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에서 마스크 줍니까?" "아니오"
"롯데마트에서 마스크 줍니까?" "아니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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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 대형마트, 직원 몫 마스크는 부족
마트노조 "3주 동안 2번 지급받은 점포도 있어"
27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일부 어린이용 마스크를 제외한 성인 마스크 960매가 오전 10시에 오픈한 지 5분도 안 돼 품절됐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27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일부 어린이용 마스크를 제외한 성인 마스크 960매가 오전 10시에 오픈한 지 5분도 안 돼 품절됐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27일 오전 11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풀린 마스크 960개는 이미 동난 상태였다. 1인당 5매, 3매짜리는 2개로 구매를 제한했는데도 오전 10시에 오픈하자마자 2~3분 안에 다 팔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데도 이날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상품을 진열·판매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다. 다만 마스크는 각각 달랐다. 상하·좌우가 접히는 접이형, 볼록한 모양인 컵형, 배기밸브형 등 다양한 형태였고 색도 흰색과 검은색으로 나뉘었다. 

쪼그려 앉아 상품을 진열하고 있는 직원에게 물었다. 

"롯데마트에서 마스크 줍니까?"
"아니오. 자비로 사는 거지. 그런데 일하는 중에는 매장에서 마스크 사면 눈치 주니까 일 마치고 마스크 파는 데 찾아서 사요." 

다른 직원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이런 거 대답하면 안 되는데··· 안 줘요. 이마트는 준다던데 우리는 안 주네."

시식코너 직원에게 다가가자 "나는 협력업체 소속이라 여기 직원한테 물어보세요"라며 대답을 피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울역점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울역점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대형마트 직원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취재 결과 롯데마트 노동자들은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마트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기완, 이하 마트노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매장당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 고객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에서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지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대형마트에서 고객의 안전도 담보될 수 없다"고 밝혔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다수 롯데마트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트노조는 "롯데마트는 직원들에게 사비로 구매를 권유하면서 마스크 부족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서울과 부산의 모 점포에서는 3주 동안 2번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마트노조 롯데마트지부 이현숙 사무국장은 "10매로 제한하는 마스크 직원판매가 두세 차례 있었지만 할인이나 회사에서 일부 비용부담 등은 전혀 없었다. 왜 직원이 본인 돈으로 마스크를 사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롯데백화점과 면세점은 고객센터에서 고객들에게 무료로 마스크를 지급했다는데 정작 계열사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비용지출에는 인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롯데마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마트노조는 "이마트 모 점포에서도 마스크 효능기간은 최대 5~7일이라며 마스크 지급을 주2회로 한정한 곳도 있었다"며 "홈플러스도 26일 홈플러스지부가 지회가 있는 매장을 대상으로 확인해보니 최소 10개 이상 매장에서 직원 마스크 지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트노조 정준모 교선국장은 "고객 우선 시각에만 머물러 정작 매일 근무하는 노동자 300~500명의 위생과 방역을 소홀히 하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답게 경각심을 더 높이고 노동자 안전에 비용을 더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구체적으로 대형마트 측에 ▲다중이용시설에 맞게 시군구 보건소 및 의료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성 ▲기저질환이 있는 노동자의 경우 비대면업무로 일시전환 ▲점포 내 코로나19 전담 안전관리인력을 충원 ▲출입동선 축소하고 발열감시 카메라- 손소독제 등 관리강화 ▲증상발현자 발생 시 전체 노동자들에 대한 즉시 검진 및 교육 ▲유행지역 인근점포 조기폐점 등 영업시간 조절 등의 추가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