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일반연맹 "비상식적 시스템, 하나하나 해체하는 투쟁하겠다"
민주일반연맹 "비상식적 시스템, 하나하나 해체하는 투쟁하겠다"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5.01 20:59
  • 수정 2020.05.01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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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노동절 130주년, 민주일반연맹 다시세운광장에서 결의대회
세계노동자의 날 130주년을 맞아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이 서울시 종로구 전태일다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민주일반연맹
세계노동자의 날 130주년을 맞아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이 서울시 종로구 전태일다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민주일반연맹

공공부문 비정규직과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모인 민주일반연맹이 세계노동자의 날 130주년을 맞아 광장에 모였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모두 힘들다'는 이유로 목소리 내기를 주저해왔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기념일을 맞아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기며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이하여 기간 정치권력과 재벌·자본의 탐욕에 의해서 만들어진 비상식적 시스템 하나하나를 해체하는 투쟁을 전개 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민주일반연맹은 구체적으로 ▲간접고용 시스템 해체 ▲비정규직 차별 철폐 ▲안정적인 고용 창출·유지 위한 대안모색 ▲코로나19 위기상황 속 해고금지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 및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성일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든 노동자의 해고금지와 생계소득 쟁취, 생명을 지키는 투쟁 과정에 민주일반연맹이 몫을 다하도록 헌신하겠다"면서 "그 과정에서 연맹 간부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끝까지 투쟁 승리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투쟁사업장, 코로나19 피해 사업장 노동자들이 나와 발언을 이어갔다. 그동안 거리두기로 단결하기 어려웠던 노동자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결의대회는 예정된 1시간을 넘겨 경찰이 다가와 "이렇게 오래 하시면 안 된다"고 말리기도 했다. 

발언을 서둘러 마친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한 뒤 깃발을 휘날리며 다시세운광장에서 전태일다리까지 행진했다. 

 

<민주일반연맹 투쟁사업장 및 코로나19 피해사업장 발언>

"지난해 조계종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지부장과 지회장이 해고됐다. 조계종은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팀장을 팀원으로 강등시키고, 조합원을 전보 보내는 등 노조 탄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뭉쳐 투쟁하고 있다. 조계종 소속 모든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권리를 보장받고 그 속에서 노동자의 가치를 존중받기 위해서다. 모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될 때까지 투쟁하겠다." (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 심원섭 지부장)

"캠코 노동자들이 자회사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공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회사를 가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차라리 용역으로 남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정부의 책임 없는 행태에 맞서 자회사 정책 전면 폐지를 위해 더 강력하게 투쟁하겠다." (공공연대노조 서경지부 한국자산관리공사지회 홍진호 지회장)

"요양보호사 10년차인데, 아직 최저임금 받는다. 어제 179만 원을 실수령했다. 비정규직 문제가 현실적으로 달라지려면 이런 임금차별부터 사라져야 한다. 올해 민주노총과 함께 싸워서 반드시 최저임금 1만 원을 쟁취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정파를 뛰어넘어 모든 노동자가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 (사회서비스일반노조 경기지부 김인자 지부장)

"지난 2월 1일 마지막 집회를 한 뒤 3개월이 지난 지금 톨게이트 요금 수납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도로공사는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사마다 선전전을 시작했다. 그러자 도로공사에서 바로 연락이 왔고 우리는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4일부터 출근한다. 가만히 보면 우리의 가열찬 투쟁들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들이 이뤄졌을까 싶다. 노동자가 뭉쳐 현장에서 함께 대응하면 못할 것이 없다. 항상 연대해주고 응원해주셨듯 지켜봐 주고 함께해달라. 수납원노동자들은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하겠다."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도명화 지부장)

"아이돌보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돌봄서비스 연계가 대규모로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휴업수당 등 근로기준법상 최소 기준조차 적용 받지 못하고 있어 무급휴직이나 단축근무를 강요당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진작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다. 거리두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이제야 나왔다. 앞으로는 더욱 노력해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보려 한다. 우리도 이젠 지원금을 받아야겠다."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서초분회 이현숙 분회장)

"제화노동자들은 지난 5년간 법원으로부터 노동자성을 8번이나 인정받았지만 아직 특수고용노동자로 남아 여전히 사회안전망 바깥에 서 있다. 또한 우리는 건당 수수료를 받는 '개수임금제'를 적용받아 0원부터 임금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 달 월급을 30만 원 받은 노동자도 있다. 오히려 삭감될 임금이 있는 노동자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제화지부는 현장 조합원이 한 명이라도 싸우고자 한다면 언제든 함께 열심히 투쟁할 것이다."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박완규 부지부장)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3만 명 정도 있는데, 반은 직고용 반은 민간위탁이다. 안산만 해도 13개 업체가 있고 이 업체의 대부분은 2~3년 전만 해도 유령직원을 고용한 것처럼 수억 원의 인건비를 부당하게 착취하고, 그 인원만큼 직원에게 힘든 노동을 강요했다. 관리감독해야 할 시는 전혀 관심 갖지 않았다. 간접노무비 등 민간위탁 업체별로 엄청난 돈이 새나가고 있다. 이제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부디 이번 기회에 민간위탁을 박살 내고 직접고용을 쟁취해 세금을 지키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연합노조 경기본부 김만석 부본부장)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이 '생계소득보장 해고금지'를 외치며 세계노동자의 날을 맞아 1일 오후 다시세운광장 앞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이 '생계소득보장 해고금지'를 외치며 세계노동자의 날을 맞아 1일 오후 다시세운광장 앞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일반연맹 세계노동자의 날 결의대회에서 투쟁사업장, 코로나19 피해 사업장 노동자들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일반연맹 세계노동자의 날 결의대회에서 투쟁사업장, 코로나19 피해 사업장 노동자들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자신들의 날을 기념하며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이 문예공연을 즐기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자신들의 날을 기념하며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이 문예공연을 즐기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일반연맹 산하 공공연대노조, 민주일반노조, 서울일반노조 등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일반연맹 산하 공공연대노조, 민주일반노조, 서울일반노조 등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김종욱 서울일반노조 서울공무직분회 분회장은 딸과 노동절을 함께 기념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김종욱 서울일반노조 서울공무직분회 분회장은 딸과 노동절을 함께 기념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민주일반연맹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