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혜의 온기] 노동의 ‘픽(Pick)’, 국회는 바뀔까
[최은혜의 온기] 노동의 ‘픽(Pick)’, 국회는 바뀔까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4.13 18:02
  • 수정 2020.04.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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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記 따뜻한 글. 언제나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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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많이 흥얼거리는 노래는 Pick Me다. 2016년 ‘프로듀스 101’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한 101명의 연습생이 자신을 뽑아달라며 부른 이 노래는 2016년 총선에서 선거송으로 쓰였다. 이후 프로듀스 101은 시즌 4까지 방영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8년에는 어느 방송사의 지방선거 개표 방송으로 프로듀스 101의 그래픽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 시즌 1의 Pick Me 만큼 선거 때 잘 어울리는 곡은 없다고 생각한다.

매번 선거 때마다 선거에 나온 후보들은 뭐든 다 해주겠노라며 자신을 ‘픽’해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 양상이 조금 다르다. 유세차량을 이용해 일상을 방해할 듯이 크게 울리던 선거 유세는 잦아들었다. 간절하지만 조용한, 심지어 이상하기까지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조용한 선거로 인해 선거를 치른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데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 금요일, 한국노총은 투표독려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은 한국노총이 위치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이날 한 간부는 “기자님은 투표 안 하세요? 오신 김에 하시지”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번 4.15 총선의 사전투표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실제로 이번 사전투표는 유권자의 1/4이 넘는 1,174만 2,677명이 참여해 26.6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분산 투표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높은 사전투표율은 이번 4.15 총선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점을 반증한다.

어느 계층이나 선거에 관심이 많지만 노동계는 이번 선거에 특히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이번 선거를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교두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존중국회를 위해 많은 노동계 인사가 국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얼마나 많은 노동계 인사가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인가가 노동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대 국회에서보다 더 많은 노동계 인사가 국회에 입성한다고 해도 그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매번 그래왔기 때문이다.

21대 국회가 구성되는 올해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는 해다. 노동계에서는 새로운 변곡점이 될 해다. 또 총선 전 코로나19 여파로 우리 사회에서 노동 문제는 전환점을 맞이한 시기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코로나19의 위험에도 1m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투표장으로 나선 노동자의 열망을 21대 국회가 외면하지 않길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