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자로 포스코 협력업체 '성암산업' 노동자 해고 예고
6월 30일자로 포스코 협력업체 '성암산업' 노동자 해고 예고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5.08 17:10
  • 수정 2020.05.08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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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쪼개려는 포스코, 반대하는 성암산업노조
성암산업 6월 30일 해고 예고 … “성암산업 쪼개기는 곧 성암산업노조 쪼개기”
5월 8일 성암산업 분사 결사반대 아침 선전전 현장. ⓒ 금속노련 성암산업노동조합

포스코 협력업체인 성암산업 노동자에게 2020년 6월 30일부로 해고 통지가 내려왔다. 성암산업 노사는 2019년 임금교섭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분사 반대’로 이슈가 번진 상태다. 성암산업노조는 성암산업을 나누지 않겠다는 2년 전 포스코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성암산업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로 원자재 및 완성품을 운송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성암산업은 포스코로부터 기존 5개의 작업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3월 31일부로 ‘통합 야드 Straddle Carrier 상하차 작업권’과 ‘소결Dust 운반 외 Vacuum Dump 운송작업권’을 포스코에 반납했다. 해당 작업권은 포스코 내 2개 사내하청업체(㈜광희, ㈜태운)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업권 반납은 분사"

금속노련 성암산업노동조합(위원장 박옥경)이 작업권 반납을 반대하는 이유는 노동조합에게 미치는 영향은 ‘분사’와 실질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성암산업의 작업권 반납을 성암산업노조가 ‘분사’로 지칭하는 이유다.

작업권 반납은 하청업체가 하도급 계약상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중간에 원청에게 다른 업체와 계약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는 작업권을 이양받는 하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지만 문제는 노동조합이다.

지난 3월 성암산업의 작업권이 분리돼 넘어 가는 경우처럼 회사가 분할되는 효과와 마찬가지다. 회사가 쪼개지면 노동조합도 쪼개지는 형국이다. 더욱이 기존 성암산업노조가 적용받고 있던 단체협약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전종덕 금속노련 노사대책실장은 “현재 분사되어 전직한 노동자들이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노동조건 악화뿐만 아니라 계약직을 종용하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면서, “포스코는 협력사를 100명 정도 규모로 운영하려 하는 것 같다. 5개 작업권을 각각 떼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포스코에서는 그 취지와 전직하는 노동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설명해줘야 한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7일 성암산업이 성암산업 노동자 개별에게 보낸 해고예고 통지서. 작업권 반납에 따른 사업폐지가 이유로 명시돼 있다. ⓒ 금속노련 성암산업노동조합  
7일 성암산업이 성암산업 노동자 개별에게 보낸 해고예고 통지서. 작업권 반납에 따른 사업폐지가 이유로 명시돼 있다. ⓒ 금속노련 성암산업노동조합  

노조탄압 이제 그만

실제로 200여 명에 달하던 성암산업노조 조합원은 현재 150여 명으로 줄었다. 더욱이 성암산업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7일 “6월 중 협력사업 종료가 최종 결정돼” 6월 30일부로 해고한다는 ‘해고예고통지서’를 받았다.

박옥경 위원장은 “포스코에서는 조업안정을 위해 분사를 한다고 하지만, 노동조합 분쇄를 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면서, “200여 명의 조합원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조합원은 출근을 못하고, 비조합원은 현장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결국 조합원들이 하나 둘 탈퇴하고 있다. 조업 안정이 아니라 노조탄압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밝혔다.

성암산업노조는 ‘진짜 사장’ 포스코에 2년 전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2년 전 성암산업 노사는 현재와 똑같은 '분사' 이슈로 곤혹을 치른 적 있다. 당시 포스코는 '분사 시키지 않겠다'고 성암산업노조에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하청업체의 노사관계는 권한 밖의 일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성암산업노조는 광양시청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광양시청은 광양시, 고용노동부 광주지청, 포스코, 성암산업노조 4자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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