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에티스 대표, 부당노동행위로 검찰 송치
한국조에티스 대표, 부당노동행위로 검찰 송치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1.22 17:07
  • 수정 2020.01.22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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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이후 징계 남발 ... 노조,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
고용노동부, 기소의견으로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 검찰 송치
지난 2019년 11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한국조에티스 노조탄압 중단 및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화섬식품노조 한국조에티스지회(지회장 김용일, 이하 지회)는 22일 고용노동부가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를 직장폐쇄, 교섭해태, 지회장 업무배제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에티스는 동물의약품을 전문으로 연구, 생산,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반려견 심장사상충 치료제인 ‘레볼루션’으로 유명하다. 한국지사에는 생산-연구직군이 없고 영업과 판매직군만 있다. 2013년 2월 1일 한국화이자그룹으로부터 분리됐으며 직원 규모는 약 50명이다. 지회는 2015년 10월 13일 회사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설립됐다. 조합원 수는 27명이다.

노사 관계 파국맞은 한국조에티스

한국조에티스 노사는 2018년 12월 18일 '2019년 단체협약' 첫 상견례를 시작했다. 하지만 교섭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교섭 중인 2019년 3월 28일 임금인상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지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4월 30일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또한, 교섭에서 타임오프 축소 등 기존 단체협약을 개악하는 안을 제시했다.

교섭이 난항을 겪자 지회는 2019년 6월 26~27일 부분파업(영업부 조합원 14명)을 진행했다. 이에 맞서 회사는 6월 28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는 노동자의 파업에 대항하는 사용자의 권리다. 하지만, 지회는 한국조에티스가 부분 파업이 끝난 이후 조합원의 노무 제공 의사가 있음에도 직장폐쇄를 단행했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7월 2일 노동부의 중재가 있고 나서야 직장폐쇄를 중단했다.

2019년 6월 28일 직장폐쇄를 시행한 한국조에티스. 조합원의 출근을 막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지회에 따르면, 부분파업-직장폐쇄 이후 회사는 지회장 및 조합원에게 징계를 남발했다. 김용일 한국조에티스지회 지회장은 정직 3주를 받았고, 조합원 27명 중 15명도 징계 처분을 받았다. 또한, 10월 31일 회사는 김용일 지회장의 이메일과 노트북, 차량 등을 사용중지했고, 사무실 출입을 금지했다.

지회는 이러한 회사의 행위를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7월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를 교섭해태 및 지회장 업무배제 등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이어 9월에는 공격적 직장폐쇄로 추가 고발했다. 이후 지회는 11월 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22일로 64일째다.

지회는 2019년 6월 1일 새로운 인사부장이 부임하면서 회사와 교섭이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지회는 “현 인사부장이 노사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P주류회사에서 이직했다”며, “인사부장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단체협약을 개악하는 내용을 교섭에서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의 기소의견에도 교섭은 어려울 듯

박병주 고용노동부 강남지청 감독관은 “9월 말부터 이윤경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해왔으며,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했다. 지난 10일에 노조에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다”며, “노사 간 중재를 계속 시도하고 있으나 어렵다. 갈등이 갈 데까지 간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용일 한국조에티스지회 지회장은 “공식적인 교섭은 8월 31일부로 멈췄다. 실무진 협상도 9월 이후로 없다”며, “11월 7일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국회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후 사측도 기자간담회를 실시했는데 그 당시 회사를 정상화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새로 진전된 사안은 없다. 답보상태”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김용일 지회장은 “아직 단체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회사가 1월 1일부로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을 인상한다는 계획을 통보했다”며, “고용노동부의 기소의견에도 재판에서 끝까지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하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한국조에티스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2020년 1월 9일 한국조에티스가 조합원을 제외한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인상 계획을 밝혔다. ⓒ 화섬식품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