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눈물의 의미
[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눈물의 의미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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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만 씁쓸한 아메리카노 한 잔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지난 2013년 7월, 수능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치르던 고3 수험생들은 1교시 국어 영역이 끝난 뒤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가 아닌 마지막 문제의 지문 때문입니다.

지문에는 자궁암 말기의 여자 주인공이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시어머니, 남편과 이별을 준비하는 내용입니다. 담담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여자 주인공의 대사는 눈물이 나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지문은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작품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로도 나온 이 작품은 한 번 보면 눈물을 펑펑 쏟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내내 생각나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득 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눈물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줍니다. 누군가의 상황에 공감하며, 또는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고마움이나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나옵니다.

최근 취재를 하던 중 취재원의 눈물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한 사업장을 취재하기 위해 사무금융노조 하나외환카드지부장을 만났습니다. 오랜 기간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했지만 완성형은 아니었습니다. 지부장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을 만나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던 중 갑작스럽게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기뻐하던 분들의 얼굴에서 공감을 느꼈다며, 노조의 책임감도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금융으로 인수가 확실시 된 더케이손해보험 기자회견 현장을 찾았을 때 또 눈물을 보게 됐습니다. 매각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고용이 보장되지 않아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더케이손해보험지부장은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며 목소리를 떨더니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동고동락한 조합원들이 매각이 되더라도 함께 자리를 지켰으면 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취재 현장을 가보면 눈물을 흘리는 취재원들을 마주치곤 합니다.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슬픈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떨구는 취재원을 보면 마음이 울렁거립니다.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료가 어려움을 겪지 않길 바라는 심정이 절절히 느껴지곤 합니다.

여전히 한국 사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이 안타까움과 서러움의 눈물보다는 기쁨의 눈물을 지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