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다 계속 계란만 던지고 있는 거죠"
"바위에다 계속 계란만 던지고 있는 거죠"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3.18 19:48
  • 수정 2020.03.1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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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피켓시위하는 코웨이 코디·코닥 노동자들
11년차 코웨이 코디 고수진 씨가 18일 서울고용토동청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필증 교부를 촉구하기 위한 점심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기자 dsjeong@laborplus.co.kr
11년차 코웨이 코디 고수진 씨가 18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필증 교부를 촉구하기 위한 점심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기자 dsjeong@laborplus.co.kr

봄 햇살이 내리쬔 18일 오전 11시 40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삼삼오오 빠져나오는 가운데 11년차 코웨이 코디 고수진 씨가 '피켓'을 들고 섰다. 서울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필증 교부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앞서 고수진 씨가 속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는 1월 31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서울노동청은 50일이 다 되어가지만 설립신고 필증을 주지도 반려하지도 않았다. 코디·코닥 노동자들은 특히 코로나19로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이 "노동조합 가입 자격이 있어야"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필증이 간절하다. 그래서 이들은 평일 점심시간마다 필증 교부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만난 고수진 씨는 "특히 대구·경북권에서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할지 회사에서 대책을 안 내놓고 있다. 코디·코닥들이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한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회사와 대화해야 하는데 회사는 필증이 안 나오면 우리랑 대화를 안 하겠다고 한다. 너무 걱정된다"고 이야기했다. 

피켓시위 하며 담당 근로감독관이라도 마주친 적 있냐는 질문에는 "지나갔더라도 아는 척도 안 하고 쓱 보고 가니까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래도 조금씩 압박을 느끼지 않을까요?"라고 되묻는 고수진 씨에게 대답을 않자 그는 "회사에 공문을 보내면서 이렇게 좀 해달라, 빨리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하면 그들은 대꾸도 안 하고 '너희가 해봤자 뭐' 계속 이런 식"이라며 "우리는 그냥 바위에다가 계속 계란만 던지고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