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로 보는 노동계 후보 출마지 판세분석②
여론조사로 보는 노동계 후보 출마지 판세분석②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3.31 18:28
  • 수정 2020.04.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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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성산구, 강기윤 압승에 후보 단일화 속도 낼까?
경기 김포시갑, 민주당 승기 잡을까?… 선두 달리는 김주영
경기 고양시갑, 첫 조사와 달리 심상정-문명순 박빙 선두경쟁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판세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경남 창원시성산구는 지지부진했던 후보 단일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며, 경기 김포시갑에서는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경기 고양시갑에서는 첫 여론조사와는 달리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성산, 앞서는 강기윤 46.2%에
후보 단일화 속도 내나?

왼쪽부터 강기윤 미래통합당 후보, 여영국 정의당 후보, 이흥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석영철 민중당 후보.
왼쪽부터 강기윤 미래통합당 후보, 여영국 정의당 후보, 이흥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석영철 민중당 후보.

경남 창원시성산구는 노동계 출신 후보들의 표가 나뉘면서 강기윤 미래통합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부산일보 의뢰로 실시한 창원시성산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기윤 미래통합당 후보(46.2%)가 멀찍이 앞서 가고, 그 뒤를 여영국 정의당 후보(19.8%)와 이흥석 더불어민주당 후보(19.6%)가 나란히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계 후보로 출마한 여영국, 이흥석, 그리고 민중당 석영철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41.3%로 여전히 강기윤 후보에게 뒤지긴 하지만, 오차범위 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 질문에는 미래한국당 41.0%, 더불어시민당 13.6%, 열린민주당 13.3%, 정의당 10.4%, 국민의당 6.0%, 민중당 1.5%, 민생당 1.4% , 기타 4.5%, 지지정당 없음 4.5%, 잘 모름 3.8% 순으로 응답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 정의당, 민중당 등 범진보진영이 후보 단일화 관문을 넘지 못해 여론조사에서 노동계 표심이 나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후 후보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며, 후보 단일화를 통한 변수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늦어지자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해 창원시성산구는 고(故) 노회찬 의원의 별세로 보궐선거를 치렀다. 보궐선거에서는 여영국 후보가 강기윤 후보를 504표 근소한 차이로 이겼으며, 당시 여영국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마한 권민호 후보와 단일화했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는 정의당이 양보할 차례”라는 게 이흥석 후보의 후보 단일화 입장이다. 앞서 이흥석 후보는 <참여와혁신>과의 인터뷰(▶이흥석, “후보 단일화, 실현 가능한 현실정치 할 후보가 돼야”)에서 후보 단일화 입장을 묻자 “타 진보진영이 양보할 차례”라며 완주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여영국 후보는 <참여와혁신>과의 인터뷰(▶여영국 “창원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변화다”)에서 “지역의 유권자들의 요구가 단일화라면 그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후보 단일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의당의 4.15 총선 목표 중 하나가 ‘현역 의원 6명의 재선’인 만큼 정의당에서도 창원시성산구 사수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26일 창원시성산구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22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유선 ARS 20.1%, 무선 ARS 79.9%) 자동응답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p, 전체 응답률은 5.6%(무선 7.4%, 유선 2.8%)다. 통계보정은 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에 따른 가중치(셀가중)를 적용했다.

김포시갑, 민주당 승기 잡을까
선두 달리는 김주영 35.4%

왼쪽부터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진호 미래통합당 후보, 유영록 무소속 후보.
왼쪽부터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진호 미래통합당 후보, 유영록 무소속 후보.

경기 김포시갑에서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조원씨앤아이가 김포신문과 김포지역신문협의회 의뢰로 실시한 김포시갑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주영 후보가 35.4%, 박진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26.8%, 유영록 무소속 후보가 12.7%의 지지율을 보였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김주영 후보가 43.0%로, 박진호 후보(21.4%)와 유영록 후보(10.7%)를 크게 앞섰다.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9.7%, 미래통합당 23.5%, 정의당 6.5%, 열린민주당 4.5% 등 순으로 나타났다.

비례정당투표에서는 미래한국당이 21.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더불어시민당이 16.9%, 열린민주당이 13.7%, 정의당이 6.0% 등 순으로 조사됐으며, 유보층은 36.0%(없음2.5%, 모름·무응답 33.5%)로 나타났다.

김포시는 지난 17~19대 총선에서 유정복 의원(한나라당·새누리당)이 3선을 이어가 ‘보수텃밭’으로 불리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깁포시갑, 김포시을로 선거구가 분리돼서 치러진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포시갑(김포시을에는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에 당선되면서 정치지형에 변화가 생겼다. 김두관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지역을 옮겨 경남 양산시을에 출마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두관 의원의 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김주영 후보가 경기 김포시갑에 공천되자 경선 보장을 요구했던 유영록 전 김포시장이 공천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따라서 김주영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후보는 한국전력노조 위원장, 공공노련 위원장, 한국노총 위원장을 차례로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올해 초 한국노총 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총선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김주영 후보와 맞붙는 박진호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포시갑 당협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 제2부원장을 역임했다. 유영록 후보는 민선 5기와 6기에서 김포시장을 지내며 지역기반을 다져온 인물이다.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28일~29일 김포시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유선 30%, 무선 70%) 전화면접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전체 응답률은 23.9%(무선 23.8%, 유선 24.3%)다. 통계보정은 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에 따른 가중값(림가중)을 적용했다.

고양시갑, 달라진 판세
심상정-문명순 치열한 선두 경쟁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후보(오른쪽).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후보(오른쪽).

한편 경기 고양시갑에서는 첫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31일 한국리서치가 KBS의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34.5%,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3.5%로 초접전 선두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는 20.7%였다. 앞서 지난 11일 아이소프트뱅크가 중부일보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경환 후보가 33.5%로 선두를 달리고, 문명순 후보(26.5%)와 심상정 후보(26.3%)가 뒤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렇게 급격한 변화는 중부일보 조사의 경우 유선 비율이 28%였는데, 이번 KBS 조사에서는 유선 비율은 8.6%에 그치고 무선 비율이 91.4%에 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무선 비율이 높을 경우 진보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경향성을 보인다.  

고양시갑 선거구의 경우 두 번의 조사가 판이하게 나온 상황에서도 문명순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계속 붙어 있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후보가 현격히 앞서는 양상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이 지역에서의 단일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29일~30일 경기 고양시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유선 8.6%, 무선 91.4%) 전화면접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전체 응답률은 16.6%다. 통계보정은 2020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에 따른 가중값을 적용했다.

위 여론조사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