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금융노조에서 만난 신간
[이모저모] 금융노조에서 만난 신간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02.11 07:52
  • 수정 2020.02.1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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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정책본부 국장, 여덟 번째 시집 ‘서사시 금강산’ 출간
ⓒ 천년의시작

‘저자’의 사전적 의미는 ‘글로 써서 책을 지어낸 사람’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위원장 박홍배)은 최근 저자 두 명을 배출했다.

지난 1월 말, 25대 집행부의 일원이었던 안배영 대외협력본부 부위원장은 부위원장직 임기 마감과 함께 자신의 논문인 ‘고령화와 기술진보가 은행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로 명지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학위 과정 승인을 마치면서 논문 저자가 됐다.

이뿐만 아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를 그리는 시집의 저자도 있다. 시집의 주인공은 공광규 정책전략본부 국장이다. 공광규 국장은 1986년 문단에 데뷔하여, 이번으로 여덟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시집 이름은 <서사시 금강산>(천년의시작 펴냄)이다.

380페이지에 시 129편을 담은 시집은 소설집과 두께가 흡사하다. 절경을 노래할 수 있는 산이라면 남쪽에도 많은데, 공광규 국장은 왜 하필 ‘금강산’이라는 주제로 시를 쓰게 됐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니인터뷰>

▲ 공광규 금융노조 정책본부 국장

Q. 시인 공광규는 ‘소주병’이라는 시로 익히 알고 있다. 금강산으로 대형 서사시를 쓸 생각은 언제 했나?

오래 됐다. 이렇게 많은 분량이 나올지 몰랐다. 내 문학적 토대는 노동과 민중과 민족이다. 이런 문제를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고, 서사시로 써보려 계획했던 와중에 가장 좋은 소재가 금강산이라고 생각했다. 사드문제로 남북간 금방 전쟁이 터질 듯한 2017년에 본격적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북이 외세에 의해 이렇게 대결로 치달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Q. 금강산은 어떤 산인가?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고, 이야기와 역사,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 있고, 동식물과 곤충 등 생태의 보고이다. 이런 유적들이 민족상잔인 6.26전쟁 때 가장 많이 파괴됐다. 고대 화랑부터 시작해서 승려, 유가 지식인들이 민족이 외세로부터 환란을 당할 때마다 금강산을 순례하면서 민족의 정체성과 기상을 확인했던 공간이다.

Q. 노동조합에서 오래 일했는데, 서사시 ‘금강산’에 노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가?

많다. 옛 농경사회에서 이루어진 지주들의 착취와 어렵게 사는 민중들, 지주들의 횡포에 금강산 호랑이나 매, 신선 등의 힘을 빌려 대응하거나 종교권력인 불교사찰에서 일어났던 소년노동 등 여러 가지가 나온다. 소년노동은 사찰 주지의 가혹한 노동에 못 견뎌 연못에 뛰어들어 자살한 유점사 근처 소년소(少年沼)라는 곳이 대표적이다. 요즘 같으면 난리날 일이다. 일제하에 금강산 자락의 지역인 통천지역 노동자 태업도 언급하고 있다.

Q.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시는 비유다. 비유를 통해 통틀어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우리민족끼리 남북간 동족간 대결 없는 평화통일을 향해 전진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민족끼리 정서와 정신의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독일처럼 분단의 벽돌을 깨는 민중들의 용기도 필요하다. 그걸 할 사람은 분단의 피해자인 우리 노동자 민중들이다. 정치권력은 분단을 이용한다. 모든 전쟁이 그렇지만 정치경제 권력은 전쟁도 불사한다. 아무튼 동족간 남북간 대결 없는 전쟁 없는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게 이 시의 주제다. 금강산은 소재일 뿐이고 시적 공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