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문중원 기수 부인, 남편 손잡고 무기한 단식 돌입
故문중원 기수 부인, 남편 손잡고 무기한 단식 돌입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3.04 15:04
  • 수정 2020.03.04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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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반복되는 마사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전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
광화문에 마련된 故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옆에 차린 무기한 단식농성장, 부인 오은주 씨가 남편의 사진 속 손을 잡고 남편을 바라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마사회 비리와 갑질 문제를 제기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4일 오후 1시 故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앞에서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은주 씨의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을 알렸다. 오은주 씨는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97일이 지났지만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끝내 선택했다”고 단식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단식은 6명의 노동자·시민이 함께한다. 고광용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지부장,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김수억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등이다.

아래는 부인 오은주 씨와 故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 故문중원 기수 장인 오준식 씨의 발언이다.

故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97일되기까지 이 상복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이유는 남편이 고통과 눈물로 써내려간 유서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 눈물로 호소했고 절절하게 외쳤지만, 한국마사회는 책임을 지는 모습과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사회는 근본적 인 이유를 흩뜨려놓았습니다. 치졸한 모습이 우리나라 공기업 얼굴입니다. 공기업의 책임자인 문재인 정부는 유가족 호소를 짓밟고 추모 공간 폭력 철거로 답했습니다. 저희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다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습니다. 정부는 슬픔에 빠져 있는 유가족에게 그럴 수 있는지,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제 한과 분통터지는 마음으로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입니다. 마사회가 뻔뻔한 태도로 나설 것인지, 문재인 정부가 마사회를 비호할 것인지 지켜보겠습니다. 97일 동안 요구했습니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근본적 이유를 흩뜨리는 태도보다 죽음의 진상 규명을 해야 할 것입니다. 마사회와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마사회의 죽음의 경주를 멈춰야 합니다. 끝까지 싸우고 맞설 것입니다. 무기한 단식 농성으로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故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
저희 아들이 죽고 한 달 동안 부산에 있었습니다. 부산경남경마장 본부장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거기서는 자기네 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했습니다. 기수는 개인사업자이고 그래서 해결책이 없어서 아들의 시신과 같이 와서 여기에 놓았습니다. 저희는 고향이 제주도이고, 사돈은 부산입니다. 서울에 거처를 둘 곳이 없어 이 앞에 뒀는데 무자비하게 철거당했습니다. 이 죽음의 관계자를 처벌하고 진상규명해야 장이라도 치르겠다고 애절하게 정부를 상대로 하고 있는데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류를 하는데도 며느리가 이것은 제가 진상 규명이 되고 관계자 처벌 될 때까지 목숨 걸고 단식하겠다고 했습니다. 말리다 말리다 본인 의지를 꺾을 수 없어 단식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故문중원 기수 장인 오준식 씨
원통하고 분합니다. 제 딸이 지금까지 몸무게가 십 몇 키로 줄었습니다. 또 2월 27일 농성 천막을 철거당하면서 실신했습니다. 이 몸으로 단식한다는 것을 부모로서 도무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중원이의 죽음을 절대 헛되게 할 수 없어서 자기 명을 걸고 한다고 합니다. 저도 명을 걸고 싶습니다. 이 문재인 정부와 마사회 하루 빨리 이 문제 해결 못하면 혹여나 혹시나 우리 딸이 생명에 지장이 없을까 큰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큰 재앙이 불러 오지 않도록 정부와 마사회는 하루 빨리 하루 빨리 이 일 해결해야 합니다. 끝까지 안 된다면 여기 이 땅을 파서 무덤을 만들더라도 끝까지 하겠습니다. 정부와 마사회는 유족 앞에 사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