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치] 박창진, “불평등한 노동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이륙 준비 완료”
[노동+정치] 박창진, “불평등한 노동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이륙 준비 완료”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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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항공 일가와 맞선 공익제보자 박창진, 21대 총선에 나서다

재벌 권력에 맞선 노동자 박창진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6번이다. 3월 16일 오후 따사로운 볕이 잘 들던 카페에서 만나 그에게 새로 시작한 정치 여정에 대해 물었다.

‘지지 않을 용기, 乙들의 비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그는 인터뷰 동안 호탕한 웃음을 남겼다. 호탕한 웃음 속에 그가 재벌 권력에 맞서며 느꼈던 정치적,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변화에 관한 본인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의 정치 여정은 본인으로부터 시작됐고 우리 사회 노동자 전체에 관한 관심으로 확대됐다. 제도화된 불평등을 왜 바꿔야 하는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들어봤다.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 여러 계기가 있었겠지만 ‘국회의원 박창진’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두 가지다. 정의당이 가지고 있는 좋은 가치와 철학이 좀 더 대중적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하나는 개인적 경험('땅콩회항' 이후의 삶)에서 비롯했다. 겪어보니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느꼈다. 돈이 많으니까 더 비싼 걸 먹고 좋은 집에 살 수 있는데, 똑같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에서 불평등과 차별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 느낀 것에만 멈추지 않고 제도의 변화를 만드는 실질적 행동으로까지 나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노동계 후보다. ‘대한민국 노동현실’에 대한 진단 부탁한다.

내가 내세운 공약 중 ‘갑질119법’과 ‘재벌경영통제 강화법’은 우리 사회 노동현실에 대한 진단으로부터 나왔다. 간단하게 말해 우리 사회 노동은 ‘권력 불평등’에 놓여있다. 갑질은 어떤 문화적 현상이나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다. 경제 성장의 몫과 사회문화적 지위 상승이 한쪽에 쏠려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쏠림으로 당연히 그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노동자다. 그렇게 노동자들이 갑질을 당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아가 불평등으로 인해 우리가 문제 제기하며 비판하거나 이야기조차 할 수 없다. 견제가 없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갑질은 공고해진다. 내가 땅콩회항 이후 겪었던 많은 부침에서 느꼈던 것이기도 하다. 재벌경영통제 강화는 재벌의 책임을 확실히 부여해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다. 기업의 손실로 인한 구조조정에서 왜 오너들은 그 이후에도 떵떵거리며 잘 살고 수많은 노동자들은 자기 목숨을 내놓는 상황에 직면해야 하는가. 잘못된 경영이 있을 때는 오너가 책임지게 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 노동에서는 책임경영이라는 것이 부재하다.

후보자 이력 중 하나가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위원회는 어떤 곳이고 위원장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

지금 우리 노동계 한계점이기도 한데,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근기법조차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뿐 아니라 개인사업자라고 불리는 플랫폼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노동자로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모든 소외된 약자 모두의 대변인으로 역할하고 있다.

작년 11월 홍콩 시위가 한창일 때, 홍콩에 다녀왔다. 본인의 정치 여정에 영향을 줬나?

내 권리를 내가 주장하고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는 당연한 명제를 몸으로 느꼈다. 또 내가 살아온 땅콩 회항 이후 6년간의 삶이 맞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 6년이 지나 보니까 내가 지키려고 했고 내 권리를 주장했기 때문에 내가 생존할 수 있었다. 11월 홍콩의 모습을 통해 다시 느꼈다. 연대의 중요함도 봤다. 제일 감동적이었던 게 시위를 하러 온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내가 용기가 없어서 시위를 못하는 사람들은 배낭에 물과 음식을 가득 싣고 와서 계단 같은 곳에 놔두고 가는 모습이었다. 땅콩 회항 이후 6년간 삶이 스쳐지나가며 동병상련도 느꼈고, 내 권리를 주장하는 ‘나’들의 연대를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도 여러 일들이 있었다.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았나?

김용균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다. 나는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경험하지 못 한 채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청년 세대, 우리 사회 미래의 표상이었다. 김용균 씨 어머님께서 1주기 때 하신 말씀이 굉장히 가슴을 찔렀다. 나만 잘 보호하고 내 가족만 잘 보호하면 우리 사회에서 잘 버티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 주변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아픈 사람을 도와줬다면 우리 용균이가 살아있었을 것이다. 그 말에 엄청 공감했다. 그것이 결국은 모두가 공정해지고 모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 왔다면 용균이 같은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용균 씨와 김용균 씨 어머니의 삶을 보면서 적어도 건전하게 자신의 일을 한 사람들이 사회의 낙오자, 사회의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혹은 사람이라는 존재가 노동의 생산재로 가장 값싸게 들어갈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게 기본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절대 그게 뭔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기는 게 아니라 노동자와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의 영역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공약에 대해 물어보겠다. 후보자의 이름을 딴 ‘박창진법’이 있다. 공익제보자 보호제도 강화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익제보자로 살아가는 현실은 어떻고, 공익제보자 보호가 강화되면 우리 사회 어떤 변화가 나타나나?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다. 그 때로 돌아가면 공익제보 하겠냐. 나는 할 것이다. 그런데 타인이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는 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없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공익제보자를 지원하고 보호할 수 있는 국가기관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이것을 다 연결해 공익제보자 센터로 만들 수 있다. 공익제보 이후의 삶을 개인이 감당할 수 없다. 언론도 쫓아오고 소송도 걸리고 개인적 생활도 파탄이 난다. 사회의 각종 비리라든지 우리가 모르고 있는 부분에 있어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서는 공익제보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공익제보자 보호가 강화되면 공익제보자들의 입을 강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는 인식이 생기고 사회 자정 효과가 생길 것이다. 또 몇 년 전부터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누가 불의를 당했거나 그것을 봤을 때 고발하거나 이야기하겠냐라고 물으면 안 한다고 한다. 왜 그러겠는가. 본 거다. 어른들이 어떻게 당하는지를. 공익제보자를 보호하지 못하면 계속 그런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기득권을 위해서는 엄청 좋다. 그게 우리 사회에 어떤 발전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없다는 거다.

직장갑질119법은?

감정노동자보호법도 있고 직장내괴롭힘방지법도 있다. 그런데 모두 징벌적 요소가 빠져 있다. 확실하게 벌을 받는다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모호하게 사업주에게 고발을 해야 한다는 것도 없어져야 하고. 이걸 그러면 누구한테 고발할 것이냐 박창진법과 마찬가지인데 독립기관에서 고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독립기관이 검찰에 기소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징벌적 요소와 고발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 현재 우리 사회 가장 이슈가 되는 직장 안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를 끊을 수 있다.

재벌경영통제 강화법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주요한 내용인 것 같다.

내가 경험 해보니 스튜어드십코드는 건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사회 체제를 만들 수 있는 기제다. 재벌경영통제에 대중적 공감도 얻을 수 있다. 왜냐면 국민연금이라는 돈은 우리의 재산을 위탁한 것이다. 그런데 권리 주장을 하나도 못하고 65세가 될 때 까지 돈도 못 받는다. 국민연금이 제 역할을 해야 우리에게 손해가 없다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다. 또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금인데, 기득권의 편의를 위한 사용된다는 것은 사회적 정의서부터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국민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국민연금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연기금의 역할을 정확히 한다면 재벌을 견제하고 경제민주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안전한 노후도 보장할 수 있다.

노동 분야 이외에도 정치로 풀어내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우리는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조직 내에 있으면 존중받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 구조는 거기서 조금 낙오되면, 가령 큰 질병을 앓게 되거나 이차적 장애를 가지게 됐을 때를 생각하면 과연 내가 인간적 존엄을 경험할 수 있는 사회인가라고 물었을 때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조금 더 존중 받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내 정치적 성과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회적 활동을 통해서라도 할 것이다. 박창진이 정치를 하는 이유의 핵심에는 인간 존중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공약도 연결된 고민의 결과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어떻게 당선될 것이냐, 전략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비례후보는 당의 지지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데.

정의당이 부족한 점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거대 양당은 자신들이 대변하는 집단을 전 국민이라지만 결국엔 특정 세력과 특정 기득권임은 분명하다. 그 외의 진짜 다수는 누가 대변할 것인가. 정의당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를 봐도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이었고, 저항자였고, 정말 죽을 운명에 처했던 사람이었다. 그 상황에서 그 손을 잡아준 것은 정의당 밖에 없었고 고 노회찬 의원밖에 없었다. 이 지점에서 선명성을 보고 믿어주면 좋겠다. 과정에서 나의 역할은 정의당의 선명성과 좋은 철학과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전파자라고 본다.

후보자가 낸 책의 제목이 ‘FLYBACK’, 회항이다. 이제는 다시 주체적인 결정으로 이륙 준비 중이다 어딜 향해 날아가고 싶나?

그 책에서 주체권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회항이라는 것은 인간의 주체권을 강탈당한 사건에서 회항으로 주체성을 찾겠다는 의미가 있었다. 불의에 대해서 방관하지 않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고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것이 회항의 목표였다. 이제 다시 이륙 준비를 했을 때 지향하는 지점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결국은 내 근본이었던 노동자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회 구성원의 다수인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기반을 만들겠다. 현재 저성장 국면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 매해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노동자 개인의 경제적 성장으로 돌아왔냐, 오히려 더 많은 착취로 돌아왔다. 집세는 오르고 물가가 올라가고. 그 성장 몫을 누가 가져갔냐고 물었을 때 10% 안 되는 사람에게 다 갔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서 노동자의 몫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기반을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