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발전을 위한 국내 외국계 은행의 역할은?
금융시장 발전을 위한 국내 외국계 은행의 역할은?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03.05 14:11
  • 수정 2020.03.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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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연구소, “정부의 외환 관련 규제 완화·외국계 은행의 사회적 가치 실현 필요”
ⓒ 참여와혁신DB
ⓒ 참여와혁신 포토DB

금융경제연구소(소장 김문호)는 4일 발표한 ‘금융경제동향’을 통해 금융시장 발전을 위한 국내 외국계 은행의 역할과 이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제안했다.

금융경제연구소는 2016년 RBS(스코틀랜드 로얄 은행)의 서울지점 폐쇄 이후 골드만삭스나 UBS은행 등 국내 외국계 은행 지점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의 경우도 씨티그룹의 결정으로 전세계적인 점포 축소에 들어갔고, 한국 점포의 경우 2017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점포 축소를 시작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씨티은행의 대규모 지점 폐쇄가 사회공익성을 저해하는 행위로, 소비자 불편과 혼란·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경제연구소는 국내 외국계 은행이 지점 폐쇄 및 영업 철수를 이행하는 원인을 수익성 악화와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으로 판단했다. 2013년 BIS(국제결제은행)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 규제를 강화하는 바젤Ⅲ를 고안하면서 글로벌 은행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고, 2016년 이후 외환건전성 제도 개편으로 부담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규제 아래 국내 외국계 은행의 생존전략으로 내건 방법은 지점 축소와 고배당 고수익 정책으로 이어졌다. 금융경제연구소는 “외국계 은행의 배당성향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시중은행의 배당이 20% 수준인데 비해, 국내 외국계 은행의 배당은 40~50% 수준이고 배당금은 고스란히 해당 은행들의 본국으로 송금되고 있다”며 “국내 은행사업이 공공성을 기반으로 운영하여 사회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국내에서 이룬 성과를 본국으로 돌려 국내 지점에 종사하는 한국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저하하고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재투자 및 고용 효과 등 사회적 가치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경제연구소는 문제해결을 위해 ▲글로벌 은행 국내 진입시 높은 외환 규제 완화 ▲외국계 은행의 현지화 전략을 통한 사회적 역할 재고 ▲외국계 은행 배당금에 대한 법리적 규제 마련 ▲영업점 축소로 발생한 고용 부문 등 위기감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처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연합회에서 조사한 은행별 사회공헌도 순위에서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하위권에 속한다. 규제완화도 물론이지만, 외국계 은행이 자체 수익전략 이외에 재투자와 일자리 마련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써야한다”며 “미국은 외국계 은행에 이중 과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도 5~10%의 세금을 부과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