기하니 무리가 있다”면서도 “현재 대화는 계속 진행 중이고, 1호선과 4호선처럼 장시간 승무가 발생하는 부분은 중간에 교대가 가능토록 하는 것도 제시하고 있으며 사측이 교섭 요청도 하고 있어 비관적으로 전망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