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노조 “현대중공업, 입찰 참여 포기하라”
대우조선노조 “현대중공업, 입찰 참여 포기하라”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8.09.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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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상경투쟁 "정보ㆍ기밀 빼내기 위한 것 아니냐"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이세종)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10일 오후 2시부터 조합원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부적격 업체 현대중공업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동종업체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세종 위원장은 “매각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바람직한 방법으로 매각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고용과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예비입찰 진행과정에서 조선업종 배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도 대의원대회에서 인수 반대를 결의했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이 계속 인수를 추진한다면 골드만삭스, 두산을 떨어뜨린 것처럼 실사저지 투쟁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노동조합 김경수 정책기획실장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이 의심된다. 인수 의사가 없으면서도 정보와 기밀을 빼내기 위한 수단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른 한편으론 경쟁을 유발시켜 인수가를 높임으로써 이후 경쟁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며 강한 의심을 제기했다.

김 실장은 이어 “현대중공업이 인수한다 해도 시너지효과가 없다. 영업이나 설계 등은 중복될 것이 뻔한데 만약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조합원이 입게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현재로선 예비입찰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현대중공업의 입찰을 저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면서도 “현재 방법을 찾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현대중공업의 예비입찰 참가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노동조합은 9월 중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현대중공업 인수 배제 방침은 대의원대회 결의사항인 만큼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