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노조에선 노무사를 양성한다?
신한은행노조에선 노무사를 양성한다?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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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의? 노동법 공부하면서 할 말이 더 많아졌어요’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신한은행노동조합 풍경. 신한은행노조 사무실은 열린 소통 공간이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2018년 12월, 2번의 투표 끝에 출범한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 5대 집행부(위원장 김진홍)에는 어딘가 재밌는, 그리고 특별한 구석이 있다.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파티션 없는 공간’이었다.

5대 집행부 출범 이전 노동조합 사무실 전경은 여느 회사 사무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위계질서를 없애고 원팀(One Team)임을 강조하고자 했던 집행부의 기조에 따라 사무실은 변화했다. 기존에 배치된 책상을 빼고 작은 책상을 연결하면서, 사무실은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린 소통의 공간이 됐다. 꽤나 넓은 면적을 차지했던 위원장실은 사라지고, 현재 상담실로 활용되고 있다.

원팀(One Team)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5대 집행부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는데, 노동조합의 역량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던 것이 ‘노무사 양성반’이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박용한 신한은행지부 본부장에게서 나왔다. 노무사 양성반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은행이 노사협의 때 노무사를 대동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노동조합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집행부 출범 이후 시작된 노무사 양성반은 조합 간부 8명이 참여 중이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박용한 본부장은 “노사협의를 위한 과정에서 ‘법’을 기준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참여 간부들은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매주 요일을 정하고 모여, 업무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지금은 문제풀이 기간이라 업무 외 시간에 자율적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박용한 본부장은 “자격증 취득 여부를 떠나서, 간부들이 노동법을 배우면서 은행과의 협의를 진행하게 되니까, 논의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 (이전보다) 말에 훨씬 힘이 실린다”며 “(이번 교육과정) 한 번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간부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노동조합의 전문성과 협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한다.

“작은 것에 연연치 않고, 가진 걸 내려놓고 나누자”는 기치로 노동조합을 이끌고 싶다는 김진홍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더불어’라는 말을 중요히 여긴다고 밝혔다. 조합원들과 더불어 나누기 위해 시작한 신한은행지부의 ‘도전’이 새로운 노동조합 문화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