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주도하는 플랫폼 노동 '사회적 대화' 출범
노사가 주도하는 플랫폼 노동 '사회적 대화' 출범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4.02 09:40
  • 수정 2020.04.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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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는 '배달산업' 분야
9월까지 6개월 동안 운영될 예정
플랫폼 노동 포럼 1기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11길 라이브홀에서 출범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플랫폼 노동 포럼 1기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11길 라이브홀에서 출범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정부가 아닌 노사가 주도하는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가 첫발을 뗐다. 사회 안전망 바깥에 선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제도적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노사가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11길 라이브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플랫폼 노동 포럼 1기는 배달종사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에 공동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상호 이해와 존중 속에 건설적 합의점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는 '배달산업'부터 출발한다. 플랫폼 노동 중 한국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논의 주제는 크게 4가지다. ▲ 플랫폼 노동의 보호 대상에 관한 당사자 협의 및 제안(기존 업무수행 실태 진단, 위장 자영업 오분류에 대한 기준 논의 등) ▲배달산업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기준 마련(불공정 계약조항 근절 및 세제 적용 재편, 배달산업 양성화를 위한 단기·중장기 제도 개선과제 도출) ▲배달산업 종사자 처우 안정을 위한 사회적 보호조치 ▲법제도 개선 방안 제안 등이다.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위원은 ▲노동조합(김성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실장, 박정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이영주 라이더유니온 정책국장) ▲기업(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 이승훈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외협력팀장, 유현철 스파이더크래프트 대표) ▲공익전문가(이병훈 중앙대 교수, 권현지 서울대 교수, 박은정 인제대 교수)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이병훈 중앙대 교수가 맡는다.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위원들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서비스연맹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위원들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서비스연맹

플랫폼 산업 노사,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이유

플랫폼 산업 노사 당사자들은 왜 나서서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만들었을까? 노동법, 근로기준법 등 기존 질서가 보호하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병훈 교수는 "플랫폼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지 못해 많은 갈등과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새로운 질서가 잡혀야 산업도 양성화되고 기업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플랫폼 노동자들도 권리를 주장하고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산업 자체를 양성화하는 것이 우선이고,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조직화 대상도 명확해진다.

아울러 플랫폼 노동 포럼은 노사 현안뿐 아니라 플랫폼 노동의 정의, 나아가 산업의 미래까지 고민해볼 계획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우리의 시선은 더 멀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노동의 미래, 산업의 미래, 나아가 한국사회의 미래를 고민한다는 마음으로 논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정부, 중위 수준 사회적 대화 구축 필요
"좋은 결실 맺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정부도 플랫폼 노동 포럼의 취지에 공감했다.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대화, 타협, 숙의를 통한 문제 해결 중심의 협상보다는 빅딜과 성과 지향의 교섭이 가졌던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면서 "중앙 사회적 대화 기구의 상징성과 기능을 살리면서도 사회적 대화 기반을 다원화하고 중층화함으로써 정치적 교환의 공간을 보다 폭넓게 확장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대엽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의 성과는 이해 당사자 간 신뢰에 기반한 스몰 딜의 누적을 통해 얻어질 수밖에 없다"며 "중앙 사회적 대화 기구와 작업장을 연결하는 지역별, 업종별, 산업별 대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도 플랫폼 노동 포럼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환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포럼이 당사자인 기업과 노조가 1년간 지속해온 소통의 결과라는 점에서 기대한다"며 "정부도 포럼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을 마친 뒤 이어 1차 전체회의를 진행한 플랫폼 노동 포럼 1기는 9월까지 6개월 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위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체회의와 공익전문가, 기업, 노동조합 측 간사가 참여하는 회의를 월 1회씩 교차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