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배송기사 "코로나19에 갖은 고생 다 했더니 계약해지"
홈플러스 배송기사 "코로나19에 갖은 고생 다 했더니 계약해지"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4.01 14:30
  • 수정 2020.04.0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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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조 "온라인 배송기사에 대한 노조탄압 중단하고, 부당해고 철회하라"
홈플러스 "핵심은 노조탄압 아닌 불법촬영"
마트노조가 3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코로나19에 목숨 걸고 일한 대가가 계약해지인가 온라인배송기사에 대한 노조탄압 중단! 부당해고 철회! 홈플러스가 직접 해결하라는 요구를 담은 상징행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마트노조가 3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코로나19에 목숨 걸고 일한 대가가 계약해지인가 온라인배송기사에 대한 노조탄압 중단! 부당해고 철회! 홈플러스가 직접 해결하라는 요구를 담은 상징행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홈플러스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물류회사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부당해고'로 규정하고 이 문제를 홈플러스가 직접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마트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기완, 이하 마트노조)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준비위원에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한 홈플러스를 규탄한다"며 "이 준비위원의 부당해고 철회 및 업무 복귀에 홈플러스가 나서라"고 밝혔다.

앞서 마트노조 소속 온라인배송지회 준비위원이자 홈플러스 안산점에서 배송기사로 일하던 이수암 준비위원은 지난 18일 2년간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물류업체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은 상황이었다. 이유는 한 맘카페에 올라온 고객 컴플레인과 업무지시 불이행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외부인 조수석 선탑'과 '동영상 촬영'이다. 이수암 준비위원은 "배송기사들의 처지를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노동조합 간부를 차에 타우고 함께 다녔다"며 "사진 몇 장과 동영상을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측이 지시불이행이라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물류업체가 보낸 계약해지 내용증명서에 따르면 이수암 준비위원은 "당사와 협의 없이 제3자를 조수석에 태우고 업무 내용을 무단촬영해 고객 컴플레인이 발생했다"며 "영업기밀 누출, 개인정보 위반 등에 대해 경고를 했음에도 무시했다"며 계약해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수암 준비위원은 "정식적으로 경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선탑을 하면 계약위반이고 계약해지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쏟아지는 물량에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도 배송해야만 했고 마스크도, 체온 체크 한 번도 없이 일해야 했던 배송기사들에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의 처지를 알리고자 한 행동에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은 청천벽력 같은 가혹 행위"라고 지적했다.  

마트노조는 이번 사건을 부당해고이자 노조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마트노조는 "맘카페에 올라온 고객 클레임과 업무지시 불이행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계약해지의 진짜 사유는 감히 배송기사이면서 노동조건 개선을 이야기하고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뿐"이라며 물류회사와 홈플러스 측에 "즉각 계약해지를 철회하고 원직복직을 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노조탄압'이 아닌 '불법촬영'이라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조 측이 주장한 배송기사의 계약해지 사유인 '맘카페에 게시된 단 한 건의 고객 클레임'의 실체는 단순 클레임 수준이 아닌 마트노조 상근 간부의 여성 고객 동의 없는 불법 촬영 행위였다"며 "불법촬영은 이미 당사가 노조 측에 보낸 사실 확인 요청 공문에 대한 회신을 통해 노조가 인정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계약해지 사유는 "불법촬영 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다른 사례가 누적되면서 운송사와 이씨 간 계약조항 위반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이씨와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아니므로 운송사의 계약해지에 당사의 판단이나 결정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수암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준비위원이 홈플러스 온라인배송기사에 대한 노조탄압 중단! 부당해고 철회!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요구서한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이수암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준비위원이 홈플러스 온라인배송기사에 대한 노조탄압 중단! 부당해고 철회!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요구서한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