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위원장 “끌려 다니지 않는 대화다운 대화 하겠다”
김동명 위원장 “끌려 다니지 않는 대화다운 대화 하겠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2.18 11:03
  • 수정 2020.02.20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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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한국노총 방문 ... 경사노위 위촉장 전달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임기를 시작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찾아 경사노위에서 한국노총의 역할을 주문했지만, 김동명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일정하게 선을 그었다. 예전 집행부와는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한국노총은 18일 오전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위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경사노위는 김동명 위원장에게 경사노위 위원 위촉장을 전달했다. 한국노총 위원장은 당연직 위원이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사회적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한국노총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의제 선정과 내용에 있어 한국노총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사회적 대화에서 한국노총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사회적 대화 첫 출발에 한국노총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이후에는 한국노총과 경총이 중심을 잡아주고, 다음으로 정부에서 논의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순서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동명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앞으로 사회적 대화를 한다고 해서 단기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 주체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서로를 당당한 주체로 인정하는 가운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대화가 됐든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얽매이거나 끌려 다니지 않고 대화 자체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되 노동 주체가 바로 서지 않으면 사회적 대화가 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동호 사무총장도 “경사노위도 전보다 노동자 편에 서서 노동자를 위한 법 개정에 역할을 같이 해야 한다”며 “한국노총에서 주체적으로 함께 할 것이니 많은 협조 부탁한다”고 뼈 있는 말을 전했다.

그동안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이 주축이 돼 운영돼 왔다. 노동계의 다른 한 축인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 문제를 결론내지 못하면서 한국노총 중심의 운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김동명 위원장이 '무조건 대화' 기조에 갇히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상 경사노위 운영이 마냥 순항할 것으로 점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동명 위원장의 '얽매이거나 끌려 다지지 않겠다'는 발언은 경사노위라는 틀에 굳이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취임하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정책협약의 이행을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