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사업장 겨울나기] 광화문 톨게이트 천막농성장의 밤
[투쟁사업장 겨울나기] 광화문 톨게이트 천막농성장의 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1.20 08:14
  • 수정 2020.01.23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톨게이트 투쟁 205일 차
광화문 세종로공원 천막농성의 밤

한겨울 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은 해를 넘겼다. 

이들은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와 청와대 앞에서 여름을,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안과 밖에서 가을을,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이제 봄을 기다리는 이들의 투쟁은 205일, 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은 134일, 광화문 세종로공원 천막농성은 74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농성은 73일째다.

투쟁 200일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 천막농성 현장을 찾았다. 현장엔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산하 민주연합노조, 공공연대노조, 경남일반노조와 인천일반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서울의 긴 겨울밤을 밝히는 이들은 “추워 죽겄다” “이젠 조금 지친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호탕한 웃음과 농담으로 힘을 내고 있었다. 
 

17:00 “왔어요? 밥부터 먹어요”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에서 나와 걷다 보면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세종로공원 농성천막이 보인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에서 나와 걷다 보면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세종로공원 농성천막이 보인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농성 천막 곳곳엔 플래카드, 연대편지 등이 걸려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농성 천막 곳곳엔 플래카드, 연대편지 등이 걸려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오후 5시, 광화문역 9번 출구로 나와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걷다 보면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농성천막 여덟 동이 보인다. 초록 천막 바깥엔 찬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을 한겹씩 덧댄 모습이다. 

농성장 안으로 들어서자 밥 냄새가 났다. 밥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5시, 두 번인데 딱 맞췄다. “왔어요? 밥부터 먹어요.” 낯익은 기자를 본 윤서구 씨(48)는 왜 왔는지 묻지도 않고 밥부터 챙긴다. 이날 메뉴는 나물비빔밥과 유부된장국이었다.
 

17:30 “추워 죽겄어. 사람 사는 게 아니야” 

천막농성장에서 오후5시는 저녁 밥시간이다. 메뉴는 비빔밥과 유부 된장국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천막농성장에서 오후5시는 저녁 밥시간이다. 메뉴는 비빔밥과 유부된장국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밥을 비비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기자에게 진명숙(55) 씨가 "조명이 초록색이라 사진이 잘 안 나올 텐데" 걱정하며 본인의 비빔밥을 테이블 위에 올려줬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밥을 비비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기자에게 진명숙(55) 씨가 "조명이 초록색이라 사진이 잘 안 나올 텐데" 걱정하며 비빔밥을 테이블 위에 올려줬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밥을 받은 이들은 천막 안으로 속속 들어갔다. 눈에 보이는 천막으로 가 지퍼를 위로 올려 열어 안으로 들어가니 전서정 씨(54), 진명숙 씨(55), 박삼오 씨(54)가 전기장판 위에 작은 테이블을 놓고 식사 중이었다.

“들어와요. 여기 안으로 앉아.” 스티로폼 깔개, 전기장판, 침낭, 이불로 데워진 바닥은 뜨끈했다. 이정도면 밤을 지낼 수 있겠다 싶었지만 천막 틈으로 파고드는 찬 바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엉덩이만 따뜻했다. 가만히 있을수록 한기는 크게 느껴졌다. 두꺼운 패딩점퍼를 벗지 못한 채 자꾸 어는 손을 전기장판 위에 대며 틈틈이 녹였다. 

한여름 청와대 앞 천막농성과 한겨울 광화문 천막농성 중 언제가 더 힘드냐고 묻자 전서정 씨는 “여름에는 새벽 두세 시 되면 비가 많이 왔거든요. 그래도 여름에 비 맞는 게 낫죠. 그냥 씻고 옷 갈아입으면 되니까. 그런데 여긴 옷을 껴입어도 해결이 안 된다”며 “천막 달랑 하나에 밑으로 바람이 다 들어오니까 추워 죽겄어요. 사람 사는 게 아니야”라고 답했다.

파고드는 추위에 잘 때는 머리 끝까지 침낭을 덮는다. 진명숙 씨는 “이불 덮고 자면 답답하다고 하잖아요? 추위보다 답답한 게 훨씬 낫다”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숨 쉬는 건 안 불편한지 묻자 전서정 씨가 말했다. “이렇게 손으로 얼굴 위쪽을 살짝 들고 자면 돼요, 하하하!” 
 

18:00 “장윤정이 노래 ‘애가타’가 아니고 내 애가 타서 죽겠다”

광화문 세종로공원 톨게이트 농성천막 안 모습.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광화문 세종로공원 톨게이트 농성천막 안 모습.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도로공사에서 일할 때 모습을 보여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직장 동료들이 만들어준 초코파이 생일케이크를 든 박삼오 씨,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 "으하하하하! 이 사진 아무도 안 믿을 거야" 제주도에 놀러갔을 때 진서정 씨 모습, 서울로 투쟁하러 올라오기 전에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마음으로 물건을 가득 채워둔 사물함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도로공사에서 일할 때 모습을 보여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직장 동료들이 만들어준 초코파이 생일케이크를 든 박삼오 씨,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 "으하하하! 이 사진 아무도 안 믿을 거야" 전서정 씨가 친구들과 제주도에 놀러갔을 때 모습, 서울로 투쟁하러 올라오기 전에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마음으로 물건을 가득 채워둔 사물함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전서정 씨는 이날 오후 근처 인사동에 잠시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이고 추운데, 사람들 놀러는 많이 다니더라고요. 나는 언제 저렇게 놀러 다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우리는 너무 추운데 사람들은 왜 나왔지 싶더라고.”

잠깐 생각에 잠겼던 그는 “마음 차이겠지?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는 거랑 생계를 위해 투쟁하는 건 다르니까. 또 그 사람들은 잠깐 추우면 따뜻한 곳으로 돌아갈 곳이 있는데 우리는 아니잖아. 돌아갈 곳이 천막밖에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옆에 앉아 있던 진명숙 씨는 세종문화회관에 들어갔던 이야기를 꺼냈다. 서울 근교에 살지만 농성천막 바로 옆 세종문화회관 안으로는 한 번도 못 들어갔던 그였다. 그는 어느 날 세종문화회관 안이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서 들어가봤다고 했다. 가보니 어땠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너무 좋더라고요. 부러웠지. 우리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거기 사람들은 비싼 공연 보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열 받는 거야. 그래서 거기서 그냥 세수하고 왔어요. 하하! 화장실도 좋더라고.”   

같이 웃던 전서정 씨는 인적이 드문 새벽, 청와대 근처 무궁화동산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나오다가 모르는 할머니가 주머니에 돈을 넣어준 적도 있었다. 그는 “새벽에 어떤 할머니가 ‘새댁이 춥지. 뜨신 데 가서 지져’라며 주머니에 돈을 넣어줬다”며 “그땐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신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2만 원이 있었다. 누군지 알아야 돌려주지. 그걸로 실 사서 목도리 떴어요”라고 했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겪은 별별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전서정씨가 물었다. “어휴. 진짜, 언제 끝날려나. 언제 끝날 것 같아요?” 답을 바란 질문은 아니었다. “진짜 애가 탄다. 장윤정이 노래 ‘애가타’가 아니고 내 애가 타서 죽겠다.”
 

18:30  “우리가 지쳤나? 지쳤어?” 

이양진 일반연맹 위원장이 톨게이트 승리 문화제에서 기타 치며 '나 어떡해'를 열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이양진 일반연맹 위원장이 톨게이트 승리 문화제에서 기타 치며 '나 어떡해'를 열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故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가 톨게이트 승리문화제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故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가 톨게이트 승리문화제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저녁 6시 30분, 평일 저녁마다 열리는 ‘톨게이트 승리 투쟁 문화제’가 시작됐다. 이날 자리에는 50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민분향소를 지키고 저녁 7시엔 촛불문화제를 여는 故문중원 기수 유족이 함께했다. 

문화제의 시작은 이양진 전국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의 공연이었다. 이양진 위원장이 “여러분이 조금 지친 것 같아서…”라고 입을 떼자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반문했다. “우리가 지쳤나? 지쳤어?” “아니, 아니!” 관중 속에서 이런 소란이 있는 줄도 몰랐던 이양진 위원장은 기타를 치며 노래 ‘나 어떡해’를 열창했다. 

이어서 故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가 무대 앞으로 나왔다. 오은주 씨는 “항상 같이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셨는데 늦게 찾아봬서 너무 죄송하다”며 “하루빨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분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우린 계속 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 저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제를 마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50여 명은 ‘한국마사회 경마기수 문중원열사 추모 촛불문화제’로 이동해 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20:00 "너 아니면 없어? 뭐 하러 그렇게 유별 떨고 살아"

톨게이트 승리문화제를 마친 뒤 '한국마사회 경마기수 문중원열사 추모 촛불문화제'로 이동하는 요금수납 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톨게이트 승리문화제를 마친 뒤 '한국마사회 경마기수 문중원열사 추모 촛불문화제'로 이동하는 요금수납 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경마 기수들한테 그런 아픔이 있는 줄 몰랐다”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차가워진 천막 안으로 돌아갔다. 이들에게 가장 지칠 땐 언제인지 물었다. 

“친한 친구들이 ‘야 포기해 이제. 뭐 그렇게 힘들게 살아’ ‘뭐 하러 그렇게 유별 떨고 살아’ 이런 말 하면 너무 힘 빠지죠.” (진명숙)  

“너 아니면 다른 사람 없어? 너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이 하면 그때 들어가도 될 텐데 뭐 하러 나서서 그러냐고 그런 말할 때 제일 속상하지.” (전서정) 

그럴 땐 어떻게 답할까? “내 일이니까 내가 나와서 한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볼 때 제일 짜증나요. 자기도 안 하면 너라도 열심히 하라고 해야 하는데 자기도 안 하니까 너도 하지 말라는 식이잖아. 그러면 맥 빠지거든요. 근데 어디서 자꾸 김새는 소리가 난다?(웃음)” (전서정) 
 

20:30 "누가 오는 게 비타민이에요" 

공공연대노조 천막으로 연대 온 대전지부 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공공연대노조 천막으로 연대 온 대전지부 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주황색 조끼를 입는 공공연대노조 천막에서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천막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연대온 공공연대노조 대전지부 조합원들이 함께였다. 

김현숙 씨(52)는 연대가 꼭 비타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를 꾸준히 와주시는데, 이분들이 비타민 같아요. 사실은 사람이다 보니까 투쟁 의지가 늘 높아지는 게 아니라 굴곡이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누군가 꼭 이렇게 와준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현숙 씨에게 200일 넘는 투쟁 기간 어려운 점은 없었냐고 묻자 그는 “없었다”고 답했다. “저는 일은 했지만 여자이자 주부다 보니까 옳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동안 말을 못 하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목소리 낼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 과정을 동료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어려운지도 몰랐어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자면서 힘든 줄 몰랐죠. 지금도 추위보다는 정당하지 못한 상황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 사실 힘든 건 모르겠어요." (김현숙) 
 

21:00 “다시 시작, 오늘이 1일 차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천막 안에 조끼와 함께 걸어둔 외투.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하루 일과를 마치고 천막 안에 조끼와 함께 걸어둔 외투.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손피켓에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의 이름에 밴드를 붙이고 있다. 이강래 전 사장이 총선에 출마해 이름이 보이는 손피켓을 들고 투쟁 현장에 다니면 선거법에 걸릴 수 있어서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손피켓에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의 이름에 밴드를 붙이고 있다. 이강래 전 사장이 총선에 출마해 이름이 보이는 손피켓을 들고 투쟁 현장에 다니면 선거법에 걸릴 수 있어서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구멍 뚫리고 지워진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의 이름.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구멍 뚫리고 지워진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의 이름.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저녁 9시가 가까워지자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하루를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자기 전, 클렌징 티슈로 얼굴을 닦아내고 세종로공원 옆 지하 식당가 화장실에서 양치를 했다. 온수가 나오는지 묻자 “온수 같은 소리 하지 말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가 얼 것 같은" 양치를 마친 이들이 다시 모인 농성천막은 저녁 10시쯤 불이 꺼진다. 그 전에 마지막으로 투쟁 200일을 맞은 소감을 물었다. 

“지난해 6월 30일에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최소 6개월은 봤으니까 200일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그런데 딱 한 가지, 나라에 대한 불신이 생겨버렸어요. 우리는 살아오면서 세금 한 번 늦게 내도 불안해하고 신호등 하나라도 꼭 지키면서 살았는데 이 나라는 대법원판결 무시하고 공기업조차도 법을 안 지키니까요.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어요. 올해 4월 총선인데 누굴 찍어야 할까요? 누굴 믿고 나라를 맡길 수 있을까요?” (전서정)  

“200일 지난 건 몰랐어요. 회사에 다니면 내일이 쉬는 날인지 아는데 날짜 감각이 없어졌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아픈 사람들도 생기고 힘들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죠. 설이 다가오는데 이젠 안 해본 투쟁 다 해보고 들어가자는 마음뿐이에요.” (윤서구) 

“마음이 착잡하죠. 늘 기대하고 역시나를 반복하니까요. 열 개 가진 사람이 하나 가진 사람 우습게 생각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만약 자신들의 일이었으면 이렇게까지 우리한테 말 바꾸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까 싶은 거죠.” (김현숙)  

“시간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아요. 추석 때는 집에 갈 수 있을 거다, 단풍이 지기 전에 갈 수 있을 거다, 연말이다, 신년이다 이러면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최근에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꽃상여 만들어서 ‘다시 시작이다. 투쟁 1일차다’라고 외친 것처럼 이제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이에요.” (진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