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사,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파열음'
KB노사,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파열음'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04.22 16:04
  • 수정 2020.04.23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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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동조합협의회, "무리한 인수합병, 업무상 배임혐의 법적 검토할 것"
KB금융그룹, "조직적 성장 위해 이전부터 추진하고 검토해왔던 것"
ⓒ 푸르덴셜생명
ⓒ 푸르덴셜생명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이 지난 10일 국내 6위 보험사였던 푸르덴셜생명보험을 2조 3,000억 원에 인수한 가운데,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는 이번 인수합병이 11월 임기만료를 앞둔 윤종규 회장의 3연임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KB노협은 KB금융그룹의 무리한 인수합병 근거로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22배인 것에 비해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0.78배로 인수가격을 환산한 점, 푸르덴셜생명의 계약건수가 2007년 11만 건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 3만 9,000건으로 수준으로 하락세인 점 등을 들었다.

이어 KB노협은 “IFRS17(2022년 1월 1일 시행되는 국제보험회계기준) 회계기준에 따른 부채규모 확대, 확정 금리상품 보유 비중에 따른 역마진 규모, 국내 보험업종의 불확실한 성장 전망, 매각 대금 조달을 위한 적정성 우려 등 이번 인수합병이 KB금융그룹 자체에 부담과 숙제만을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스크를 감수한 인수합병 추진 이유에 대해 KB노협은 “윤종규 회장이 11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무리한 인수합병을 통해 리딩 금융그룹 탈환이라는 명분으로 3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사전작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KB노협은 “(이번 인수합병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지속하고 연대투쟁을 통해 윤종규 회장과 이사회의 업무상 배임혐의에 대해 법적 책임을 검토하는 등 책임경영이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KB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의 확장은 조직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것”이라며 “생명보험부문의 강화를 위해 ING·교보·미래에셋 등 매물에 대해서도 검토해왔다. (푸르덴셜생명의) 자본적정성·수익성·성장성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업계 최고수준의 펀드멘탈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해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KB노협의 ‘인수가가 과도하게 높았다’, ‘계약건수가 대폭감소했다’는 주장에 대해 “자기자본 2조 9,000억 원의 우량 생명보험사를 2조 2,650억 원에 인수한 건 가치측면에서 적정가격을 지불한 것으로 판단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업계 수입보험료 정체 추세와 달리 수익성 높은 보장성 및 변액보험 중심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수입보험료의 약 90%가 수익성이 높은 변액(35%), 보장성(52%)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으며, 역마진 우려에 대해서도 “(푸르덴셜생명은) IFRS17 도입 이후에도 추가자본 투입이 필요없으며 지주회사로의 배당이 가능한 우량회사”라며 “고금리 부채 관련 사항은 가치평가시 충분히 고려하여 가격에 기반영 하였으며, 향후 운용자산수익률 개선, 금리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변액보험 확대, 신계약 이율 인하 등 역마진 완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KB금융은 이전부터 조직적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고, 매물 또한 작년 말에 나온 것”이라며 “시장을 주시하다가 인수한 것이지, 노협에서 주장하는 3연임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