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출범 공무직위원회, 노동계는 구색만?
2월 출범 공무직위원회, 노동계는 구색만?
  • 최은혜 기자, 박완순 기자,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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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공무직위원회 발전협의회 진행
공무직위원회 위원으로의 노동계 참여는 미지수
고용노동부 전경 ⓒ 참여와혁신 포토DB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 이하 노동부)는 '공공부문 공무직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이하 훈령)을 행정예고했다. 20만 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공무직 및 비정규직의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노동부와 양대노총은 공무직위원회 발전협의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는 공무직위원회에 대한 노동계 의견을 듣는 자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노동부는 노동계에 발전협의회의 구성 및 의제 등에 대한 의견을 청했다. 노동계는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시간이 필요해 당장 의제를 제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직위원회, 훈령부터 노정 온도 차

그러나 지난 11월 정부가 행정예고한 훈령을 볼 때 노동계가 공무직위원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훈령 상 노동계가 공무직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 자체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훈령 제3조를 보면, 공무직위원회의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맡는다. 또 위원에는 기획재정부 1차관, 행정안전부 차관, 교육부 차관, 국무조정실 차장, 인사혁신처 차장이 포함된다. 상정안건과 관련 있을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부기관장, 광역지방자치단체의 행정부시장 혹은 행정부지사, 시·도교육청의 부교육감 등을 위원장이 위원으로 지명할 수 있다. 그 밖에 공무직위원회의 운영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위원장이 지명할 수는 있지만, 노동계의 참여가 명시된 것은 아니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훈령 상, 노동계가 공무직위원회의 위원으로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수의 노동계 관계자들은 〈참여와혁신〉에 “발전협의회 위상이 결국 노동계 의견수렴을 위한 요식행위가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공무직위원회에 노동계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협의회를 통한 의견수렴 정도의 참여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노동부에 훈령 수정을 요구했다. 행정예고 기간인 만큼 수정 요구가 반영될 가능성은 있다. 특히 민주노총은 공무직위원회를 노정교섭의 틀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공무직위원회에서 노정이 충분한 협의할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무직위원회에서 협의한 사항이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단체협상 정도의 효력을 가져야만 실질적 처우 개선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노동부는 공무직위원회를 노정교섭창구로서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참여와혁신〉에 “행정예고한 훈령은 정부 안 중 하나이고 관계부처,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해가는 과정”이라며 “위원 구성과 관련해서도 15인으로 구성하는 것 외에 누가 참여하는지, 당연직과 위촉직의 범위 등 확정된 안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2월 초 출범예정이지만…

노동부가 “확정된 바가 없다”고 주춤하면서 노동계에서는 “도대체 뭘 논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참여와혁신〉이 접촉한 노동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상이 그려지지 않는다”며 “뭘 논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정부측에서도 구체적으로 하겠다는 뭔가가 없다”며 “솔직히 공무직위원회가 급조된 느낌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동부는 “공무직위원회를 2월 초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2월 내 출범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다수의 전망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공무직위원회가 정부기구로 출범 예정인데, 정부기구는 인력이나 조직도 등을 행정안전부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행정안전부에서 승인을 받은 이후 다시 법제처로 넘어가 승인을 받아야 공식 출범이 가능한데,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교착상태에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공무직위원회 발전협의회의 다음 회의는 오는 29일로 예정돼있다. 다음 회의까지 노동계는 공무직위원회 및 발전협의회에서 다룰 의제를 정리해오기로 했다. 노동부 역시 15일 있었던 회의에서 나온 노동계 의견에 대한 노동부 입장을 정리해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무직위원회에 대한 노정 간 이견이 크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어 2월 초 출범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