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 끊긴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어떻게?
'코로나19'로 일 끊긴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어떻게?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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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폐업으로 생계 어려워 "차별 없는 대책 마련하라"
(사진 왼쪽부터) 정양출 전국학습지산업노조 구몬지부 지부장, 김경희 전국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 박영일 전국퀵서비스노조 위원장, 박구용 전국대리운전노조 수석부위원장,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이 20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코로나19에 대한 차별 없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사진 왼쪽부터) 정양출 전국학습지산업노조 구몬지부 지부장, 김경희 전국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 박영일 전국퀵서비스노조 위원장, 박구용 전국대리운전노조 수석부위원장,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이 20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코로나19에 대한 차별 없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코로나19 확산세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다시 커지는 가운데 휴업·폐업 등으로 일거리가 끊겨 생계가 어려워진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정부에 차별 없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규혁, 이하 서비스연맹)은 20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관련해 불가피하게 일을 할 수 없는 경우 유독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며 "정부는 고용 형태와 관계 없이 폭 넓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 모인 학습지교사, 방과후교사,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퀵서비스기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생계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직장 폐쇄 시 휴업수당에 준하는 대책이 지침으로 마련되어 있는 반면 이들은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취급돼 사회 안전망의 바깥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수업 수수료가 곧 임금인 학습지교사들은 코로나19로 수업을 중단하는 회원이 늘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양출 전국학습지산업노조 구몬지부 지부장은 "코로나19로 '퇴회'가 쏟아지면서 교원구몬에 수수료 보존 대책을 요구했지만 '수업수수료가 아닌 교재판매수수료로 수당을 줬던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학습지교사의 임금이 회원 관리와 수업이 아닌 교재 판매 대가였다는 의미다. 사측의 답변에 대해 정양출 지부장은 "학습지 교사의 일하는 형태를 부정하며 노동자성을 짓밟기 위한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1년마다 계약서를 쓰는 13만 방과후강사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학교의 폐강 결정에 따른 피해에 대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경희 전국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은 "노조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육청에 휴교명령을 받지 않은 40여 개 학교가 교장 자율에 의해 방과후수업을 폐강시켰다"면서 "그중 90%가 강사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인 폐강을 통지했다. 아무리 국가적 재난이지만 계약 기간을 무시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강사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현상에 대해 국민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연맹 소속 특수고용노동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코로나 19로 인한 또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폭 넓게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서비스연맹 소속 특수고용노동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코로나 19로 인한 또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폭 넓게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고객과 대면하는 서비스노동자이기도 한 이들은 차별 없는 안전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박구용 전국대리운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대리기사들은 하루에 많으면 열 분 이상 고객을 만나고 이동 중에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을 타면서 수많은 사람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며 "이동노동자쉼터에서 초반에 마스크 200여 개와 손 소독제를 지원해준 적이 있지만 결국 우리 스스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영일 전국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퀵서비스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로 마스크는 알아서 사서 쓰고 있으며 일감이 50% 정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도 "오늘 노조 차원에서 CJ대한통운 등 여러 택배사를 조사해봤지만 마스크 지급, 안전교육 등을 진행하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며 "정부가 택배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해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택배노동자들은 위험에 노출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업장 지침을 배포하는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관계자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산업안전법에 보호받는 대상인 만큼 보호 지침이 일부 직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지침은 권고일 뿐이라 사업주에 법적 의무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현재 정부 차원의 보호를 기대하기보다 사측에 개별적으로 생계와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