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 코로나19에 돈 벌면서 기사몫은 깎아?
한진택배, 코로나19에 돈 벌면서 기사몫은 깎아?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3.23 15:01
  • 수정 2020.03.24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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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울산 한진택배 코로나19 시국에 배송수수료 삭감"
한진택배 "타 지역과 형평성 차원에서 수수료 정상화한 것"
택배노조가 23일 오전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일방적 배송수수료 인하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택배노조가 23일 오전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일방적 배송수수료 인하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코로나19로 택배물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한진택배가 울산 지역 택배노동자들의 배송수수료를 깎겠다고 통보하자 해당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위원장 김태완, 이하 택배노조)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택배는 당장 일방적 배송수수료 인하방침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한진택배는 오는 25일 울산 지역 배송수수료를 50원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배송수수료가 예정대로 인하될 경우 이 지역 택배노동자들은 택배 1건당 수수료를 800원을 받게 되며 25만 원 정도 월급이 깎인다. 이는 택배노동자들의 월평균 배송물량 5,000건에 인하된 배송수수료 50원을 곱한 값이다. 

이와 같은 일방적 배송수수료 변경에 대해 택배노조는 "코로나19로 택배시장은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택배노동자의 배송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울산 한진택배 주요 대리점의 배송수수료 인하과정 (자료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울산 한진택배 주요 대리점의 배송수수료 인하과정 (자료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특히 택배노조는 배송수수료 인하가 이번뿐 아니라 최근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울산 동구대리점 배송수수료는 2017년 5월 1,000원에서 2020년 1월 850원으로, 울산 전하대리점은 2018년 10월 950원에서 2020년 2월 850원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지속적인 배송단가 인하는 코로나19 시국이 아니더라도 택배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한편 한진택배는 다른 지역과 형평성을 위해 울산 지역 배송수수료를 낮췄다는 입장이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울산은 과거 중공업이 호황일때에는 물가지수도 높고 택배기사 구인도 어려워 당시 회사도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읍,면 지역보다 높은 수수료를 지원했고 최근까지 유지해왔다"며 "2018년부터 회사는 대규모 투자와 노력으로 배송물량이 2년간 약 30% 가까이 증가해 인당 배송생산성이 좋아지고 있으며, 시장상황도 개선됨에 따라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감안하여 집배점장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지급수수료를 정상화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굳이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목적이라면 매년 매출과 순이익이 상승하고 있는 한진택배는 배송수수료 인하가 아닌 인상하는 방식으로 형평성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