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성과급 지급, 듀폰코리아 교섭 의지 있나?
일방적 성과급 지급, 듀폰코리아 교섭 의지 있나?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3.20 17:54
  • 수정 2020.03.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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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진행 중인 듀폰코리아 노사, 일방적 2019년 성과급 지급으로 논란
일부 직원만 성과급 지급 받아 … 노조, “성과급 지급 기준이 도대체 뭔가” 분통
듀폰코리아 울산공장 전경.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듀폰코리아 울산노동조합이 회사의 일방적인 성과급 지급을 규탄했다. 애초 노조 설립 취지가 ‘불합리한 인사평가 제도’를 재고하기 위해서였는데, 노사 대화가 한창 진행 중인 시기에도 ‘깜깜이 성과급 지급’을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회사의 교섭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12일 총파업 86일을 끝으로 듀폰코리아 울산공장 노동자은 파업을 해제하고 공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교섭이 합의에 이른 건 아니었다. 파업 이후 듀폰코리아 노사는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매주 2회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듀폰코리아 울산공장 월급 지급일인 20일, 일부 직원에 한해 성과급이 지급돼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회사의 성과급 지급에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는 애초 노조의 설립 취지가 ‘불합리한 인사평가 제도’의 개선이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금의 인사평가제도는 인사평가자 입맛에 따른 줄 세우기용”이라며, 깜깜이 인사평가로 인한 성과급 및 기본급, 승진 차별에 반발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성과급을 지급받은 인원은 조합원과 비조합원까지 합쳐 10명 내외로 파악된다. 듀폰코리아 울산공장 총 직원 수는 약 130여 명이다.

이번에 지급된 성과급은 2019년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통상적으로 듀폰코리아 울산공장은 2월에 성과급이 지급돼 왔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지급이 미뤄졌다. 노조는 “현장 복귀 후 회사에 성과급 지급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노사협의회를 제안했지만, 회사에서는 거부했다”고 말했다.

정철웅 듀폰코리아 울산노동조합 위원장은 “19일 13시 임금교섭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같은 날 오전 11시 55분에 회사에서 위원장만 따로 불러 성과급 지급하겠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서, “막상 임금교섭에서는 성과급에 관한 부분은 논의되지도 않았다. 성과급을 지급받은 이는 왜 받았고, 지급받지 못한 사람은 왜 받지 못했는지 지급기준을 물어봤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덧붙여 정철웅 위원장은 “교섭이 잘 되고 있지 않다. 18일 단체협약 교섭에 회사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공문으로 코로나19 사태와 파업 복귀 후 바빠졌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회사가 교섭할 마음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듀폰코리아는 “성과급은 회사 내 정책에 의거하여 글로벌 차원으로 결정되며, 성과급 정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회사 규정상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