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태일의 뜻이 살아가는 전태일들 돕는다
청년 전태일의 뜻이 살아가는 전태일들 돕는다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1.31 14:48
  • 수정 2020.04.04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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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재단, 배움에 뜻 있는 이웃에게 장학금 전달 ... 학생 아니라도 대상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가난은 포기를 강요한다. 적어도 학업에서는 그렇다. ‘나중에’라며 다음을 기약할지라도 때를 놓치면 되돌리는 게 만만치 않다.

50년 전 한 청년도 가난한 집안 형편에 재단사가 되면서 가방끈을 잘랐다. 그는 짧았던 학창시절에 대해 “50분 수업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았다. 정말 하루하루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루 노동을 마치면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근로기준법을 공부했던 청년 전태일 이야기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가난에 학업을 포기할 처지에 놓인 전태일들이 있다. 전태일재단은 가난한 자들이 배움의 뜻을 포기하지 않도록 ‘전태일장학금’ 사업을 통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까지 4회에 걸쳐 총 80여 명에게 1억3천 여 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전태일장학생으로 선정된 11명에게 총 2,00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전태일재단은 장학금 지원 대상 범위를 넓혔다. 재수생이나 학교 밖 청소년처럼, 중·고등생이나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다. 임현재 전태일장학금 운영위원장은 “전태일의 사랑 정신에는 어떤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 배움을 갈망하는 불우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이라고 대상 범위를 넓힌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더 많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후원금이 충분하지 못해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11명에 선정된 대상자는 대입 재수생, 사회활동가 본인 또는 자녀, 노동운동가 자녀 등 배움을 갈망하는 다양한 사람이다.

대상자들은 2020년 전태일장학금을 2월 28일 금요일 오후 5시 중구 구민회관 1층 소강당에서 열리는 ‘전태일재단 후원회원의 날’ 행사에서 전달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