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바퀴
[언박싱] 이 주의 키워드 : 바퀴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03.07 01:15
  • 수정 2020.03.07 0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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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타다 #조선일보 #삶과죽음 #궤도협의회 #총선

언박싱(unboxing)이란 ‘상자를 열어’ 구매한 제품의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언박싱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떤 제품이 나올지 기대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재미를 얻습니다. 이 주의 기사들을 묶어본 키워드는 무엇이었는지 <참여와혁신>과 함께 개봉해보시죠.

이 주의 키워드 : 바퀴

불교에서는 업에 따라 생을 거듭한다는 교리로 윤회(輪廻)를 말합니다. 영화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운명의 수레바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우리는 수많은 시작과 끝을 경험하며 사는데요, 그 모습이 동그란 바퀴처럼 회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고민하는 오늘입니다.

<참여와혁신> 기사에서 바라본 ‘바퀴’는 무엇일까요?

조선일보사 부근 원표공원에 전시된 조선일보의 반민족 역사를 두루마리 휴지로 형상화한 설치미술작품 앞에서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휴지를 가위로 잘라내고 있다. 이 휴지에는 조선일보가 일제강점기에 해마다 1월 1일에 일왕 부부의 사진을 실었던 1면 기사가 프린트되어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조선일보사 부근 원표공원에 전시된 조선일보의 반민족 역사를 두루마리 휴지로 형상화한 설치미술작품 앞에서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휴지를 가위로 잘라내고 있다. 이 휴지에는 조선일보가 일제강점기에 해마다 1월 1일에 일왕 부부의 사진을 실었던 1면 기사가 프린트되어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3월 4일] '불법 택시' 쪽으로 기울어진 타다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6일 저녁 늦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타다의 운행은 대부분이 불법으로 규정됐습니다.

지난 2월 19일 공판에서 법원은 타다가 ‘불법 콜택시가 아닌 합법적 렌터카’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타다 영업에 힘이 실리는 듯 했으나,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놓였습니다.

6일 김현미 장관은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제도 변화의 본질을 오해한 것으로, 오히려 플랫폼 운송업을 제도화하고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법”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는데요, ‘바퀴’처럼 도는 이 국면,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3월 5일] “노동자 이름으로 조선일보 100년 청산 선언”

조선일보가 3월 5일 창간 100주년을 맞이해 100면에 달하는 특집호를 발행했습니다. 이날 조선일보가 ‘진실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모습에 노동·시민단체가 단체로 성명을 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민주노총은 4월 1일 100주년을 맞이하는 동아일보도 함께 묶어 두 언론의 역사를 “거짓과 배신의 100년”이라고 규정하고 “노동자의 이름으로 청산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조선·동아일보의 정체를 알리는 다큐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언론 비평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은 신뢰를 높이고 불신을 줄이는 조선일보를 위해 20세기 권위주의 시대 기자들의 ‘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각계의 바람대로 조선일보 자찬이 헛‘바퀴’만 돌리는 발언이 아니길 바랍니다.

[3월 5일] “당신의 죽음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지난 4일 민주노총 교육원에서는 최근 잇따른 노동자 자살 사례를 통해 노동자의 죽음을 부르는 현장을 증언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참가자들은 노동자 자살의 근본적 이유에 대해 다가가려 노력했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한국마사회 경마기수, 문중원 ▲청주방송 PD, 이재학 ▲중증장애인 동료지원활동가, 설요한 ▲간호사 박선욱, 서지윤 ▲유성기업, 한광호 등 총 5가지 사례를 통해 과도한 경쟁, 공정하지 못한 사법과 행정, 학습된 폭력 등이 노동자 자살의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삶과 죽음은 항상 동일선상에 놓여있습니다. 쳇‘바퀴’ 돌듯, 안타까운 삶이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3월 5일] 당신이 일하는데 누군가 감시한다면?

“칙칙-폭폭-”

‘바퀴’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운송수단, 바로 열차입니다. 5일 오전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궤도협의회)가 감시카메라 설치 국토부 입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궤도협의회의 반발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2일 철도안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개정을 입법예고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번 입법예고안에는 열차 운전실 감시카메라 설치 제외 조항이 삭제됐고, 철도시설(차량기지 등)에 감시카메라 설치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열차운전실 카메라설치에 대한 설문 분석 결과, 운전할 때 감시카메라가 신경 쓰인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설문조사 인원 중 98%로, 감시노동에 대한 문제의식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조합원들의 입장을 알 수 있었습니다.

[3월 5일] 총선레이스, 거대 양당 노동계 후보는?

4년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모양이 꼭 ‘바퀴’와 같습니다.

4.15 총선 40여 일을 앞두고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공천 윤곽이 잡히면서 노동계 출신 총선 출마자들의 이후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해당 보도 이후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의 임이자 의원과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김형동 부원장이 경북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확정되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재선에 도전하는 의원이나 재선을 포기하는 의원의 행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주목되는 건 국회에 첫 도전장을 낸 노동계 출마자들입니다.

특히 지난 4.3 보궐선거의 팽팽한 접전지이자 ‘진보정치 1번지’, 여영국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에는 누가 출사표를 던졌는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 의장,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을 지낸 이흥석 민주당 후보, 여영국 정의당 의원,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 최응식 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위원장(미래통합당)이 노동자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고대 로마의 시인인 유베날리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운수는 재미로 어리석은 자를 먼저 찾아가 그들을 요행의 수레바퀴에 던질 수 있다.”
여러분 삶의 바퀴가 제자리에 머물기보다, 희망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는 동력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