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이용기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이용기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3.21 04:54
  • 수정 2020.07.12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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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교사 #취약계층 아이들 #개학연기 #먹거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학생들을 돕고자 교사들이 나섰습니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경북지부, 안동시 학교급식지원센터 ‘나눔과섬김’과 협의, 계약하여 지역 학생 2,000여 명에게 과일, 김, 라면, 유기농 과자 등의 친환경 농산품과 가공품을 전했습니다. 지원물품은 전교조가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해 모은 성금 중 일부로 마련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경북지역의 이용기 지부장은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도움의 손길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이용기 지부장과 인터뷰하면서 지원물품을 전한 취약계층 학생들의 상황과 지원물품으로 먹거리를 택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
ⓒ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 지부장

3월 3일부터 약 2주 간 전교조에 모인 성금액이 1억 3,000만 원이에요. 짧은 시간에 적지 않은 금액이 모였어요.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제안을 했기 때문에 많은 성금이 모인 것 같아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3월 2일부터 교사와 학생들이 만났어야 하는 날인데, 못 만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전교조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돕자는 얘기가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왔어요. 각 지부 조합원 중 몇몇 분들이 시군구 지원 사업에 들지 못한 소외계층 학생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성금이라도 지원하자’는 얘기가 나온 거예요. 조합원들이 먼저 지부에 의견을 냈고, 지부가 본부에 제안했어요.

아이들 지원 물품을 친환경농산물 가공식품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지역아동센터에는 주로 집에서 제대로 돌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오는 곳이에요. 방과 후에 찾아온 학생들이 함께 저녁을 먹고 보충학습도 해요. 특히, 도저히 가정에 있을 상황이 아닌 아이들이 센터에 한두 명은 있거든요. 그런 아이들인데, 코로나19로 센터도 문을 닫으니 밥을 챙겨 먹기 굉장히 어려울 거라 판단했어요.

또 학교 급식용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민들을 돕자는 측면도 있어요. 생산은 했는데 개학 연기로 유통이나 소비가 막혀서 난감한 상황이거든요. 비록 소수 농민에 그칠지라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지원 물품은 어떻게 전달됐나요?

안동시 학교급식지원센터인 ‘나눔과섬김’이 거점 지역 센터에 전달하면, 지역 센터에서 다시 경북지역 아동센터 128개소로 전달해요. 마지막으로 아동센터에서 학생들 가정으로 직접 지원 물품을 배달했어요. 18~19일에 대부분 가정에 전달을 완료했어요.

개학이 3차례 연기 된 현재, 경북지역 교직원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얼굴은 모르지만 반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전화와 SNS로 ‘관계맺기’를 하고 있어요. 일부에서 들리는 소문처럼 교사들이 재택근무를 틈타서 놀러 다니는 건 아니에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려고 당번을 정해서 학교에 출근도 하고요. 무엇보다 휴교가 길어지면서 교육과정을 어떻게 짜야 할지 다들 고민하는 중이에요.

앞으로도 취약계층 학생을 위한 활동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사실 도와야 할 아이들은 많은데, 전교조만의 힘으로 돕는 건 한계가 있어요. 우리가 못다 한 도움은 교육청에 제안할 계획이에요. 코로나19로 경북 지역이 많이 위축돼 있는데, 서로 도와가며 이겨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