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의 셔터] 다른 시간, 다른 장소
[이연우의 셔터] 다른 시간, 다른 장소
  • 이연우 기자
  • 승인 2020.04.01 14:15
  • 수정 2020.04.05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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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두번 볼 수 있는 사진을 찍고싶다.
종로3가
종로
NIKON Z6│1/640sec│F 4.0│ISO160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우리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한옥은 마치 못 살았던 과거의 흔적인 양 우리 스스로 점점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난과 게으름의 상징으로 낙인찍힌 한옥은 하루아침에 슬레이트로 바뀌었다. 그리고 아파트라는 서양 개념의 공동주택이 이 땅에 들어서고, 전통적인 가치도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버렸다. 그 시기를 거치며 한옥은 점점 잊혀지는 듯 싶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한 가족을 묶을 수 있는 끈과 이웃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우리'라는 가족공동체 생활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은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에 가려 없어져 버렸고, 결국 남은 건 개인의 공간이다. 차츰 가족간에 대화가 없어졌고, 대화가 없으니 사랑이 생길 리가 없다. 이웃 또한 없으니 남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며 방관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는 마음속에 굳건한 벽을 쌓고 남과 어울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건 아닐까.

 

 

 

 

이연우

-LeeYeon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