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으로 속 썩어본 적이 없는데” … 항공업계 코로나19 직격탄
“월급으로 속 썩어본 적이 없는데” … 항공업계 코로나19 직격탄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3.11 17:27
  • 수정 2020.03.11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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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및 항공관련 협력업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어려워
“일단은 고통 분담하지만, 지원금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계류장에 계류 중인 항공기. 승객이 볼 수 있는 브릿지 쪽은 사용료가 비싸 그나마 사용료가 저렴한 리모트 쪽에 많은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 ⓒ 한국노총 연합노련 월드유니텍노동조합
계류장에 계류 중인 항공기. 승객이 볼 수 있는 브릿지 쪽은 사용료가 비싸 그나마 사용료가 저렴한 리모트 쪽에 많은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 ⓒ 한국노총 연합노련 월드유니텍노동조합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민국 산업계가 울상이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건 관광업계와 항공업계다. 지난 9일, 고용노동부가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수업에 대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지만 항공업은 제외돼 공항 및 항공관련 협력업체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노총 연합노련을 상급단체로 둔 월드유니텍노조의 이금숙 위원장은 “한 번도 월급으로 속 썩어본 적이 없는데 진짜 심각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월드유니텍은 대한항공의 객실 청소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다. 이금숙 위원장은 “하늘길이 다 막혀서 우리가 출근을 해도 적정인원을 초과한 인원이 출근하는 수준”이라며 “대한항공 기내용품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데, 자재 창고에 쌓인 기내용품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현실을 전했다.

월드유니텍은 지난 2월, 고연차의 노동자에게 연차 사용을 장려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과잉에 대응했다. 그러나 연차 사용 장려로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이달부터는 무급 휴가를 장려하기 시작했다. 이금숙 위원장은 “코로나19로 회사탓을 할 수 없으니 노사가 함께 고통 분담 중이지만 다가올 급여일이 정말 걱정”이라며 “고용유지지원금이라도 받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월드유니텍 같은 협력업체의 경우, 인력파견업체로 공항 및 항공분야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협력업체가 같은 법인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법인 전체로 보면 매출 감소 효과가 미미해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대상이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매출액·생산량 감소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휴업, 휴직 등의 고용유지 조치를 하여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경우 지원함으로써 근로자의 실직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1개월간 20% 이상 휴업하고 휴업수당을 지급했거나 노동자에 1개월 이상 유급휴직을 부여하는 등의 기준을 충족할 때 신청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인력파견업의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제도와 거리가 먼 업종인 것이 사실”이라며 “인력파견업은 파견업체의 정규직이나 원청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업무관계 종료되는 특성이 있어 고용 유지가 계속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제도는 갑자기 회사가 어려워서 고용조정을 해야 하지만 고용유지를 통해 노사가 고통 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항공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된 이유는 업종에 대표되는 단체에서 지정 신청을 요청, 정부가 심의 후 의결하는 구조인데 요청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