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에 배 아플까봐, 없는 똥도 만들어서 싼다니까요”
“운전 중에 배 아플까봐, 없는 똥도 만들어서 싼다니까요”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3.03 00:07
  • 수정 2020.03.0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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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2분 운전시간 연장 어떻게 봐야 하나
문제는 ‘노동시간’보다 ‘노동밀도’

[리포트] 지하철 승무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보다

지난 1월 21일은 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업무 거부(서울교통공사의 연장 잠정 중단으로 업무 거부는 일어나지 않았다)를 예고한 날이었다. 당시 승무노동자들의 업무 거부보다 다른 것에 여론이 집중됐다. 단순하게 말해 “고작 운전시간 12분 늘어나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업무 거부를 한다느니 만다느니 하느냐”는 것에 말이다.

평균 12분의 함정

정확한 사실은 ‘평균’ 운전시간이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으로 ‘평균 12분’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2019년 11월 16일부터 올 초까지 적용된 운전시간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균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평균의 함정’이라고도 지적하기도 했는데, 모든 승무노동자가 일률적으로 여론이 말했던 ‘고작 12분 증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 가까이 운전 시간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12분만 더 운행하고 열차에서 내리고 교대할 수 없는 이유에서다. 승무노동자들은 지정된 교대역이 있고 그 역 근처에 승무사업소가 있는데, 해당 장소를 지나치게 되면 다음 교대 장소까지 어쩔 수 없이 운행하거나 다시 지정된 교대역까지 운행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노조는 대표적인 예로 아래의 근무표를 들었다.

ⓒ 서울교통공사노조
ⓒ 서울교통공사노조

평소의 경우 06시 24분에 당고개에서 승무노동자는 운전을 종료하고 하차하면 됐다. 하지만 12분 더 운전해야 했고, 12분 더 운전한 곳에는 지정된 교대역이 아니므로 남태령을 찍고 다시 당고개로 돌아와야 해 50분만 운전을 할 근무가 2시간 56분 운전 근무로 바뀐다.

노조는 당시 운전시간 연장으로 ▲일 근무시간 12시간 초과근무가 35개 이상 발생 ▲장거리 운행 다이아 50개 이상 증가 ▲대기(휴식)시간 부족 발생 등의 노동조건 악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장거리 운행 다이아 발생을 인지하고 대안을 마련한다고도 했다. 승무 교대장소를 늘리는 방법이었다. 노조는 교대장소를 늘리는 방법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입장을 내기도 했다. 모든 역에 교대장소를 마련하자는 꼴이라는 게 이유였다.

인력 충원에 앞서 자체 노력도 필요
그러다, 다시 죽는 기관사 발생한다

‘고작 12분 연장’이라는 곳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면서 주목하지 못한 부분은 ‘왜 운전시간을 연장하느냐’이다. 운전시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업무 거부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시간을 작년으로 돌려 몇 가지 상황들을 조립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타임라인#1 2019년 초
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노동자들은 작년 초부터 휴일에는 쉬게 해달라며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그 때는 업무 거부를 할지 본인들도 몰랐다.

타임라인#2 2019년 10월 16일 & 11월 16일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파업 예고 시간이었던 2019년 10월 16일 오전 9시, 7분 전 노사는 임단협을 타결했다. 중요한 합의 내용 중 하나는 승무노동자 209명 인력 충원 합의다. 인력 충원 합의는 노사가 오랜 기간 묵혀왔던 승무노동자의 노동건강권에 대해 합심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정확히 한 달 후 승무노동자의 운전 시간 평균 12분 연장이 현장에 적용됐다.

타임라인#3 2019년 11월 17일 & 11월 26일
더불어 서울교통공사는 한창 서울교통공사노조와 대립하고 있을 시기인 작년 11월 26일 “승무분야의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며 “휴일 대체근무를 줄이고 비상 시 필요한 인력을 차질 없이 충당해 과도한 초과근무를 줄이고 적당한 휴식과 적정근무를 하기 위함”이라고 발표했다.

무슨 말일까.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전 사장이 작년 11월 17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다시 보면 확연히 이해가 간다.

“안전을 위한 승무인력의 충원은 필요합니다. 다만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에서는 증원 요구에 앞서서 내부 낭비 요인이 없도록 해야만 공감을 얻고 인력 증원도 가능하게 됩니다. 금번 조치로 106명 정도의 운영인력 여유가 생긴다고 합니다. 비상사태에 대비 예비 대기 인력도 늘이고 휴일과 휴가도 좀 더 편하게 가도록 하는데 활용될 것입니다. 이러고도 부족한 인력은 조기에 충원할 예정입니다.”

왜 운전시간 연장을 하느냐에 대한 답은 서울교통공사가 생각하는 209명 인력 충원 계획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노사가 209명을 어떻게 충원하느냐에 방법 차이가 존재한 것이다. 쉽게 말해 서울교통공사는 운전시간 평균 12분 연장으로 209명 중 106명을 자구 노력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만들어야 예산을 조달하는 서울시에게도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자구 노력은 노동조건을 더 악화시키는 형태로 나타나 승무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인력 충원의 노사 합의 본 취지를 다시 위배한다는 입장이었다.

근본적으로 노사가 방법의 차이가 나는 것은 인력 충원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각각 만났던 노사의 발언에서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평균 4시간 30분 운전을 하는데, 12분 늘어난 겁니다. 운전 시간이 긴 것도 아니고요.”

“시민들이 봤을 때 길지 않아 보일 수도 있어요. 근데 어떤 상황에서 평균 4시간 30분을 운전하는 건지도 봐야 하고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은 승무노동자들이 일하는 환경이다. 운전시간이 길지 않지만 어떤 노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 참여와혁신 포토DB

승무노동자 A의 하루➀
기관사의 하루를 따라 가보다

지금 서울 지하철에서 일하는 승무노동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집중 인터뷰와 동행을 하며 승무노동자들의 근무 시설, 교대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익명을 요구한 A 기관사의 ‘주박 다이아’를 보고 들은 대로 재구성했다.

우선 다이아(DIA)라는 용어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근무표를 다이아(DIA)라고 부른다. 다이아그램(Diagram)의 줄임말이다. 승무노동자들은 열차 운행 시간, 열차 운행 횟수, 배차 등의 변수를 조합해 다이아그램(Diagram) 형태로 근무표를 짠다. 각 호선별로 보통 100~150개의 다이아가 만들어진다. 승무노동자들은 보통 100~150개 정도 되는 각각 다른 형태의 근무를 하는 것이다. 어느 날은 새벽 5시 18분에 열차 영업 시작(=열차 출발 시각), 다음 날은 새벽 6시 30분 시작, 그 다음 날은 저녁 8시 18분 시작 등. 매일 출근시간이 다르다. 한 승무노동자가 만약 100개의 다이아로 구성된 호선에서 일을 한다면 100가지의 다른 출근과 다른 노동시간을 갖게 된다. 흔히 이것을 교번근무라고 부른다. 100번까지 번호가 부여된 근무라는 뜻이다. 100가지 다른 근무를 두 번 경험하면 거의 한 해가 지나간다.

A를 저녁 7시 50분에 모 승무사무소 앞 사거리 커피숍에서 만났다. 나는 따뜻한 커피를 시켰고 A는 유자차를 시켰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자기 근무가 ‘주박 다이아’라고 했다. 김이 서린 안경을 낀 바보 같은 모양새로 나는 “주박이요?”라고 물었다. A는 친절히 답해줬다. A의 답에 따르면 주박이란 열차 운행을 종료하고 차량 기지로 열차를 넣는 것이 아니라 지하 선로 구간에 임시로 마련된 정차지(주박지)에 열차를 유치한 상태에서, 다음 날 새벽 열차 운행을 재개하는 것을 말한다. 야간 다이아에서 발생한다. 전반 근무를 마치고 열차를 주박지에 넣고 역사에 마련된 간이 침실에서 짧은 수면을 취한 후 후반 근무인 새벽 열차 운행을 하는 식이다.

말을 마치고 뜨거웠던 차도 김을 내지 않을 때쯤 이제 가야 한다는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A와 이야기하는 내내 A가 핸드폰을 계속 보며 시간을 확인해 마음이 초조했다. 열차 운행은 시간이 생명이기에 대부분의 승무노동자들이 항상 시간에 강박을 갖는다는 A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걸음도 빨랐다. 미리 도착해야 했기 때문인데, 열차 운행에 혹시 모를 지연 등의 특수한 상황이 갑자기 생길지 모르니 미리 역사에 도착해 모든 상황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다리를 다쳤다는데도 몸에 인으로 박혀서인지 무조건반사처럼 빨리 걸었다. 그렇게 걸어 A는 역사의 1-1번 승강장 앞에 서있었다.

A가 운전해야 할 열차가 들어왔다.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열차 문이 열렸다. 승객들이 내렸다. 다른 곳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었다.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의 비좁은 틈을 누가 비집고 나왔다. 기관실 문 앞 스크린도어는 열리지 않는다. 1-1번 승강장 앞에 있던 A는 “수고했어” 외마디와 함께 똑같이 비좁은 틈을 비집고 기관실로 들어갔다. 기관실은 함부로 일반인이 탈 수 없다. 나는 객실에 몸을 실었다. 30분 동안 그렇게 종착역까지 갔다. 종착역까지 가는 동안 A에게 물어볼 것을 생각했다. 기관실은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검은 터널을 보면 어떤지, 소음은 심하지 않은지. 종착역에 도착했고 열차는 10분간 멈췄다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지나갔던 역을 거꾸로 역마다 정차하면 간다. 열차가 종착지에서 멈추자 객실에서 기관실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더니 A가 나왔다. 그는 다시 반대쪽 열차 머리로 빠르게 걸었다. 10분간 열차는 멈추지만 A는 멈추지 않는다. 걸음이 빨라 질문을 다 놓쳐버렸다.

열차 반대쪽 머리가 이제 가장 앞머리가 된 것이다. 열차는 제 시각에 출발했다. 30분 동안 다시 A에게 할 질문을 생각했다. 아까처럼 휴식이 짧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럼 일단 한 가지라도 물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거의 2분마다 서고 출발하고를 반복하는 느낌은 무슨 느낌이냐고 말이다. 30분 뒤 A가 기관실에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A는 이번엔 정확히 18분의 쉬는 시간이 있으니 바깥 공기를 맡고 오자했다. A를 따라 계단을 허겁지겁 올랐다. 역 밖에서 아까 생각했던 질문을 던졌다. A는 “2분마다 신경을 곤두세우기를 반복해야 한다”고 답했다. 1-1번 승강장 PSD 안쪽에 달린 후사경과 CCTV를 통해 승객들이 제대로 내리는지, 아슬아슬하게 타는 승객은 없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승강장이 곡선 구간인 경우 사각지대가 생겨 마음을 편히 먹을 수 없다고 했다. 2분마다 그것도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2분마다 극도의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승무노동자의 대부분은 그 극도의 집중에 어마어마한 숫자의 승객들의 안전사고 가능성을 포함해 생각하기 때문에 2분마다 서고 출발하고는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상당히 힘들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 불가능한 반복이다.

서울지하철 터널 구간의 모습, "20M 마다 설치된 백색 형광등을 지날 때 마다 백색 불빛이 눈에서 점멸한다"고 승무노동자 A는 말했다.
서울지하철 터널 구간의 모습, "20M 마다 설치된 백색 형광등을 지날 때 마다 백색 불빛이 눈에서 점멸한다"고 승무노동자 A는 말했다.

승무노동자 A의 하루➁
노동 시간이 아닌 노동 밀도의 문제

18분의 휴식이 끝나고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운행이 시작됐다. 아까 종착지를 다시 찍고 반대편 종착지를 들렸다 주박지에 열차를 임시 거치하는 행로다. 자정이 넘은 시간, 나는 주박지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역에서 내리고 A를 기다렸다. 10분 후에 A가 1-1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끝에 설치된 기관사용 출입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지하 역사 안에 마련된 간이 숙소로 갔다. 침상 위에는 얇은 접이식 매트리스 위에 이불과 베개가 놓여 있었다. 두 개였다. 침상은 온열기가 작동됐다. 다 그런가라고 묻기 전에 A는 “그래도 여기는 낫네, 불도 들어오고”라고 말했다. 대충 옷가지를 벗고 누웠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00시 20분이었다. A는 “04시 35분에 알람을 맞춰놨다”며 “지금 자면 4시간은 잘 수 있는데 잠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지는 A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막차가 종료되기 전까지 역사 내에 울려 퍼지는 방송소리, 새벽에는 지하철 차량정비노동자들의 모터카소리 때문이었다.

결국 새벽 한 시 넘어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A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하철을 운전하면서 무엇이 당신을 힘들게 하는지에 관해서였다. 컴컴한 지하터널, 눈이 오는지 비가 오는지 날씨는 화창한지 알 수 없는 공간은 답답했다. 지하터널에 20미터 간격으로 설치된 형광등을 지날 때마다 점멸하는 백색광은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지하철 소음은 객실에 비해 더 또렷하게 들린다고 했다. 아무래도 사람이 없이 텅 빈 반 평 정도의 공간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난청이 있는 선후배 및 동료가 있다고 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지하공간에서 선로와 바퀴의 마찰로 만들어진 쇳가루, 분진은 목을 답답하게 했다. 기관실의 많은 전자기기, 1500V의 고압선로 아래 계속 있기 때문에 전자파 노출이 걱정된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이런 것들을 혼자 안고 간다는 1인 근무가 힘들다고 했다. 운전시간 동안 그날의 노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혹은 돌발 상황에 대해 함께할 동료가 없다는 것이다.

새벽 한 시 반쯤 잠을 자기 시작한 것 같았다. 나는 처음이어서 그랬는지 3시간 후에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자리를 뒤척였다. 알람 소리에 일어나지 않았다. A가 옷을 입는 소리에 일어났다. A는 몇 년째 주박지 간이 침실에서 잘 때면 알람이 울리기 10분 전에 몸이 깬다고 한다. A는 침실을 나서기 전 음주측정을 했다. 무조건 해야 하는 절차다. 그 후 화장실에 들렀다. 소변을 보거나 장을 비워야 한다. 운전시간 내내 생리 현상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A는 4시간 전에 밀며 나왔던 스크린도어 문을 열고 선로로 들어갔다. A가 운전하는 새벽 첫차를 탔다. 전날 만났던 모 승무사무소가 있던 역에서 A의 영업이 끝났다. A의 백 몇 가지 중 하나의 근무 형태를 완료한 셈이다. A와 역 밖으로 나와 아침 공기를 마셨다. 지하의 삶보단 지상의 삶이 나았다. A의 그날 주박 다이아 운전시간은 4시간 40분이었다. 순수 운전 시간을 제외한 열차 준비, 정리, 대기, 기타 업무시간을 합하면 A의 인정 노동시간은 11시간 20분이었다. A가 헤어지기 전 자기 선배 이야기를 하나 해줬다.

“그 선배는 시간 강박이랑 생리현상에 대한 강박이 생겨서 한 시간 전에 출근을 해요. 오다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일찍 오는 거지, 그리고 일찍 와서 뭘 하냐. 없는 똥도 만들어 내요. 화장실에 가서 앉아 있는 거예요 그냥. 운전 중에 배 아플까봐.”

어떤 심리적 상황에서 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이 일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범위를 좁혀서 봐도 마찬가지다. 어떤 심리적 상황에서 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이 ‘운전’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노동시간보다 노동의 밀도가 지하철 승무노동자를 괴롭히고 있었다.

2019년 한 해 27억 2,625만 명, 서울지하철 이용객 수이다. 어마어마한 이용객 수는 몇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서울지하철의 편의성이다. 서울 곳곳 어디든 뻗어있는 지하철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고, 많은 배차와 정확한 배차로 쉽고 예측 가능한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또 다른 사실은 시민들의 편의성 이면에 있는 지하철노동자들의 27억여 명을 감당하는 노동이다. 누군가의 편리함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