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지내는 49재 … 기수는 말이 없었다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지내는 49재 … 기수는 말이 없었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1.16 18:02
  • 수정 2020.01.17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운수노조, “마사회와 진전 없는 대화만”
오는 17일 故문중원 시민대책위 오체투지 행진 예정

아이는 울지 않고 물었다. “아빠 죽었어?”

故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는 오열하며 아이를 품에 안았다. 극락전은 사람들의 흐느끼는 소리와 목탁 소리, 스님들이 경을 외는 소리로 가득했다.

16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조계사 극락전에서 故문중원 기수 49재를 지냈다. 49재는 보통 장례를 치르지 않고 지내지 않는다. 그러나 故문중원 기수 49재는 장례 없이 진행됐다. 49재가 끝나고 유족과 시민대책위, 노동자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헛상여의 길을 잡았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故문중원 기수 49재 이후 헛상여 행진을 시작하기 위해 모인 유족과 시민대책위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지난해 11월 말 故문중원 기수는 한국 마사회 운영 구조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故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는 진상규명과 마사회 운영 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현재까지 투쟁 중이다. 故문중원 기수가 생을 마감한 지 49일이 지났지만 한국마사회와 대화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故문중원 기수가 죽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만 기수와 말관리사가 7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들의 유서는 故문중원 기수의 유서와 같이 마사회 운영 구조 부조리 문제와 다단계하도급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15일 故문중원 시민대책위는 한국마사회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대책위의 고발 사유는 마사대부심사업무를 방해하여 故문중원 기수의 합격을 임의로 바꿨다는 것이다. 

故문중원 기수의 시신은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 높여있다. 유족은 故문중원 기수가 지적한 마사회 운영 구조 부조리 문제가 해결되고 故문중원 기수가 겪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되면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오는 17일 사안의 심각함을 강조하기 위해 故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오체투지 행진을 벌인다. 행진은 과천 한국마사회에서부터 시작해 4박 5일 일정으로 21일 청와대 앞에서 마무리한다.

아이를 품에 안고 오열하는 故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발언을 시작하지도 못한 오은주 씨, 울음을 삼키고 "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미안하고 저 때문인 것 같다"며 "남편의 한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故문중원 기수 49재가 끝나고 청와대 방향으로 진행한 헛상여 행진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故문중원 기수 49재와 헛상여 행진에 참가한 故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