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에 드디어 노동조합의 깃발이 올랐다. 삼성웰스토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삼성전자, 삼성화재에 이어 5번째로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한국노총은 20일 오전 한국노총회관에서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노조를 이끌게 될 김정란, 이창완 공동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29일 OPI(성과급) 지급방식 변경과 0% 지급 공지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기점으로 한국노총에 노조설립을 문의했다. 노조 설립을 위해 한국노총 조직본부와 금속노련은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준비위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다.
지난 2월 10~11일 양일간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을 상대로 상급단체 결정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에 참여한 1,983명 중 1,164명(59%)이 한국노총을 선택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를 공동으로 이끌게 된 김정란 위원장은 대형사업부를, 이창완 위원장은 중소형사업부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선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창완 공동위원장은 “지난해 말 설립된 삼성전자노조 설립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봤고, 금속노련의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과 연대가 가능하다는 점이 이점이라고 생각했다”며 “금속노련이 독립적인 형태의 목소리를 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더 이상 ‘무노조 경영’이나 ‘반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음에도 삼성은 아직도 구태와 노동탄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며 “삼성디스플레이노조가 일방적이고 소통없는 노사관계가 아닌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삼성계열사의 중심 사업장인 삼성전자에 노조가 출범하면서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에 설립된 삼성디스플레이노조가 금속노련 품으로 들어가며 삼성 내 노동조합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삼성이라는 자본은 노조가 직원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전부 회수하거나 삭제하고, 직원이면 누구나 알 권리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고 있다”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금속노동자들의 반격을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란 공동위원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들은 수년 간 사측의 일방적 경영과 소통부재 속에서 고통 받고 시달려왔다”며 “단순히 성과급 몇 푼을 더 받고자 노조를 만든 게 아니라 수년 간 지속된 삼성디스플이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노조를 출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17일 아산시청에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한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19일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노조는 조직화를 위해 한국노총 및 금속노련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